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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장막

철의 장막

(동유럽 공산 체제의 형성 1944-1956)

앤 애플바움 (지은이), 허승철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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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장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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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철의 장막 (동유럽 공산 체제의 형성 1944-1956)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유럽사 > 동유럽사
· ISBN : 9791194263012
· 쪽수 : 820쪽
· 출판일 : 2026-04-08

책 소개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유럽 공산 체제가 ‘철의 장막’ 아래 어떻게 형성되고 작동했는지 치밀하게 추적한 역사서. 나치 독일로부터의 ‘해방’ 이후 불과 몇 년 사이에 소련의 영향 아래 동유럽 시민사회와 정치 질서가 급격히 재편되고,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국가들이 유사한 전체주의 체제로 수렴해가는 과정을 방대한 문서 자료와 생존자 인터뷰를 통해 입체적으로 복원한다.
해방에서 통제로, 10여 년의 압축된 권력 재편
동유럽 공산 체제의 형성과 작동을 추적하다


2차 세계대전의 포화가 잦아든 1945년, 유럽은 폐허 위에서 다시 시작하는 듯 보였다. 나치 독일 이후 동유럽의 도시들은 전쟁의 잔해 속에서 재건을 준비했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은 수용소와 피란길에서 돌아와 일상의 회복을 꿈꾸었다. 그러나 해방의 순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과 몇 년 사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했던 단체들은 국가의 통제 아래 편입되었고, 언론과 교육은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되었으며, 정치적 선택 가능성은 축소되었다.
이 책 《철의 장막》은 바로 이 전환의 시기, 즉 1944년부터 1956년까지 소련의 영향권 아래 들어간 동유럽 국가에서 벌어진 정치·사회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역사서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국가들이 짧은 시간 안에 유사한 전체주의 체제로 수렴해간 과정과 변화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낸 이 책은 방대한 문서 자료와 생존자 인터뷰를 바탕으로 서술되었으며, 개인의 삶이 사회 구조 속에 어떤 방식으로 변형되었는지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이 엄중한 역사의 기록은 오늘날 우리에게 전체주의 권력이 진실을 왜곡하고 인간의 삶을 지배해온 방식을 깊이 성찰하게 하는 묵직한 통찰을 제공한다.

‘철의 장막’이란 무엇인가
유럽을 가른 경계의 실체


1946년, 윈스턴 처칠은 미국 미주리주 풀턴에서 연설하며 “발트해의 슈테틴에서 아드리아해의 트리에스테까지 ‘철의 장막’이 내려졌다”고 선언했다. 이 발언은 전후 유럽의 분할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에 형성된 정치·군사·이념적 경계를 가리킨다. 이후 철의 장막은 냉전 질서를 상징하는 핵심 개념으로 자리 잡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물리적 형태로도 구체화되었다. 국경에는 철조망과 감시 시설이 설치되었고, 이동과 정보의 흐름이 엄격하게 통제되었다. 1961년 건설된 베를린 장벽은 이러한 분단 구조의 상징이었다. 장막은 사람들의 이동과 정보의 유통, 정치적 선택의 가능성까지 제한하는 복합적 경계로 기능했다.
이 책은 철의 장막이 형성되는 과정을 내부에서부터 추적한다. 소련과 동유럽 공산당은 권력 장악 초기부터 핵심 제도를 신속히 구축해 나갔다. 예컨대 폴란드와 헝가리에서는 비밀경찰 조직이 재편되거나 새로 창설되어 정치적 반대자들을 선별적으로 체포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맡았다. 동시에 라디오는 가장 중요한 선전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전국 단위 방송망은 공산당의 통제 아래 들어가 주민들에게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전달했다. 사회 조직 역시 빠르게 재편되었다. 전쟁 직후 자발적으로 형성되었던 시민 단체와 종교·청년 조직들은 점차 해체되거나 국가가 관리하는 구조 안으로 편입되었다. 특히 청년 조직은 미래 세대를 조직하는 핵심 수단으로 간주되어 집중적인 통제 대상이 되었다. 한편 수백만 명에 이르는 독일인, 폴란드인, 우크라이나인 등이 강제 이주를 겪으면서 지역 사회의 구성 자체가 변화했고, 이러한 인구 이동은 새로운 정치 질서를 정착시키는 데 중요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결합되면서 경계는 점차 공고해졌다. 그 결과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닌 국가들은 일정한 정치 구조를 공유하는 하나의 권역으로 묶이게 되었고, 철의 장막은 사람들의 삶과 선택을 실질적으로 규정하는 체제로 자리 잡았다.

