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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남아 있는 날들의 글쓰기](/img_thumb2/9791186846506.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글쓰기
· ISBN : 9791186846506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19-04-1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삶과 죽음의 글쓰기 ・ 9
죽어가는 삶 ・ 19
아르스 모리엔디 ・ 37
함께 죽는 것 ・ 64
죽음의 소망 ・ 100
선고받은 죽음 ・ 126
죽음의 문턱에서 ・ 153
돌고 도는 슬픔 ・ 166
세상을 떠날 때는 발부터 ・ 207
감사의 말 ・ 219
저자가 이야기하는 책들 ・ 220
책속에서
자기 자신의 죽음에 대해 글을 쓰거나 이야기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 죽어감에 대해 글을 쓰거나 녹음하는 사람들은 소극적으로 죽음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을 소극적인 인물로 표현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죽음에 결국 항복했다 해도 그 자체가 어려운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건 늙은 사람이건 죽어가는 사람들은 대개 죽음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다 죽음에 맞서 투쟁한다.
어머니가 점점 쇠약해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바라보려면 죽음이 우리 자신을 엄습해 오는 느낌을 불가피하게 겪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는 죽음이 방에 들어와 잠시 멈춰 섰다가, 우리 곁을 지나쳐 사랑하는 사람에게 손을 뻗는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때가 되면 우리들 가운데 먼저 죽는 사람이 있고 나중에 죽는 사람이 있을 뿐,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진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어머니의 죽음과 어머니의 삶에 대해, 또 어머니의 삶과 우리의 삶이 비록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탐구한다. 우리는 책, 옷, 이야기 등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우리가 어머니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머니와의 단절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어머니를 어머니로만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의 한 사람, 연인, 여인으로서의 어머니를 이야기한다. 비록 마지막을 앞둔 지금의 어머니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지만 말이다. 비록 죽음을 어찌할 수는 없어도,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이 모든 것이 더 쉽게 받아들여지길 희망한다. 다른 사람들의 회고록을 읽을 때면, 나는 그들의 어머니가 내 어머니가 되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