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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179060
· 쪽수 : 332쪽
· 출판일 : 2024-11-27
목차
프롤로그 나는 왜 그렇게 죽으려고 했을까? / 10
1부. 살아 보지 못한 생
거기서 나는 나를 만났었는지도 모른다 / 15
멜랑콜리아 / 18
나의 생을 하룻밤 꿈처럼 꾼다 해도 / 20
떠나야만 했던 사람 / 22
노스탤지어 / 25
내가 가는 날 / 28
정오에 죽다 / 30
내가 눈을 너무 오래 감았다 떴나 봐 / 36
기억이 난다면 다시 가 봐야 할 곳 / 38
오늘은 손님이 왔으면 좋겠다 / 42
나를 가로지르는 시간 / 46
길에 있던 그 몸 / 48
살고 있다는 것은 / 53
나의 장례식 / 55
2부. 죽고 싶다 살고 싶다
나약해진 그 남자를 위하여 / 61
내가 자꾸 죽고 싶은 건 / 66
아무래도 살아야겠어 / 73
유언 혹은 변명 / 76
너에게 남긴다 / 79
우리는 고아가 될 거야 / 85
강남 서울성모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 / 88
춤을 출 수 있을 때까지만 살고 싶다 / 92
늙어 가는 이 남자를 봐 / 96
나는 왜 그렇게 자꾸 죽으려 했을까 / 99
3부. 여기서 당신과 살아가기 위해서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나는 신을 팔았다 / 105
나를 죽이겠다는 두 남자 / 114
시뮬레이션 러브 / 119
그 염소를 샀다면 당신에게 줬을 것입니다 / 124
서남해의 아름다운 섬, 도초도에서 / 129
죽으려는 건 아닙니다 / 132
먼바다에서 쓸려 오고 쓸려 나갈 것 / 138
바람 때문에 결항된 날 / 143
제가 하는 말은 다 믿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 147
파란 수국을 띄워 보낼게요 / 153
저는 혼자입니다 / 159
지금 당신은 모두 잊어버렸겠지만 / 164
• 단편소설 ― 그 어디에도 없는 / 170
• 화보 ― 내가 아는 죽음 / 193
4부. 영혼의 집
마치 내가 거기 없는 사람처럼 / 211
니체의 낙타와 모세 산을 오르며 / 218
비 오는 날 피라미드를 보며 / 224
독자보다 작가가 많은 시대 / 229
내가 왜 그래야 했는지 말해 줄게요 / 234
매일매일 불타는 도시 / 240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 같나요? / 244
중년의 풍류 / 249
예루살렘의 석류주스 / 252
실제 우리에게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 / 257
내가 아니기를 바란다 / 261
시절 / 263
• 단편소설 ― 나만 미치지 않았다 / 265
5부. 나는 내가 어쩐지 슬퍼졌다
내 믿음은 엉망이다 / 293
“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기 / 294
나는 대혼란을 원한다 / 296
누군가가 전해 들었다고 하더라 / 297
하얀 백합이 밤하늘에서 내렸던 날의 이야기 / 299
당신은 왜 하필 사람인 거죠? / 304
언젠가 그때가 오면 / 308
태어날 만한 가치의 강요 / 312
내가 톰 웨이츠를 들을 때 하는 것 / 313
종말을 기다리며 / 317
당신은 떠날 겁니다 / 321
아직 못 간다 / 326
돌아갈 곳 / 328
에필로그 미리 쓰는 묘비명 / 32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새 생명이 내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그리고 그날, 새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 물론 내가 죽는다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내가 태어났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세상은 여전할 것이고 아무도 나의 안부를 묻지 않을 것이다. “천재가 아니라면 죽음을”이라고 쓰고 죽었던 사람은 비엔나의 작가 오토 바이닝거Otto Weininger였다. 그는 스스로 죽음으로써 자신이 천재가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내가 그걸 하려 한다. — 「내가 가는 날」에서
그 남자는 방수포로 덮여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장작더미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남자의 존재도 모른 채 한참을 거기에 앉아 가게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별생각 없이 그 남자를 덮고 있는 방수포 위에 팔을 걸치기도 하고 몸을 기대기도 했네요. 서늘했고 그저 딱딱했습니다. 아무리 외진 곳이라도 해도 시체가 설마 아무렇지 않게 거리에 있을 거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 「길에 있던 그 몸」에서
내가 죽고 싶은 건, 살아가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서툴러서이다. 바느질을 못한다. 유튜브로 배워 보려 했지만 그게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단추가 떨어져 나간 옷을 입고 다닌다. 살아가려면 반드시 배워야 하고 능숙해져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나는 그걸 잘할 마음이 없다. 대신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고 믿고 싶지만, 사실 나 별것 아니다.
내가 죽고 싶은 건, 이기적인 놈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표현하지 못하고 자진해서 말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사람들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닌가 보다. 구차하게 변명하고 싶지 않다. 세상에는 슬퍼도 그저 미소 지을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 「내가 자꾸 죽고 싶은 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