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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87142522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18-08-01
책 소개
목차
1장 마녀 메로에와 소크라테스의 이야기
2장 관능적인 포티스와의 사랑
3장 당나귀로 변한 루키우스
4장 젊은 도둑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5장 쿠피도와 프쉬케의 사랑
6장 쾌락을 낳은 사랑과 영혼
7장 포르투나 여신에게 미움받는 당나귀
8장 당나귀 루키우스, 끊임없이 죽음과 만나다
9장 당나귀는 그림자만 봐도 당나귀인 줄 안다
10장 당나귀 루키우스, 음탕한 여인과 사랑을 나누다
11장 이시스 여신의 가호로 사람이 된 루키우스
작품 해설 | 송병선
부록 신들의 이름
리뷰
책속에서
나는 왼손과 오른손을 새처럼 휘젓기 시작했지만 부드러운 깃털도, 아니 딱딱한 깃털조차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에 내 머리칼이 돼지털처럼 빳빳해지기 시작했으며, 내 연약한 피부는 딱딱한 가죽으로 변했고, 손가락과 발가락은 단 하나의 손톱과 발톱으로 뒤섞여 버렸다. 그리고 나는 엉덩이 척추에서 긴 꼬리가 나오는 것을 느꼈다. 얼굴은 아주 커다랗게 부풀었으며, 입은 커졌고, 콧구멍은 크게 열렸으며, 입술은 늘어졌고, 귀는 엄청나게 커졌으며, 얼굴에는 털이 가득했다. 이런 끔찍한 변형 중에서도 위안이 되는 게 있었다. 내 남성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는 그즈음 갈수록 커지는 포티스의 욕망을 채워주는 데 몹시 힘겨워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 몸은 새鳥가 아니라, 당나귀로 변했다.
방앗간 주인 아내의 극진한 친구는 그녀의 부정을 부채질하던 더럽고 역겨운 늙은 포주였으며, 이 여자는 온종일 그녀의 옆에서 함께 지내곤 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두 사람은 서로 맛있는 포도주를 주거니 받거니 했으며, 알지 못할 핑계를 대가면서 남편을 속이는 데 필요한 음모를 짜곤 했다. 비록 나는 포티스가 실수로 나를 새로 만드는 대신 당나귀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절대 용서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적어도 내 끔찍한 모습을 위로할 수 있는 보상을 받았다. 그것은 나의 긴 귀가 아무리 멀리서 나누는 대화라도 모두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뻔뻔스러운 내용을 속삭이는 무례한 노파의 말을 엿듣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