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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제국

불멸의 제국

(백성, 나라를 꿈꾸다)

오동명 (지은이)
말글빛냄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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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제국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불멸의 제국 (백성, 나라를 꿈꾸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86614259
· 쪽수 : 288쪽
· 출판일 : 2020-12-17

책 소개

일본의 침략에 죽음으로 항거했던 민영환과 갑오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탄압을 주도했던 그를 제거하기 위해 하인이자 인력거꾼으로 접근한 동오와의 사이에서 주종 관계를 넘어 서서히 쌓여가는 두 사람의 깊은 신뢰와 내적 갈등을 다룬 역사소설이다.

저자소개

오동명 (지은이)    정보 더보기
52여 년 살아온 서울을 떠나고 싶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여기저기 전전했고, 지금 머물고 있는 곳이 전설을 품고 있는 마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설과 함께 생겨난 마을,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 곳에 정착지 못하고 떠돌다 우연히 머물게 된 이곳이 무조건 좋았습니다. 400여 년 전, 자라가 사라진 바위를 파다가 솟아난 샘물로 인해 척박한 이곳에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동네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마을이름도 오촌(자라마을)입니다. 전설을 되살려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나 하나만이 아닌, 많은 분들도 전설 속에서 살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은 장군이와 그 엄마가 그 전설(고향)을 찾아가지만, 전설을 잃고 사는 우리 역시 그 전설을 찾아 떠나보는 여행 바로 우리의 귀향가입니다. 저자 오동명은 현재 이 마을, 전북 남원 이백면 오촌마을에 살고 있습니다. 대학에선 경제학(경희대)을 전공, 하지만 사진으로 직장을 구해 광고사진가(제일기획)로, 사진기자(중앙일보)로 16년 기자팔이 돈벌이했고 약 7년 여기저기 대학(충남대, 전북대, 제주대 등)을 떠돌며 포토저널과 미디어 및 언론학 등으로 강의를 했다. 지금은 남원의 옛 시골집에서 서당(또바기학당) 같은 걸 고쳐 꾸리고 동네 꼬마녀석들과 책을 같이 읽고 대나무로 필통 등 이것저것 만들며 뒷마당 흙을 손으로 빚어 굽고 또 뒷동산 지리산을 산보하며, 글과 그림에 빠져 산다. <또바기학당>의 이름으로 유튜브에서 유일하게 소통하며 산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 관한 역사소설 《불멸의 제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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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백 년 장구한 조선의 역사가 간드락 바람 앞의 촛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를 운명의 기구함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는 것을 힘으로 뻗치지 못하게 한 건 맹종의 글자 쌈박질에 있었다. 죽은 지식을 경계하라, 이러면서도 또 중국의 옛것, 옛 성인들만 거들먹거리며 있는 자신이 거울에 선연하게 비친다. 아는 것이 죄가 된다. 아는 것에 말려들고 만다. 철저하지 못한 때문이요 적절하지 못한 때문이다. 승패는 앎이 아니라 그 앎을 어떻게 옮겨내느냐에 달렸다. 그렇지 못하면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아니라 아는 대로만 볼 뿐이다. 앎에 갇히는 것이다. 앎이 결국 죽이는 것이다. 지금 조선이다. 어설피 알아서고 어줍게 아는 것에 묶여서다.
왈왈하지 않고도 질문으로 대답을 유도하는 이토에 제압된 고종은, 천진·관문조약 등을 조목조목 들춘 뒤에 말을 이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명확히 한 것은 완전히 일본제국의 힘에 의한 것이고 이 모두가 경의 무진한 노력에 힘입은 바 많았다.”
고종의 치하에도 이토는 냉엄했다. 오히려 치하하는 말에서 꼬투리를 잡아챈다. 고종은 말을 해놓고 바로 실수했다며 후회한다. 이자가 말꼬리 잡는 명수임을 왜 내가 깜빡했는가, 자책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적은 기회를 잡았고 적에게 말려들고 말았다.
“나, 이토는 조선이 청과 러시아 사이에 처한 딱한 사정을 보고 청이나 러시아에 나라를 빼앗길 것을 우려해 조선의 독립을 도왔건만, 이것을 불만으로 여기시다니 심히 불쾌하기 그지없습니다. 또한 1894년 동학당의 소란을 이용해 청군이 조선 땅에 군을 파병하자 우리 일본제국은 조선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군을 투입했고 일본 젊은이들의 목숨은 조선을 위해 바쳐졌습니다. 그때 어느 나라라도 귀국을 한심하다 아니할 수 있겠습니까. 조선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한심한 조선으로 인해 아시아의 안위까지 위협 받고 있는 처지에 있었습니다. 이에 저희 폐하께서는 대한제국의 황실의 안녕과 대한제국민의 평화를 위하여….”
고종은 친서로도 읽고 이토로부터 여러 번 들은 대한제국의 평화 운운에 혀를 차며 눈을 감고 말았다. 평화를 얘기하는 자들이 총을 앞세워 침략·약탈하다니… 안녕을 보장한다는 자들이 모든 이권에 개입하여 다 빼앗아가는 도적질을 일삼다니… 달변의 이토는 여전히 말을 이어갔다.
“무릇 대한제국의 영토는 일본제국 때문에 지금 온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제 폐하는 세계의 추세를 살피고 국가 인민의 이해를 돌아보시어 대한제국은 즉시 일본제국에 병합함에 동의하시길 바랍니다.”


