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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88990825
· 쪽수 : 856쪽
책 소개
목차
서론
1부 고전고대
1장 아테네 | 기원전 479년, 헬레스폰트
2장 예루살렘 | 기원전 63년, 예루살렘
3장 선교의 임무 | 기원후 19년, 갈라티아
4장 믿음 | 177년, 리옹
5장 자선 | 362년, 페시누스
6장 천상 | 492년, 가르가노산
7장 엑소더스 | 632년, 카르타고
2부 기독교 세계
8장 개종 | 754년, 프리지아
9장 혁명 | 1076년, 캉브레
10장 박해 | 1229년, 마르부르크
11장 육체 | 1300년, 밀라노
12장 종말 | 1420년, 타보르
13장 종교개혁 | 1520년, 비텐베르크
14장 우주 | 1620년, 레이던
3부 모데르니타스
15장 성령 | 1649년, 세인트조지 힐
16장 계몽 | 1762년, 툴루즈
17장 종교 | 1825년, 바로다
18장 과학 | 1876년, 주디스강
19장 그림자 | 1916년, 솜강
20장 사랑 | 1967년, 애비로드
21장 각성 | 2015년, 로스토크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미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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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서론
기독교와 그 종교를 탄생시킨 세상의 상호 관계는 이처럼 역설적이다. 신앙은 고전고대(classical antiquity)의 가장 지속적인 유산인 동시에 그 시대의 완전한 변모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페르시아, 유대, 그리스, 로마 등 여러 전통을 하나로 취합하여 형성된 기독교는 그 신앙을 처음 배출한 제국의 붕괴 이후에도 살아남았고, 그 후 한 유대인 학자의 말을 빌리면, “일찍이 세계사가 배출한, 가장 강력한 패권적(覇權的) 문화 체제”가 되었다. 중세에 들어와, 유라시아의 그 어떤 문명도 라틴 서방처럼 여러 전통을 취합한 단일한 신앙 체계의 지배 세력으로 부상한 적이 없다.
2장 예루살렘 | 기원전 63년, 예루살렘
천지를 창조하신 주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자손들에게 획기적이면서도 전례 없는 명예를 내려 주었는데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계약이 그것이다. 다른 민족들은 이런 계약이 가능할 거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신들은 계약을 증명하는 존재이지 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었다. 인간이 감히 어떻게 신과 동맹을 맺을 수 있다고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오로지 유대인만이 이런 기발하고 신성 모독적인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주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은 그들이 신성을 이해하는 밑바탕이 되었다. 성궤는 그 계약(모세가 산에서 갖고 내려온 두 개의 석판에 적힌 것)을 담기 위한 것이었다. 솔로몬이 건설한 신전의 지성소에 모셔진 것은 바로 그 계약이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그 성전을 파괴한 이후에도 주 하느님과 선택된 민족 사이의 계약은 취소되지 않았다. 계약의 조건들은 그대로 지속되었다. 성궤가 사라진 후 수세기 동안에 편집되고 재편집된 히브리어 성경은 대체로 그 계약을 간직하기 위해 편찬되었다. 성경을 공부하는 모든 유대인은 그 계약을 가슴속에 깊이 새긴다.
3장 선교의 임무 | 기원후 19년, 갈라티아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갈라티아 사람들에게 할례의 칼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할례 없이는 그리스도가 그들을 구제할 권능이 없다고 말하는 셈이었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형으로 유대인과 온 세상 다른 민족들의 구분이 허물어졌다는 바울의 가르침을 부정하고 그런 구분을 다시 설정하려는 것이었다. 이는 보편 종교의 전도에 나선 바울의 일을 원천 무효로 만드는 것이었다. 따라서 갈라티아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울이 자신의 가르침을 그대로 준수하라고 회유도 하고 호소도 하는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자유롭게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구호는 양날의 검이었다. 바울이 갈라티아를 떠난 후, 그리스도를 마음속에 받아들인 일부 신자들은 생활의 지향점이 사라졌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도시의 신들을 부정하는 것은 곧 시민 생활의 리듬을 부정하는 것으로, 가족과 친구들의 관계를 위태롭게 하고 카이사르에게 불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었다. 갈라티아의 위기는 바울에게 냉엄한 교훈을 남겼다. 개종자들이 느끼는 단절감은 매우 심각하여 그들 중 일부가 나아갈 방향을 재조정하다가 할례를 심각하게 고려할 수도 있었다. 어쨌든 유대인들은 아주 오래된 민족이었고 그들의 율법은 엄격하기로 유명했다. 배타적이면서 숭고한 정체성이 지닌 매력은 바울의 예상보다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는 타협하기를 거부했다. 오히려 자신의 주장을 전보다 두 배로 더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개종자들에게 그들 자신을 갈라티아 사람이나 유대인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사람 혹은 천상의 시민으로 생각하라고 요구했다. 그들에게 혁신적이면서도 글로벌한 정체성을 갖추라고 했다. 이는 지역 정서를 당연시하고 새로운 것을 수상하게 여기는 시대에 아주 과감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바울은 그런 전략에서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바울이 모세의 율법에 어느 정도 권위를 부여한 이유는 하느님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보편적 우애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사실 모든 율법은 한 계명으로 요약됩니다.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라고 하신 계명입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오로지 사랑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