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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75910256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6-01-28
책 소개
책속에서

어리석은 사람만 틱토커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갈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듯한 주장을 믿고 싶은 유혹은 아주 강렬해서 부유하고 유명한 사람도 곧잘 넘어가곤 한다. 엘리자베스 홈스가 2003년에 설립한 의료 스타트업 테라노스는 손가락 채혈만으로 치명적인 질병 몇 가지가 포함된 수백 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총 7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투자자 중에는 언론계 거물 루퍼트 머독,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 창업자 래리 엘리슨, 미국의 전 국무 장관 조지 슐츠도 있었다. 그들은 평생 철두철미함과 회의심을 유지한 덕분에, 수백 개의 빛 좋은 개살구와 극소수의 유망한 아이디어를 구분할 수 있었기에 최고의 위치에 다다른 사람들이었다. 휴대 가능할 정도로 작은 기계가 고작 피 몇 방울로 한 번에 200가지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과학적 타당성이 희박한 이야기였으므로 홈스의 주장은 철저한 검증이 필요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그녀의 말을, 아마 그것이 참이길 바랐기 때문에,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였다. 홈스의 사연은 매력적이었다. 꿈을 좇고 남성 지배적인 세계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한, 젊고 카리스마 있는 선지자. 주주 여러분은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구할 거라는, 테라노스의 투자 설명서도 매혹적이었다. 한 투자자는 테라노스의 감사보고서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는데도 투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테라노스의 테스트 센터를 방문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지도 않았지만 그럼에도 1억 달러를 건네줬다고 인정했다. 2015년에 〈타임〉은 홈스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 명으로 뽑았고 세계경제포럼은 그녀를 차세대 글로벌 리더(Young Global Leader)로 선정했다. 그해 10월 테라노스는 가짜였음이 드러났고 6년 후 홈스는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_'1 확증편향' 중에서
그의 다이어트법은 왜 그렇게 인기를 끌었을까? 단순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하나의 규칙, 단 하나의 규칙밖에 없었다. 바로 탄수화물 금지다. 정제당만이 아니라, 단순당만이 아니라, 모든 탄수화물을 먹지 말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떤 음식을 먹을지 말지 결정할 때 영양 정보의 '탄수화물' 부분만 보고 결정할 수 있다. 이 탄수화물이 복합당인지 단순당인지, 천연 탄수화물인지 정제 탄수화물인지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중략)
앳킨스 다이어트는 의도치 않게 흑백논리에 부합했다. 흑백논리란 우리가 세상을 이분법으로 본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언가를(탄수화물이나 적포도주처럼 구체적인 것이든, 종교나 자본주의처럼 추상적인 것이든, 웨이트트레이닝이나 명상처럼 실천하는 것이든 간에) '항상 좋은 것' 아니면 '항상 나쁜 것'으로 본다. 실제로는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을지도 모르고, 적당량은 좋을지도 모르고, 일부는 좋고 일부는 나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앳킨스 다이어트에 그런 미묘함은 없었다. 탄수화물은 사악하고, 지방과 단백질은 성스럽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_ '2 흑백논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