영환은 굽히지 않았다.
“진령군이 갖은 폐단을 저지르고 있는 데는 다 마마를 믿고 하는 짓이 아니겠습니까. 마마께서는 진령군에 의해 눈이 가려지고 귀가 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신에겐 보입니다.”
그럼에도 무엄하다, 누구 덕에 네가 지금… 청의 서태후에 비하면 나는… 민비는 영환의 말을 듣지 않고 진령군을 여전히 궁에 두고 그녀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다. 진령군은 도를 넘어 관직을 돈 받고 팔기까지 하니 그녀에게 줄을 서려는 자들로 들끓었다. 하지만 동학의 세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어 청과 일본의 군인들이 조선 땅에 들이닥치니 민비는 진령군에 더욱 의지했다. 나라가 온전할 리 없었다. 민비는 결국 이토 히로부미의 조종으로 일본 자객의 칼에 처참하게 살해되고 만다. 자업자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궁 안의 왕이며 대신들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있을 때 민비가 불신을 넘어 증오하며 가장 불안해했던 백성들이 나섰다. 민비 살해의 주범인 일본을 이 땅에서 내쫓자고 밭을 갈던 쟁기와 호미를 들고 일어났다. 이를 민영환은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면서도 동학 백성들을 진압하는 데에 그도 앞장서야 했다.
작년에 이어 일본에서 이토가 조선의 한성 땅에 와 있다. 지척에 그가 와 있다. 이때 민영환은 극도로 무력감에 빠져있었다. 해서 미루어왔던 아내의 묘 이장으로 이 무력감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자신의 묏자리에서 내려다보이는 산하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영환은 자신에게 묻는다. 내가 한 번이라도 백성을 진심으로 생각한 적은 있었는가. 자신에게 돌아간다. 도대체 살면서 나는 있었는가. 과연 나라고 할 수 있는 삶을 살긴 했는가. 안동 김씨, 죽은 아내의 이름조차도 모르는 자신이 한심했다. 한없이… 여자라고 멸시하고 백성을 무시했던 그, 영환은 자신의 무능함은 바로 태생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는다. 풍족은 결핍만도 못했다. 그러나 때가 너무 늦었다.
“부인, 죽어서나 함께 눕게 되는구려. 용서하오.”


