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아시아사 > 동아시아/극동아시아사
· ISBN : 9791173572852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5-06-11
책 소개
19세기 말 동아시아 다섯 지성의 사유로 보는 시대정신
미중 갈등과 양안 전쟁 위기 등 다시 찾아온 도전의 시대,
여전히 유효한 그들의 질문들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인 『변혁의 물결』은 19세기 중후반, 외세의 압박과 내부의 혼란 속에서 근대를 모색했던 동아시아 사상가 다섯 명의 삶과 사유를 되짚는다. 아편 전쟁과 페리 내항을 기점으로, 동아시아는 그간 유지해 오던 유교적 세계관과 봉건 질서가 급속히 무너지는 충격을 겪었다. 이러한 국난을 이겨내기 위해 각국의 사상가들은 단순한 제도 개혁이나 기술 수입을 넘어, 새로운 국가상과 인간상에 대한 근본적인 재구성을 시도했다.
이 책은 사상적 전환의 최전선에 있었던 다섯 인물—요시다 쇼인, 후쿠자와 유키치, 량치차오, 쑨원, 리다자오—을 통해, 각기 다른 사회와 문화 속에서 ‘근대를 어떻게 만들어갔는가’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들은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정치적 맥락과 문화적 자원 속에서 각자의 선택을 했으며, 그 선택은 조국의 향방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이들의 글과 행동을 하나의 시대적 텍스트로 엮어 동아시아 지성사의 핵심 장면들을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명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동양사학회와 중국 근현대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경희대 사학과 정지호 교수는 19세기의 고민이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이들의 분투가 변화와 도전을 요구받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이 책을 집필했다. 이 책은 단순히 과거 인물을 되새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사상과 역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지적 자원을 재발견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동아시아 사상가들의 생애와 사상을 차근차근이면서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은, 동아시아 사상사의 친절한 안내서이자 지성으로 시대를 연결하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꿈꾼 근대는 무엇인가?
개혁가 5인의 말과 글을 통해 본 사상적 여정
“진실로 이롭다면 적과도 동맹을 맺고 진실로 해롭다면 동맹도 원수로 삼는다”
- 일본 근대화의 정신적 지주, 요시다 쇼인
“현명한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는 배움과 배우지 않음에 달려있다”
- 메이지 유신의 출발점, 후쿠자와 유키치
“국가의 흥망성쇠는 오직 국민경제 경쟁의 승패에 달려있다”
- 중국 근대화의 선구자, 량치차오
“첫째가 민족주의, 둘째가 민권주의, 셋째가 민생주의입니다.”
- 중국 혁명의 아버지, 쑨원
“우리들이 주장하는 것은 물심양면의 개조이며, 영육일치의 개조이다”
- 중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 리다자오
요시다 쇼인은 에도 막부 말기, 급진적 사유와 실천으로 일본 청년 지식인층에 깊은 영향을 끼쳤으며, 이후 메이지 유신의 사상적 토대를 마련했다. 후쿠자와 유키치는 서양 문물을 ‘번역’하는 방식으로 당시 일본의 좌표를 명확히 지시했으며, 계몽적 주체로서의 국민 형성을 지향했다. 량치차오는 청조 말기의 폐쇄적 체제를 비판하며, 사회 전반을 언론과 사상을 통해 개혁하려 노력했던 인물이다. 혁명의 아버지 쑨원은 정치 조직과 행동을 통해 중국에서의 공화주의 실현을 목표로 삼고 삶을 혁명에 바쳤으며, 중국 최초의 사회주의자 리다자오는 사회주의적 이념과 민족 해방을 결합해 20세기 중국 혁명의 서막을 열었다.
이 책의 특징은 각 인물을 대표하는 결정적 테마 다섯 가지씩을 선정해, 그들의 사유를 압축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해설했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저작은 물론 국내에 거의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문헌을 아우르고 선별하는 작업을 통해, 19세기 말 동아시아 사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25개의 중요한 사유를 추출해냈다. 이를 통해 요시다 쇼인의 정한론, 쑨원의 삼민주의, 량치차오의 개혁 정신이 어떤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
국가의 방향성, 인간의 존엄, 공동체의 미래
‘다시’ 근대를 사유해야 하는 이유
동아시아의 근대를 외부의 유입이 아닌 내재적 발전의 결과로 보는 적극적인 주장도 있고, 전통사회가 해체되며 제국주의 열강의 세계체제에 편입된 결과라는 소극적인 해석도 있다. 하지만 19세기 후반 이후 서구 사상의 영향을 받은 변화가 뚜렷하게 증가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저자가 이 책에서 주목한 지점은, 근대화의 경로는 서로 달랐지만, 본질적인 문제의식은 같았다는 점이다. ‘잘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국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어떤 세상을 꿈꾸어야 하는가’와 같은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 책은 이들의 선택이 단지 과거 한 시대의 대응에 그치지 않고, 지금 우리가 다시 사유하고 답해야 할 문제임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 책은 단지 동아시아 근대화의 성패를 되짚는 작업이 아니다. 사상가들의 흔적을 따라가며, 그들이 어떤 길을 거부했고 어떤 가능성을 택했는지를 복원하는 시도다. 이들의 글과 그들이 처했던 정치적 환경 등을 통해 우리는 ‘어떻게 시대의 한계를 넘어 사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이 질문은 동아시아의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적 위기 속에서 우리가 새롭게 구성해야 할 질서와 체제에 대한 성찰로 이어진다.
