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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7192350
· 쪽수 : 444쪽
책 소개
목차
역자의 말
I
II
III
IV
V
VI
VII
VIII
IX
역자노트
리뷰
책속에서
‘역자 노트’ 일부 발췌
When I came back from the East last autumn I felt that I wanted the world to be in uniform and at a sort of moral attention forever; (원서 p.2)
지난해 가을 동부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이 세계가 제복을 차려입고 있기를, 말하자면 영원히 ‘도덕적인 차렷’ 자세를 취하고 있기를 바랐다. (김욱동 역 p.16)
지난가을 동부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이 세상이 제복을 차려입고 영원히 일종의 윤리적 차려자세를 취한 곳이었으면 하고 바라는 심정이었다. (김영하 역 p.12)
두 역자는 지금 be in, be at 구문을 의식하지 못하고, uniform을 제복으로, moral attention을 ‘차려 자세’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원어민 누구도 저기서 저런 뉘앙스를 느끼지 못한다.
바로 번역하면,
내가 지난 가을 동부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세상이 언제나 한결같고 도덕적 관심 속에 놓여 있기를 바란다고 느꼈다. (본문 pp.16-17)
다른 부분은 어투의 문제에서 오는 것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런데 이 문장,
“Oh, let’s have fun,” she begged him. “It’s too hot to fuss.” (원서 p.119)
를,
“아, 좀 놀라구.” 데이지가 졸랐다. “이렇게 더운 날 꼭 잔소리해야 되겠어?” (김영하 역 p.150)
라고 번역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번역이 가능한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 좀 즐겁게 지내요.” 그녀는 그에게 간청했다. “짜증을 내기엔 너무 덥잖아요.” (본문 p.193)
주객이 완전히 전도된 번역인 것이다.
다음 장면은 <위대한 개츠비>의 모든 수수께끼가 풀리는 문맥이다.
무엇보다 개츠비의 과거가 명확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 명백한 사실들이 왜 이렇듯 오랫동안, 그리고 수많은 역자들 사이에서 편견으로 점철되어 있었던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그것은 무엇보다 단어들이 가진 중의적인 의미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른 번역서들도 전체를 함께 보여 주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지면 관계상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라, 숱한 오역 가운데 몇 군데만 예를 들어 보겠다.
우선 전체를 오해하기 쉽게 만든 중요한 문맥 하나가 바로 이 대목이다.
This tremendous detail was to be cleared up at last. (원서 p.129)
이 문장은 단독으로 쓰인 게 아니라 Another pause(또다시 침묵)에 이어지는 문맥 속의 마지막 문장이다. 선입관을 버리고 문장만 두고 나름 직역하면 이렇게 된다.
이 엄청난 사안이 마침내 풀리려 하고 있었다. (본문 p.208)
이것을 다른 역자들은 이렇게 번역했다.
마침내 그의 어마어마한 과거가 낱낱이 드러날 순간이었다. (김욱동 역 p.183)
중요한 진실이 마침내 밝혀지려 하고 있었다. (김영하 역 p.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