영환이 인력거에 오르며 민들레를 집는다. 보고 있으려니 동오가 출발해도 되냐고 묻는다.
“먼 길입니다. 많이 힘드실 것이옵니다. 제 힘껏 편히 모실 수 있도록 제 힘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아! 영환은 입이 먼저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 생각이 입을 따르지 못하고 생각을 따르지 못한 입으로 남에게 함부로 한 것은 네가 아니라 나였다. 그랬구나. ‘먼 길, 힘든 길, 편히 모시겠다.’ 그래서 포공영이었다.
앉아 동오를 보니 머리와 어깨 사이 뒷목 고개가 새카맣다. 십일월에도 어깨까지 드러낸 두 팔도 새카맣다. 시선은 민들레를 안고 있는 제 두 팔로 향한다. 소매를 살짝 걷어 제 가는 팔뚝을 본다. 하얗다. 그 희디흰 손에 놓인 한 웅큼의 꽃다발, 민들레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바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서, 저 앞에 인력거를 끄는 사람에 의해서 꽃이 흔들리고 내가 흔들린다. 흔들리자 풀 내가 올라온다. 코앞으로 민들레를 끌어당긴다. 영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라를 지킬 힘이 이젠 자기에게도 없다. 갖은 방법을 찾아봤지만 모든 게 역부족이었다. 사 개월 전 고종은 외부대신을 민영환에게 제수했다. 병을 핑계로 고사했지만 사실 영환은 자신을 더 잘 안다. 곧 일본은 또 다른 조약을 체결하려고 압박하고 위협해 올 것이 분명했다. 나라를 넘겨야 하는 일, 이것만은 할 수 없다. 막아야 하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이도저도 어쩔 수가 없다. …(중략)
또 민들레향이 올라온다. 순간 덜컹거린다. 동오가 돌아보며,
“죄송합니다. 돌을 피한다고 했는데, 더 주의 집중해 모시겠습니다.”
달리는 동오도 생각이 복잡하다. 달리기만 할 순 없었다. 태어나 나로 사는 것, 나는 없었다. 부모님이 일본군과 일본군의 앞잡이 동네 형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하고 그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동학에 심취했다. 일자무식장이인 자신에게 힘을 준 것은 한 가지였다. 자기가 주인으로 사는 것. 생각이나 상상으로는 감히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양반이나 백성이나 같단다. 자기가 주인…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주인으로 사는 것, 주인답게 사는 것, 이것이 인간이고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라고 했다. 머리에 번개를 맞는 기분이었다. 아찔했다. 그리고 통쾌했다. 가슴이 후련했다. 전혀 관심도 없던 책을 읽게 되고 책을 읽다보니 모르는 게 너무나 많았다. 배워야 했다. 배워가니 주인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더 확고해졌다. 남에 의해 조종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된 삶… 살기로 했다. 한성으로 올라갔다.
인력거가 요동을 치자 영환은 인력거를 끌고 있는 앞의 저 백성의 뒷모습을 보며, 저자의 삶은 어떨까? 백성의 삶을 짐작한 일은 책상 위에서 정책을 짤 때 외엔 생각한 적이 없다. 정책이라야 일부 권력자 중심에서 비롯되니 백성은 이용가치로서 만의 고려일 뿐이었다. 염려나 배려는 전혀 없는 그들의 삶, 백성이 안중에 있을 리 없다. 나의 국익은 오로지 임금과 민 씨, 이것 외에는 없었고 이에 충실하는 게 충성이었다. 영환은 백성이 없는 나라가 바로 자신의 조국임을 깨닫는다. 다 내 탓이로구나. 저 보잘 것 없이 태어난 백성보다야 가진 재량이나 권력이 비교할 수 없이 많으면서도 나라를 이 지경 이 꼴로 만들고 말았구나. 영환이 인력거에 오르며 민들레를 집는다. 보고 있으려니 동오가 출발해도 되냐고 묻는다.
