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다시 쓰기와 문화 리텔링

책을 펴내며｜다시 《논어》를 읽어야 하는 이유 5
프롤로그 9
| 제1부 |서사와 재현, 스토리텔링과 리텔링
1장. 스토리텔링과 리텔링•17
1. 스토리와 스토리텔링 19
1) 스토리 20
2) 스토리텔링 23
2. ‘다시re-, 再’의 의미 28
1) 리텔링 28
2) 리텔링의 이유 31
2장. 고전 서사 리텔링 •44
1. 신화 리텔링 44
1) 신화 서사와 그 의미 44
2) 신화를 리텔링한다는 것 48
2. 역사 리텔링 53
1) 사실과 해석, 그리고 이야기 53
2) 역사‘소설’과 ‘역사’소설 56

| 제2부 |재현된 서사, 복원된 서사, 전복된 서사
3장. 한국의 신화 리텔링•73
1. 바리데기, 화해와 치유의 여신 73
1) 바리를 위한 노래들 _ 강은교의 시 74
2) 세상의 고해苦海를 건너는 21세기의 바리 _ 황석영의 『바리데기』 80
3) 새로운 구원과 화해 _ 박정윤의 『프린세스 바리』 88
2. 아랑, 끝나지 않은 이야기 97
1) 조선의 과학수사대(CSI) _ 김영하의 『아랑은 왜』 100
2) 내 얘기를 들어줘! _ 영화 〈아랑〉 105
3) 욕망과 비극의 변주곡 _ 드라마 〈아랑사또전〉 109
4장. 중국의 신화 리텔링•119
1. 뮬란: 그녀, 중국의 잔 다르크 119
1) 소녀의 트라우마 극복기 _ 킹스턴의 『여인무사』 122
2) 아버지를 위하여, 국가를 위하여 _ 영화 〈뮬란: 전사의 귀환〉 128
3)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길 _ 영화 〈뮬란〉 134
2. 백사전 141
1) 무엇이 인간인가? _ 영화 〈청사〉 145
2) 차별과 박해에 대한 이야기 _ 리루이의 『사람의 세상에서 죽다』 152
3) 다름異에 대한 되물음 _ 영화 〈백사대전〉 161

| 제3부 |픽션, 팩트, 팩션
5장. 한국의 역사 리텔링•173
1. 황진이 174
1) 그녀의 진실 찾기 _ 김탁환의 『나, 황진이』 176
2) 자유와 사랑을 추구하는 엔터테이너 _ 드라마 〈황진이〉 185
3) 로맨스 활극 _ 〈황진이〉 191
2. 이순신 198
1) 인간 이순신의 고독한 고백 _ 김훈의 『칼의 노래』 199
2) 리더 잃은 시대의 판타지 _ 영화 〈명량〉 208
6장. 중국의 역사 리텔링•221
1. 무측천 223
1) 궁중 잔혹사 _ 쑤퉁의 『측천무후』 226
2) 꿈꾸고 사랑했던 한 여인의 목소리 _ 샨사의 『측천무후』 233
3) 새로운 신데렐라 이야기 _ 드라마 〈무미랑전기〉 242
2. 공자 252
1) 누추함으로 빛나는 삶 _ 사마천의 「공자세가」 254
2) 중국의 소프트파워, 공자 _ 허옌장의 『공자』와 영화 〈공자〉 261

| 제4부 |문화 리텔링과 도시, 그리고 전망
7장. 이야기를 입은 도시•273
1. ‘아랑, 네 이야기를 들어줄게’ _ 밀양 274
2. 이순신의 이야기와 도시 280
3. 지상의 천국, 비극적 사랑이 서린 곳 _ 항주 293
4. 새로운 제국 만들기 _ 서안 301
8장. 리텔링의 가치와 전망 •316
1. 리텔링의 문화적 가치 316
1) 상상력 제공의 원천 318
2) 전통의 복원과 보존 320
3) OSMU, 문화산업으로서의 가치 321
4) 교육콘텐츠로서의 기능 324
2. 리텔링의 전망 327
참고문헌 332

스토리텔링은 서사 구조를 가진 이야기면서 상호작용[인터랙티브]과 소통[커뮤니케이션]을 큰 특징으로 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에 관한 논의는 과연 무엇이 스토리텔링인지를 학술적 개념으로 정리하려는 노력에서 시작하여, 문화의 장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고 변화되고 있는지 이해하려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왔다. 매체에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하는 스토리들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영화 스토리텔링, 활자 스토리텔링, 뮤지엄 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용어와 결합하며 문화라는 거대한 장場에서 다양하게 흡수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교육, 도시설계,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 1장 스토리텔링과 리텔링 중에서(

역사서의 행간, 역사기록의 틈은 작가를 ‘그 시간’으로 이끈다. 동일한 시공간은 아니지만 역사 속으로 들어가, 역사의 기록을 열쇠 삼아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로써 풀리지 않는 이야기는 점차 형태를 갖추게 된다. 때로 역사를 ‘다시 쓰기’ 한다는 것은 일말의 진실을 찾기 위한 탐정놀이와도 같다. 역사탐구는 역사의 ‘사실’을 찾게 할 수 있지만, 그 모든 ‘사실’이 ‘진실’과 동의어는 아닐 것이다. 역사를 찾아가는 길에도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것이 신화든, 전설이든, 역사든 모든 이야기의 틈은 작가들의 상상력이 드나들며 생명력을 불어넣을 숨구멍이 된다. 그 숨구멍을 통해 이야기는 숨을 쉬고, 전해지며 다시 긴 생명력을 갖게 된다.
- 1장 스토리텔링과 리텔링 중에서

신화, 이야기, 소설, 역사는 ‘서사敍事, narrative’라는 특징을 공유한다. ‘사실’이라는 조각들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서사적 장치가 필요한데, 서사적 장치는 상상력이나 해석의 개입과 연관되며 무수한 논의를 낳았다. 주관적인 해석이나 상상력의 개입은 ‘역사’라는 장르와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과 허구는 완벽하게 대립되는 개념인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합집합과 교집합, 공집합을 이루며 다양한 관계를 형성한다. 객관적 사실이 서로 다른 해석을 만나 완전히 다른 서사로 완성되는 과정은 『한비자韓非子』의 한 단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2장 고전 서사 리텔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