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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 로마사
· ISBN : 9791186293706
· 쪽수 : 576쪽
· 출판일 : 2017-02-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루비콘 강의 밤
1 모순적인 공화국
선조들의 음성 / 세계의 수도 / 미궁에 뿌려진 피
2 시빌의 저주
도시의 약탈자들 / 황금에 질식당하다 / 새 시대의 나팔소리
3 베누스의 복수
위대한 경쟁자 / 로마로 진군한 로마군 / 공화국의 적을 타도하다
4 귀향
돌아온 술라 / 행운아 술라 / 독재관 술라
5 욕망의 사다리
젊은 카이사르의 역정 / 영광을 향한 질주 / 노련한 황소와 위대한 소년 / 두 라이벌의 결투
6 새로운 알렉산드로스
궁지에 몰린 속주 총독 / 테러와의 전쟁 / 세계 군주의 등장
7 야망의 빛과 그림자
권태의 그림자 / 낭비벽의 승리 / 카일리우스의 음모 / 추문
8 삼두정치
카토의 첫 수 / 클로디우스의 도박 / 카이사르의 승리의 질주 / 폼페이우스가 다시 승부를 걸다
9 이카루스의 날개
크라수스의 최후 / 세계의 끝을 향한 모험 / 명실상부한 제1시민 폼페이우스 / 루비콘 강을 건너다
10 세계 전쟁
카이사르의 전격 작전 / 폼페이우스, 최후의 날 / 여신과의 동침 / 독재자가 사라진 제국
11 공화국의 죽음
두 번째 삼두의 등장 / 승자 독식의 세계 / 복구된 공화국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연표 / 주 / 참고문헌 / 찾아보기
책속에서
‘주사위는 던져졌다.’ 한창 열이 오른 도박사처럼 열정이 불붙은 다음에야 비로소 카이사르는 전진 명령을 내릴 수 있었다. 이성적인 계산을 하기에는 너무 위험이 컸다. 또 헤아릴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이탈리아로 밀고 내려오면서 카이사르가 동료들에게 털어놓았듯, 그는 자기가 세계 전쟁을 감행하고 있음을 알았고, 그 전망을 예견하고 몸을 떨었다. 그러나 카이사르처럼 명철한 사람도 자신이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예측할 수 없었다. ‘디스크리멘’이라는 말에는 ‘중대한 고비’라는 뜻뿐만 아니라 ‘분수령’이라는 뜻도 있다. 루비콘이 바로 그런 의미의 단어가 된다. 그 강을 건넘으로써 카이사르는 세계를 전쟁으로 몰아넣는 한편 로마의 고대적 자유가 무너지고 그 폐허 위에 군주제가 세워지도록 하는 데 기여했다. 군주제의 성립은 서구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다.
서구 민주주의의 기원을 아테네에서만 찾는 것은 자만심의 소치다. 좋든 싫든 간에 우리는 로마 공화국의 상속자이기도 하니까. 나는 이 책 의 제목을 ‘시민’으로 하고 싶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시민이며, 공화국이 궤멸했다는 비극도 시민의 비극이기 때문이다. 로마인들 역시 나중에는 고대적인 덕성이 지겨워져서 손쉬운 노예제와 평화가 주는 안락을 선택했다. 끝도 없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보다는 빵과 원형경기장의 공연이 더 나았다. 로마인들은 그들의 자유에 스스로를 파멸시킬 씨앗이 들어 있었음을 인정했다. 또한 그것은 이후 몇 백 년 동안 사람들의 마음속에 불안하게 똬리를 틀었다.
민중은 중요한 존재였고, 자기들이 중요시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모든 유권자들이 그렇듯이 이들은 입후보자들이 진땀 흘리며 자기들에게 잘해주도록 만드는 일을 즐겼다. 공화국에서는 “군중만큼 까다로운 것도 없고 무얼 원하는지 파악하기가 힘든 것도 없다. 또 투표라는 시스템만큼 예측하기 힘든 것도 없다.” 그래도 로마 정치에서는 예측 가능한 부분이 더 많았다. 물론 민중은 투표권을 가졌지만 그래도 공직을 따낼 가능성은 부자들에게만 있었고, 입후보자 자신이 이룬 부만으로는 부족한 경우도 있었다. 로마인들은 속물근성이 아주 강했다. 사실 시 민들은 잘 알려진 가문의 인물에 표를 던지는 편을 선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