“먼 길입니다. 많이 힘드실 것이옵니다. 제 힘껏 편히 모실 수 있도록 제 힘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아! 영환은 입이 먼저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부끄럽다. 생각이 입을 따르지 못하고 생각을 따르지 못한 입으로 남에게 함부로 한 것은 네가 아니라 나였다. 그랬구나. ‘먼 길, 힘든 길, 편히 모시겠다.’ 그래서 포공영이었다.
앉아 동오를 보니 머리와 어깨 사이 뒷목 고개가 새카맣다. 십일월에도 어깨까지 드러낸 두 팔도 새카맣다. 시선은 민들레를 안고 있는 제 두 팔로 향한다. 소매를 살짝 걷어 제 가는 팔뚝을 본다. 하얗다. 그 희디흰 손에 놓인 한 웅큼의 꽃다발, 민들레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바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사람에 의해서, 저 앞에 인력거를 끄는 사람에 의해서 꽃이 흔들리고 내가 흔들린다. 흔들리자 풀 내가 올라온다. 코앞으로 민들레를 끌어당긴다. 영환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나라를 지킬 힘이 이젠 자기에게도 없다. 갖은 방법을 찾아봤지만 모든 게 역부족이었다. 사 개월 전 고종은 외부대신을 민영환에게 제수했다. 병을 핑계로 고사했지만 사실 영환은 자신을 더 잘 안다. 곧 일본은 또 다른 조약을 체결하려고 압박하고 위협해 올 것이 분명했다. 나라를 넘겨야 하는 일, 이것만은 할 수 없다. 막아야 하는데 어쩔 도리가 없다. 이도저도 어쩔 수가 없다. …(중략)
또 민들레향이 올라온다. 순간 덜컹거린다. 동오가 돌아보며,
“죄송합니다. 돌을 피한다고 했는데, 더 주의 집중해 모시겠습니다.”
달리는 동오도 생각이 복잡하다. 달리기만 할 순 없었다. 태어나 나로 사는 것, 나는 없었다. 부모님이 일본군과 일본군의 앞잡이 동네 형에게 처참한 죽임을 당하고 그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동학에 심취했다. 일자무식장이인 자신에게 힘을 준 것은 한 가지였다. 자기가 주인으로 사는 것. 생각이나 상상으로는 감히 먹을 수 있는 것이었다. 양반이나 백성이나 같단다. 자기가 주인… 비록 가진 것은 없지만 주인으로 사는 것, 주인답게 사는 것, 이것이 인간이고 인간으로 태어난 이유라고 했다. 머리에 번개를 맞는 기분이었다. 아찔했다. 그리고 통쾌했다. 가슴이 후련했다. 전혀 관심도 없던 책을 읽게 되고 책을 읽다보니 모르는 게 너무나 많았다. 배워야 했다. 배워가니 주인으로 산다는 게 무엇인지 더 확고해졌다. 남에 의해 조종되는 삶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선택으로 결정된 삶… 살기로 했다. 한성으로 올라갔다.
인력거가 요동을 치자 영환은 인력거를 끌고 있는 앞의 저 백성의 뒷모습을 보며, 저자의 삶은 어떨까? 백성의 삶을 짐작한 일은 책상 위에서 정책을 짤 때 외엔 생각한 적이 없다. 정책이라야 일부 권력자 중심에서 비롯되니 백성은 이용가치로서 만의 고려일 뿐이었다. 염려나 배려는 전혀 없는 그들의 삶, 백성이 안중에 있을 리 없다. 나의 국익은 오로지 임금과 민 씨, 이것 외에는 없었고 이에 충실하는 게 충성이었다. 영환은 백성이 없는 나라가 바로 자신의 조국임을 깨닫는다. 다 내 탓이로구나. 저 보잘 것 없이 태어난 백성보다야 가진 재량이나 권력이 비교할 수 없이 많으면서도 나라를 이 지경 이 꼴로 만들고 말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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