동유럽 공산화의 메커니즘을 밝힌 결정적 연구
세 국가 비교로 드러낸 전체주의의 작동 방식


저자 앤 애플바움은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언론인으로, 구소련과 동유럽의 역사 및 국제 정치 관계를 연구해온 세계적 권위자다. 전작 《굴라크》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확립했으며, 《철의 장막》은 그 학문적 성취가 집약된 대표작으로 컨딜상 수상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선정, 《타임》과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유럽 전체를 포괄적으로 서술하는 대신 폴란드, 헝가리, 동독이라는 세 나라에 주목한다. 이들은 전쟁 경험, 정치 전통, 사회 구조도 서로 달랐지만, 전후 몇 년 사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정치 체제를 갖게 된다. 이는 변화의 메커니즘을 비교하고 분석하기에 적합한 조건을 제공하며, 하나의 중요한 결론으로 이어진다. 즉 전체주의는 특정한 문화나 역사적 운명의 산물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과 전략이 갖추어질 때 반복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전체주의’라는 개념을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 현실로 복원한다. 하나의 이데올로기, 하나의 정당, 하나의 언론, 하나의 교육 체계만을 허용하는 사회는 인간의 사고와 행동 범위를 구조적으로 제한한다. 전체주의는 독립적인 조직과 자율적 판단 공간을 제거하고, 개인이 속한 모든 영역을 국가의 틀 안으로 흡수한다. 이러한 과정은 전체주의가 사회 전체를 재구성하는 체제임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냉전의 기원을 다시 읽다
동유럽 내부에서 진행된 변화


동유럽 공산화 과정에 대해, 오랫동안 서방과 소련 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동유럽이 공산권으로 편입되었다는 해석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통설을 재검토하며, 전후 초기부터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정치 변화와 권력 재편의 흐름에 주목한다.
저자는 소련군의 진주 이후 각국에서 형성된 권력 구조를 면밀히 추적하면서 공산 체제 구축이 단기간의 외교 긴장 속에서 급격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점진적이고 체계적인 과정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체제의 방향을 규정하는 기반으로 작용했다. 또한 전후 몇 년 동안 유지되었던 제한적 다원주의와 정치적 경쟁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초기에 선거가 실시되고 다양한 정당이 활동했지만 점차 축소되었고, 권력은 특정 세력으로 집중되었다.
이러한 분석은 동유럽의 공산화가 외부 압력만이 아니라 내부의 제도적 축적과 권력 재편이 결합된 결과였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냉전의 기원을 단순한 양극 대립의 산물이 아니라, 전후 초기부터 형성된 구조 위에서 강화된 국제 질서의 산물로 재해석하게 만든다. 이로써 동유럽의 변화는 하나의 독립적인 역사적 과정으로 자리매김하며, 전후 유럽의 재구성과 국제-국내 정치의 상호작용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공포와 순응의 연대기
사회가 재편되는 과정


이 책은 동유럽의 시민사회가 무너지는 과정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치밀하게 탐구한다. 1부 ‘가짜 여명’에서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소련의 영향력이 뿌리내리기 시작한 ‘0시’의 풍경부터 다룬다. 공산주의자들이 어떻게 비밀경찰을 조직하고 폭력을 통해 적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미디어를 장악하여 사회의 구석구석까지 침투했는지 분석한다. 특히 독립적인 시민 단체를 해체하고 청년 조직을 장악하여 사회의 자생력을 꺾는 과정을 심도 있게 조명한다.
2부 ‘절정의 스탈린주의’에서는 체제가 공고해진 후 국가가 어떻게 개인의 내면까지 통제하려 했는지 집중한다. ‘호모 소비에티쿠스(소비에트식 인간)’라 불리는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기 위한 교육 개조, 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는 틀 아래 예술과 문화를 검열한 과정, 그리고 이상적인 사회주의 도시를 건설하려 했던 유토피아적 시도를 다룬다. 또한 삼엄한 통제 속에서도 꿈틀거렸던 인간의 존엄성과 1956년 헝가리 혁명으로 대표되는 저항의 불꽃을 기록한다.

짧은 시간에 재편된 동유럽의 질서
자유는 어떻게 사라지는가


이 책이 다루는 시기는 1945년 전후의 혼란에서 출발해 스탈린 사망 이후 초기 균열이 나타나는 시점까지, 약 10여 년 남짓이다. 그러나 저자는 바로 이 짧은 기간이야말로 동유럽의 정치·사회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놓은 결정적 시기였음을 보여준다. 전쟁 직후만 해도 다양한 정치 세력과 시민 조직이 공존하던 사회가 어떻게 단일한 이념과 권력 구조 아래 재편될 수 있었는지, 그 압축된 변화의 속도와 강도는 오늘날에도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이 책은 특정 시대와 지역의 이야기를 넘어 국가 권력과 이데올로기가 결합할 때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모델을 제시한다. 기술과 정보의 발달로 통제 방식이 달라진 오늘날에도 권력이 사회를 조직하고 사고를 형성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냉전사의 한 장면을 복원하는 작업인 동시에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를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 그리고 저자는 개인이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되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사람들은 때로는 신념에 따라, 때로는 생존을 위해, 때로는 무관심과 순응 속에서 체제와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다양한 태도는 정치 체제가 유지되고 작동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자유는 어떻게 사라지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왜 그것을 막지 못하는가. 《철의 장막》이 던지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넘어서 오늘의 세계를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목차

