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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86732526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머리말
1장 침대의 장막을 걷다
2장 분할 수면과 수면의 산업화
3장 결혼과 성(性), 그리고 침대
4장 출산과 침대
5장 장례 의식과 임종 침대
6장 다른 사람과의 침대 공유
7장 움직이는 침대
8장 정치 무대로서의 침대
9장 침대와 프라이버시
10장 침대의 미래
주
참고문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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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판 출처
리뷰
책속에서
수면과 수면의 역사를 둘러싸고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전기조명이 밤을 낮처럼 환히 밝히기 전까지 일상적이었던 분할 수면[segmented sleep] 관습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테면 네 시간 잠을 자고 깨어난 후에 섹스나 꿈 해몽, 기도, 집안일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혹은 범죄나 다른 악행을 저지르고 침대로 돌아가서 네 시간쯤 더 잤다는 말이다. 17세기만 해도 런던의 거리에는 새벽 3시가 되면 장사꾼들의 호객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시간에 자발적으로 물건을 사는 소비자가 있었다는 뜻이다.
성생활을 비롯한 파라오의 모든 행동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었기에 파라오의 모든 일상은 일일이 엄격하게 조직되었다. 기원전 1세기의 그리스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켈로스(Diodorus Sikelos)는 파라오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파라오가 백성들을 모으고 판결을 내리는 행위뿐만 아니라 산책과 목욕, 아내와 잠자리를 가질 때도, 말하자면 파라오의 모든 행위에는 정해진 시간이 있었다.” 이런 규율은 그보다 몇 세기 전에 살았던 메레루카 같은 고관들에게도 해당되었을 것이다. 메레루카의 무덤은 그가 아내를 동행하여 침대에 들 때조차 의무가 따랐음을 암시한다. 고대의 침대는 훗날 신화의 주제로 꾸준히 등장했다. 그리스와 로마 문학은 안락함을 주고 피신처를 제공하는 침대의 역할을 지나칠 만큼 자주 언급한다.
수면 보조제가 엄청난 인기를 끈 것은 산업혁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진화론의 측면에서는 이런 약물이 인간의 또 다른 적응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산업 자본주의에 의해 엄격한 시간표 속으로 밀려들어간 인류에게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대부분은 일터에 가려면 제시간에 일어나야 하는데, 그 일터는 보통 집 밖에 있고 우리는 때에 맞춰 일해야 한다. 저널리스트 아리아나 허핑턴(Arianna Huffington)은 산업화와 더불어 수면이 “단지 가능한 많이 이용해야 하는 상품의 일종이 되었다”라고 말한다. 이런 생각은 어린 시절부터 문화적으로 주입되기 시작한다. 다섯 살이 되면 학교 일정에 맞춰 일어나야 하고 늦잠을 자면 벌을 받는다. 토머
스 제퍼슨은 산업화를 열렬히 옹호했고, 보편적인 학교교육을 민주 공화국의 핵심 요건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이런 교육은 달리 보면 다음 세대에게 직장의 가차 없는 시간표를 따라가도록 미리 준비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