특히 AI와 기술의 발전, 민족주의의 재등장,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운 지금의 세계는 19세기 말 동아시아가 마주했던 질문을 다시 던지고 있는 듯하다. 『변혁의 물결』은 과거 사상가들이 남긴 응답을 통해,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을 되살려 낸다. 그들은 철학적 사유에 머무르지 않고 정치적 실천으로, 문화적 타협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으로 새로운 동아시아를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다시 시대의 문 앞에 서 있다. 그 문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이제는 우리가 그 질문에 응답해야 할 때다.
▶ 시리즈 소개
시대정신으로 읽는 지성사, ‘역사의 시그니처’
국내 최고 연구자들의 입체적 해설로 만나는 인문 앤솔러지
‘역사의 시그니처’는 기원전부터 현대까지 각 세기의 대표적 시대정신을 소개하는 인문 교양 시리즈입니다. 한 시대를 이끈 상징적인 인물들을 엄선해 그들이 남긴 말과 글을 소개하고 인류의 사상이 어떤 갈래로 이어져 왔는지 살펴봅니다. 인간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이 시대별로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되어 오늘의 21세기를 만들었는지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를 통해 만나보세요.
☞ 시대정신으로 읽는 지성사, 역사의 시그니처 시리즈
01 《혁명과 배신의 시대》(정태헌 지음) - 격동의 20세기, 한 · 중 · 일의 빛과 그림자
02 《사유의 충돌과 융합》(최광식 지음) - 동아시아를 만든 세 가지 생각
03 《신 앞에 선 인간》(박승찬 지음) - 중세의 위대한 유산, 철학과 종교의 첫 만남
04 《인식의 대전환》(김혜숙 지음) - 칸트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회
05 《변혁의 물결》(정지호 지음) - 근대화를 향한 동아시아의 도전
목차
서문
변혁의 시대, 동아시아를 이끈 다섯 지식인의 분투
PART 1
일본 근대화의 정신적 지주 _요시다 쇼인
01 손자병법과 병학
02 정한론의 실체
03 맹자의 성선설과 학문의 목적
04 『해국도지』의 비판적 수용
05 야마가타 타이카와의 국체논쟁
PART 2
일본 문명개화의 선구자 _후쿠자와 유키치
01 문명과 야만
02 국체론과 근대 일본
03 ‘일신’과 ‘일국’의 독립, 그리고 학문의 즐거움
04 천황에 대한 논의와 그 추이
05 ‘탈아론’과 아시아와의 관계
PART 3
중국 근대화의 발화점 _량치차오
01 ‘중국사’의 창출
02 민족주의에서 민족제국주의로의 지향
03 국민국가 건설을 위한 국민경제 구축
04 연방제론과 신중국 건설
05 국성론을 통한 국민의 일체화
PART 4
중국 혁명의 아버지 _쑨원
01 혁명운동의 출발과 신해혁명
02 삼민주의와 중국의 전도
03 중국국민당 건설과 국민혁명의 전개
04 대아시아주의와 동아시아 질서 재구상
05 시대를 향한 혁명가의 유언, 아직도 혁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PART 5
중국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 _리다자오
01 ‘민’의 자각과 ‘중화’의 재생
02 중화민국과 신중화민족주의
03 문제와 주의 논쟁
04 마르크스주의와 중국혁명
05 현재주의적 역사관과 민족주의
주석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과 자강을 추구했던 동아시아 지식인들의 유산은, 여전히 이 지역이 직면한 복합적 도전에 응전할 사상적 자양분이 된다.
【서문_변혁의 시대, 동아시아를 이끈 다섯 지식인의 분투】
만일 나의 진심에 찬동해서 존왕양이의 뜻을 계승하는 자가 나온다면, 그 뜻은 소멸되지 않은 것으로, 나 자신의 인생이 좋은 열매를 맺은 것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자 한다. 동지여 이 뜻을 잘 새겨주길 바란다.
【PART 01_05 야마가타 타이카와의 국체 논쟁】
후쿠자와는 문명을 외형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구분하고, 외형적인 문명은 받아들이기 쉬우나 내부의 정신 적인 문명은 획득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외형적인 문명이란 “의복·음식·기계·주거에서 정령(政令)· 법률에 이르기까지 모두 눈과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이러한 외형적인 것은 그 내부의 정신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내부의 정신을 무시한 채 외형적인 것만을 받아들여서는 참된 문명이라고는 할 수 없다.
【PART 02_01 문명과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