약어와 두문자어에 대한 일러두기
지도

들어가며

1부 가짜 여명
1장 | 0시
2장 | 승전국
3장 | 공산주의자
4장 | 비밀경찰
5장 | 폭력
6장 | 인종 청소
7장 | 청년
8장 | 라디오
9장 | 정치
10장 | 경제

2부 절정의 스탈린주의
11장 | 반동적인 적들
12장 | 내부의 적
13장 | 호모 소비에티쿠스
14장 | 사회주의 리얼리즘
15장 | 이상적인 도시
16장 | 마지못해 부역자가 된 사람들
17장 | 소극적으로 반대한 사람들
18장 | 혁명

맺으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인터뷰이

참고문헌
화보 도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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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앤 애플바움 (지은이)    정보 더보기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언론인. 주로 러시아 및 중동부 유럽현대사, 국제 정치관계, 권위주의 체제의 실체와 계략을 파헤치는 글을 발표해왔다. 현재 《애틀랜틱》의 전속 기자이자 존스홉킨스대학 아고라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1980년대에 예일대학에서 수학하면서 구소련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체류했고, 동유럽의 민주화운동 자금 조달원으로 활동하며 공산주의 동유럽의 민주화에 이바지했다. 런던 정치경제대학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인 1980년대 후반에는 《이코노미스트》와 《인디펜던트》의 특파원으로서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동유럽 공산주의의 몰락 과정을 취재했다.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의 수립과 이후 일상을 보여주며 화제에 오른 《철의 장막》으로 컨딜상과 웨스트민스터 공작 메달을 수상했으며,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밖에 《굴라크: 소련 강제수용소의 역사》로 퓰리처상과 더프쿠퍼상을, 《붉은 기근: 스탈린의 대(對)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라이어널겔버상과 더프쿠퍼상을 받았으며, 그의 저서들은 20여 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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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철 (옮긴이)    정보 더보기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버클리대학과 브라운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88년 브라운대학에서 슬라브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 러시아연구소에서 연구교수(Mellon Fellow)를 지냈으며,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우크라이나 주재 한국대사(조지아, 몰도바 겸임 대사)를 역임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우크라이나 현대사》, 《우크라이나 문화와 지역학》, 《코카서스 3국의 문화와 역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파리 1919》, 《평화를 끝낸 전쟁》, 《히틀러와 스탈린》, 《폴란드사》, 《컨플릭트》, 《굿바이, 동유럽》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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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1장│0시
전쟁은 동유럽의 경제도 수량화하기 힘든 다른 방식으로 바꿔놓았다. 전쟁의 사회적 결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받은 두 논문에서 얀 그로스와 브래들리 에이브럼스는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폴란드, 루마니아와 독일 자체를 포함한 동유럽 많은 지역에서 사유재산의 대규모 수용이 전쟁 중 나치 정권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후 공산 정권에 의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중유럽에서 국가나 독일 점령 당국에 의한 유대인 재산과 사업 몰수에 이어 점령 기간 후반 더 광범위한 독일화 과정이 뒤따랐다. 때로 이런 일은 은밀히 일어났다.


5장│폭력
동부 독일에 있던 소련 특별수용소의 명백한 목적은 노동이나 처형이 아니라 고립이었다. 즉 특별수용소는 최소한 소련 점령 당국이 방향을 잡을 때까지 불온한 사람들을 사회에서 격리하는 시설이었다. 징벌보다는 예방을 위한 시설로, 범죄자를 수감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에 반대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격리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는 외부 세계와 어느 정도 접촉이 가능했고, 수감자는 때로 면회자도 만날 수 있었다. 반면 전후 독일 수용소는 첫 3년 동안 편지를 보내거나 받을 수도 없었고, 외부 세계로부터 어떤 소식도 접할 수 없었다. 많은 경우 가족들은 수감자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했다.


9장│정치
국민투표는 뒤이어 치러진 의회 선거보다도 훨씬 중요한 변곡점이 되었다. 이후 오랜 기간 사라지지 않을, 프로파간다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의 시작이었다. 폴란드 공산당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공산당들은 결국 더 많은 선전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중요한 것으로 폴란드 공산당은 이제 자신들이 어떤 선거에서도 ‘깨끗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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