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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안의, 별사](/img_thumb2/9791172740405.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91172740405
· 쪽수 : 564쪽
· 출판일 : 2025-04-03
책 소개
목차
| 작가의 말 | 007
| 서序 | 015
| 전보轉補 | 031
| 마음채비 | 041
| 전야前夜 | 051
| 별서別墅의 아이 | 069
| 노상路上에서 | 078
| 잊을 일 | 092
| 초대연招待宴 | 100
| 초심初心 | 116
| 봄날에 | 133
| 첫숨 | 147
| 대숲에 있는 집 | 166
| 다시, 갈림목 | 180
| 계륵 | 195
| 여인들 | 211
| 백탑시사白塔詩社 | 235
| 첫사람 | 251
| 문풍文風의 죄 | 256
| 구휼의 도道 | 276
| 소견세월消遣歲月하노니 | 292
| 사람이 가고 | 298
| 사람이 오고 | 305
| 무명의 풍경 | 322
| 바람결 | 331
| 춘설春雪 | 337
| 우물에 든 집 | 351
| 동요 | 361
| 꽃 진 자리 | 376
| 애사哀辭 | 395
| 법고法古와 창신創新 | 409
| 뜬시름 못내 이겨 | 426
| 미혹 | 444
| 청맹과니의 노래 | 468
| 조락凋落 | 482
| 이후以後의 일 | 496
| 여일餘日 | 506
| 안의를 떠나며 | 522
| 결訣 | 535
| 참고 자료 | 560
저자소개
책속에서
연암 박지원이라면 가장 먼저 실학파를 떠올리고, 이어 당대 최고의 문사이자 저 놀라운 『열하일기』의 저자로 기억하고, 나아가 꽤 알려진 특유의 호방한 기질과 처세와 풍모를 언급한다. 안의 현감으로 4년 2개월을 재직한 사실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고 있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다. 연암의 글이나 그곳에서 벗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제외하면, 오늘날의 함양군 안의면에 실체적 궤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까닭도 있겠다. 『안의, 별사』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구현해보고 싶었다. (…) 이 불의하고 무도한 시대에 한 권의 책이 차돌처럼 단단한 종주먹일 수는 없을진대, 그럼에도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무릅쓴다. 다만, 금권을 극히 미워한 연암의 정신이 이 혼란한 세태에 통렬한 지표가 되기를 소망한다.
_ 작가의 말
밤사이, 안인 듯 밖인 듯 경계가 흐릿하여 주저앉았다 일어섰다 오락가락하였지요. 묘연히 발돋움하여 관아 주변을 몇 바퀴째 돌다가, 아직 얼음 빠지지 않은 뒷산 대숲에 들어가 내아 기와지붕을 내려다보았어요. 울컥하여 무어라고 무어라고 혀 밑에 감춰둔 말을 외쳐보는데, 대나무 꼭대기에 매복 중이던 살바람이 되다 만 소리를 채가고 말았답니다. 몽중방황이런가요. 온 마을의 길들을 둥둥 떠서 헤매는 헛것이 진짜 저인 것 같았습니다. 아니, 진짜 저였습니다.
_ 서
가도 가도 흙먼지와 아지랑이뿐인 요동 벌판을 내 눈으로 보았다. 산해관까지 일천이백 리. 하늘 끝과 땅 끝이 마치 아교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했다. 요동에서 나는 갓 태어난 아이마냥 한바탕 목 놓아 울고 싶었다. 경자更子년(1780) 여름의 일이었다. 조선 땅에 돌아온 뒤부터 조랑말 고삐를 잡고 맬 때마다 매양 감질이 났다. 부리는 말은 노쇠해 눈곱이 꼈고, 나서는 길마다 비좁고 굽었다. 말 잔등에 바짝 엎드린 채 비나 구름 사이를 휙휙 지나치던 경자년의 일이, 혹 장님이 꿈속에서 보았던 헛것만 같았다.
_ 전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