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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사진/그림 에세이
· ISBN : 9791173322457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25-07-31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작은 첫인사 … 9
1부 잘 가요 … 13
이사│찾아가는 것│공백 채우기│다육식물│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죄책감이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지요?”│갈망에 대하여│부자연스러운 말│선인장│친구 집에서 묵는다는 것│‘우정’│대화하지 않은 지 여러 해가 지난, 어느 친한 친구와의 대화│향수│넌 옛날에 참 행복한 아이였는데│유레카│평온함│휴식을 향해 달리기│블록 쌓기│살기 위한 일, 살아 있는 일?
2부 천천히 가세요 … 65
에어플랜트│계란 스크램블 만들기│손님 아닌 손님이 되는 곳│별세상│“천천히 가세요”│경유│도피│농장 게임
3부 잘 지내요 … 113
파티│집에 박혀 있기│누가 말할 것인가│룰렛│종이 타월을 두 개 살까 세 개 살까 고민되는데│불안세│일 친구│상담 친구│세 가지 생일 파티 아이디어│유령 이야기│크로톤│입자들│파동에 관한 사실│슈뢰딩거의 역설에 대한 첨언
4부 안녕하세요 … 157
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걸어 들어가서│햇살│마란타│그리기와 식물 그리기│피토니아│관심│대화에 열심히 임한다는 것│증거│시간 낭비에 노력 낭비
5부 다시 안녕하세요 … 195
스킨답서스│기억을 보존하는 방법│빈자리│딱히 잘 알지 못하던 사람이 사라진 뒤의 허전함│애도│장례식용 플레이리스트│역시 대화하지 않은 지 여러 해가 지난, 또 다른 친한 친구와의 대화│분열│할아버지가 키우던 식물│다른 사람을 통해 기억된다는 것│그곳에도 식물은 이미 있다
6부 다시 잘 가요 … 219
결국에는 다 잘됐고, 나는 그냥 언제까지나 엄청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끊임없이 시달리면서 살기만 하면 되는 거였다│죽을 운명인 식물│페페로미아│행복은 흔들리기 쉬운 상태│팝콘 이야기│팝콘 이야기(부연 설명)│언젠가 엘리사가 해준, 내가 매일같이 되뇌는 말│머물다 가는 행복│새가 있는 창│머물다 가는 슬픔│세상이 멸망하기 직전 마지막 십오 분, 최악에서 최고 순으로│심리치료실 밖의 나무│타인의 방│다시 잘 가요
나가며 작은 작별 인사 … 265
옮긴이의 말 … 268
리뷰
책속에서

내가 살아가면서 가장 생산적으로 보낸 몇 해는 가장 외로웠던 시기이기도 하다. 외로움이 생산성에 꼭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외롭지 않으면서 생산적이던 해가 없으니 비교해볼 기준이 없다. 애초에 ‘가장 생산적’이었는지를 한 해의 목표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습관이 그렇게 들어서인지 비생산적으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고독하게 보내는 쪽이 더 편하다.
사람이 원래부터 가진 특성을 마치 돈이나 물자처럼 표현하는 말이 있다. 이를테면 ‘정성을 들이다’ ‘시간을 소비하다’ ‘노력을 낭비하다’ 같은 표현인데, 그런 말을 주의하려고 한다.
나도 모르게 그런 표현을 쓸 때마다 제동을 걸고 다른 말을 쓰려고 한다. 이를테면 ‘정성을 베풀다’ ‘시간을 나누다’ ‘노력을 기울이다’ 등. 그런데 그런 말을 대신 쓰려고 하면 순간적으로 저항감이 든다. 나의 것을 어딘가에 ‘소비’하고도 대가가 보장되지 않는 말을 쓰기 꺼려진다. 나도 그런 마음이 드는 게 싫고, 다 일과 생산과 상품화를 숭상하는 문화에서 학습된 반응임을 알지만, 그래도 보상의 약속 없이 내가 가진 것을 내준다고 말하려면 뭔가 부당하게 뜯기는 듯한 느낌이 잠시 스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