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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71713561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5-04-23
책 소개
이 또한 나을 거라고 믿나요?
“우울증이란 의지 너머에 있는 것임을
나는 조금 늦게 알았다.”
내원부터 진단, 약물·상담치료, 나를 받아들이는 법까지
11년 차 우울증 환자와 정신과 전문의가 전하는 우울증 안내서!
이 책의 저자 오지은은 10여 년 전 어느 날 아침,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그러지 못한 상태로 일곱 시간을 침대에서 보내며 ‘병원에 가야 하는구나’ 깨달았다. 어렵게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우울증 진단을 받고 번아웃 증후근 상태라는 말을 들은 후, 지금까지 11년간 치료를 지속해왔다. 돌이켜보면 징후는 그전에도 분명히 존재했지만, 자신의 마음을 “병과 연결 짓고 싶지 않았다.” 나를 한심하고 게으르다고 생각하고 이를 의지로,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우울증은 치료해야 나을 수 있는 것임을, 병원에 가는 것이 회복을 향한 가장 큰 발걸음임을 뒤늦게 인지한 후 우울증 치료 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긴 시간 병원 치료를 계속해오던 오지은은 주변인의 질문에서, SNS와 인터넷의 글에서 자신이 우울증인지, 병원에 가야 할지, 약을 계속 먹어도 될지, 약물 부작용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상담 치료도 병행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을 마주한다. 자신이 넘었던 우울증이라는 언덕을 많은 이가 혼자 외롭게 넘고 있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16년 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일하며 진료실 안팎에서 환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여러 심리서를 출간해온 반유화와 만나, 그간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쉽고 유쾌한 ‘우울증 가이드북’을 쓰기로 결심한다.
오지은 작가와 반유화 전문의는 자신의 우울감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 우울증 치료를 지속하고 싶은 환자, 우울증에 대해 이해하고 싶은 독자를 위해 이 책을 썼다. 우울증이라는 증상을 발견해 병원에 내원하고, 진단받은 후 약물과 상담치료를 받는 과정뿐 아니라 일상을 회복하고 병을 가진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해 환자의 입장에서 전하고, 의사의 의학적 소견을 덧붙였다. 환자가 느끼는 막막함에 깊이 공감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진료실에서 의사에게 전할 수 없던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전하는 이 책을 통해 독자는 그동안 누구도 알려주지 않지도, 물어볼 수도 없던 우울증에 관한 고민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우울증이라는 언덕을 헤맨 10년의 시간
1장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 갑시다
내가 우울증이라고?|우울증 디나이얼|언제 병원에 가야 하는가|병원에 가면 뭐라고 말하지|내게 맞는 의사를 찾는 모험|[반유화 선생님의 처방전] 우울함이 계속된다면 병원에서 고통을 점검하세요
2장 제대로 진단받기, 제대로 치료하기, 제대로 대처하기
솔직히 얼마가 드는가|뇌에 힘을 주면 정병이 나을까|단약의 함정|줄어든 능력 받아들이기|약 먹으면 살찌니까 절대로 안 먹을 거야|마약성 어쩌구와 졸피뎀의 세계|[반유화 선생님의 처방전] 약물치료, 내 삶의 가성비 좋은 보호막입니다
3장 다양한 방식으로 치료받읍시다
상담치료를 시작하다|운동을 하라는 말의 빛과 어둠 (그리고 빛)|나쁜 기분 끊어내기|자낙스 기분|[반유화 선생님의 처방전] 나를 더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돌보아나갑시다
4장 일상을 이어나갑시다
나는 우울증 환자입니다, 하지만 정신병자라 부르지 마라|소중한 사람들과 잘 지내는 법|선생님, 저는 왜 졸업을 못하죠|현재를 받아들이고 한 뼘 앞으로 나아가기|[반유화 선생님의 처방전] 나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한 존재입니다
에필로그
부록
11년 차 환자와 정신과 의사의 허심탄회한 대화
책속에서
지금도 누군가는 ‘설마 내가 우울증인가?’ 하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또는 ‘에이, 설마? 아니겠지!’ 하며 우울증의 징후를 무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다 자연히 상태가 좋아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슬프게도 상태가 나빠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오래전 내가 품고 있던 의문을 이제 처음 안고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을 본다. 인터넷에서도 보고, 친구한테도 본다. 그들은 내가 넘었던 언덕을 외롭게 혼자 넘고 있다._ 프롤로그「우울증이라는 언덕을 헤맨 10년의 시간」 중에서
그래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나는 전공자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일개 환자지만 지금까지 경험하고 생각해온 것들을 전부 이 책에 적어보기로 했다. 10년 정도 병원에 다닌 그냥 동네 사람의 이야기도 어쩌면 쓸모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겪은 일이 중심이 될 테니 시야가 그리 넓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랬다는 것은 어쩌면 당신도 그럴 수 있다는 뜻이고, 어쩌면 당신의 소중한 사람도 그럴 수 있다는 뜻이니까 어리석음을 무릅쓰고 다양한 이야기를 적어보겠다. 되도록 가볍게, 쉽게 꺼내볼 수 있는 가이드북처럼 쓰려고 노력했다._ 프롤로그「우울증이라는 언덕을 헤맨 10년의 시간」 중에서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나는 새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원고를 쓰려고 했다. 그게 내 직업이고 일이니까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글을 쓰기 위한 준비는 간단하다. 책상에 가서 의자에 앉고 노트북을 펴고 문서 프로그램을 열고 시작하면 된다. 작업이 어려운 건 당연한 거니까 그렇다 쳐도, 그 과정의 시작 자체는 어렵다고 말하기 힘들다. 몇 걸음 걸은 후 팔과 손가락을 조금 움직이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되지 않았다. 그냥 책상으로 갈 수 없었다. 어, 가야 하는데. 어, 이상하다. 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게 침대에 누워 중얼거리며 책상 위의 노트북을 쳐다만 보았다. 시계를 보니 일곱 시간이 지나 있었다. 아, 나는 병원에 가야하는구나.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_ 1장 「내가 우울증이라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