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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86557945
· 쪽수 : 124쪽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는 당신의 아가雅歌
Nikos Kazantzakis의 성 프란체스코
“나, 여기 교수대에 매달려 있지”
빵과 포도주
이태석 신부님께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는 당신의 아가雅歌
산책
바다별곡
비루한 이성
자화상
북경행 기내에서
사랑도 사람의 일이기는 하나 하늘의 일이라
사랑도 하늘의 일이기는 하나 사람의 일이라
군자연한다
심야 어슬렁거린다
당신에 관한 명상
2부 설국
자정 무렵
입추
설국
시지프스
우리들 이야기
귀신나무
보름달
비문증
새를 기르는 방식
이순
장산 시골집에서
세느강
카페 토스피아
하루살이처럼
고인돌
3부 이국의 북카페
정저우 외인촌 1
정저우 외인촌 2
잠꼬대
카오스를 위하여
빅뱅 이후
밤의 코카콜라 파라솔에 앉아
말씀이 육신이 되어
이국의 북카페
논어를 읊조리는 밤
죽은 누이
봄 어금니
곁불
병든 길고양이 혹은
‘야나이하라 다다오’를 읽으며
아침
4부 희생양에 관한 새로운 관점
하늘 저울
흰 와이셔츠
60년 넘게 한 곳으로 줄기차게 가고 있다
바바리코트
스마트폰을 어디 두었더라
어느 옷 수선집
롯데와 미스 롯데를 위한 변증
어떤 출근길
희생양에 관한 새로운 관점
시인의 바다
코로나19 팬데믹
루시퍼
연화산 청련암
유지柳枝가 율곡에게
미궁
■해설
묘사와 응시 시학│오형엽(문학평론가 · 고려대 국문과 교수)
저자소개
책속에서
하늘 저울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하거나
글을 쓰거나
독서를 하거나
강의를 하거나
외국어 공부라도 하는 것과
마당에 엎드려
잡초를 뽑거나
서재 바닥 얼룩을 닦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이불을 햇살에 널어놓는 따위
혹은 마당의 일벌들을 돌봐 주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일처럼
보이는 것이
씨줄과 날줄로 짜인
영혼과 육체 한 덩이의 생이라면
말이다
정녕
전자가 무겁고 후자가 가볍다?
글쎄,
근자
후자에게로 마음이 자꾸 기울어 간다
아무 이유나 조건 같은 건 없었고
단지 길강아지 복실이와 마을 앞 하천 둑길
몇 번 산책했을 뿐이다
Nikos Kazantzakis의 성 프란체스코
어느 날 남루한 차림의 거지를
자기 오두막으로 데려왔는바,
거지는 눈썹이 다 빠지고 코가 문드러진 환자,
프란체스코 정성껏 음식을 대접했다
너무 추우니 몸으로 몸을 덥혀 달라는 거지
니코스 카잔차키스 망설임도 없이 몸에 몸을
오랫동안 비벼 덥혀 주다,
둘 다 깜빡 잠들었다
침대에서 자던 거지 어디론가 사라지고
피고름 흐르던 몸을 감싸고
잔 몸과
침대가 깨끗해져 있었다
프란체스코, “하느님, 그렇게 저를 찾아오셨군요”
니코스 카잔차키스, “하느님, 이렇게 저를 찾아오셨군요”
희생양에 관한 새로운 관점
먼지 또는 유지, 시기 질투와 분쟁, 혼음, 나태까지
기계적 충격과 물과 세제를 이용한 화학적 작용으로
몸 혹은 마음의 변형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마당에서 몸을 말리는 푸른 하늘
미라의 몸에서 날 것 같은 미세한 나프탈렌 냄새
자세하게 분석해 보면 그것은 피 냄새였다
사람이 직접 손으로 빨래를 하기 시작한 기록은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어디 이집트뿐이겠나
두드려 빨고 긴 막대에 꿰어 바비큐처럼 짜기도 했다
점차 풀과 다리미로 또 비누를 사용하고
수동식에서 전동식 드럼세탁기까지
더불어 더이상 신에게 희생제의를 드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