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환경/생태문제 > 환경문제
· ISBN : 9791186036860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5-07-19
책 소개
목차
도판 목록
감사의 말
용어 해설
들어가며
1. 생명의 근원
2. 바다에서의 자유
3. 해양 인클로저
4. 바다 위 세계 질서의 재편
5. 해양 정의의 일곱 가지 원칙
6. 해상 노동자 보호
7. 해양 동물의 권리
8. 해수면 상승과 소규모 섬나라들
9. 블루 뉴딜
10. 블루 뉴딜을 넘어
후기
더 읽을거리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책속에서
기후변화는 바다를 생명과 부의 원천에서 생명과 생계를 위협하는 존재로 빠르게 바꾸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세계 지도를 다시 그릴 것이며, 일부 국가는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 여기에 오염, 남획, 서식지 파괴까지 더해지면 우리는 전례 없는 문제들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퍼펙트 스톰’과 마주하게 된다. 이 폭풍을 견뎌낼 수 있을지, 아니면 파괴의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앞으로 몇 년간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 첫걸음은 바다가 인간의 행위로 훼손되기에는 너무 거대하다는 착각을 버리는 것이다. 과거 금융 위기 이전의 대형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바다 역시 ‘망하기에는 너무 큰’ 존재가 아니다. 우리는 수많은 방식으로 우리를 지켜주는 바다가 스스로 더 잘 보호받을 수 있도록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더는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흐르며 우리가 바다와 직접 접촉하는 기회는 줄어들고 있지만, 바다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주의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육지 자원에 대한 압박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광물, 에너지원, 농경지 등 지상의 자원이 고갈에 가까워지자, 탐욕스러운 세계 경제는 새로운 원료를 다른 곳에서 찾기 시작했다. 이는 우리의 시선이 바다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때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자원들, 심지어 해저 깊은 곳까지도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빠르게 개발이 가능해지고 있다. 이른바 ‘블루 이코노미’는 2030년까지 그 가치가 두 배로 증가해 3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측이 실현된다면, 블루 이코노미는 세계 경제 전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바다에서 새롭게 열리는 이 기회들은 과연 누구에게 혜택을 안겨줄 것인가?
흰긴수염고래를 보자. 이들은 한때 거의 멸종 위기에 이를 정도로 포획되었다. 현재는 대부분 보호받고 있지만, 여전히 생존에 필요한 먹이를 두고 인간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 놀라운 생물은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동물로, 크릴이라는 작은 갑각류를 먹이로 삼는다. 하지만 크릴은 산업적 규모로 어획되어 양식 사료나 반려동물 사료로 가공되고 있다. 그 결과, 흰긴수염고래의 개체수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상업적 고래잡이가 성행하기 이전과 비교하면, 현재 바다를 유영하는 흰긴수염고래는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때 그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던 바다는 이제 유령처럼 침묵에 잠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