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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87514930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2-09-15
책 소개
목차
고등어 잔가시
돈가스의 이유
소원
예상을 벗어난 남자
평소와 다른 토요일
출발
진짜 바다
여행의 끝
시작하는 여름
리뷰
책속에서
“그렇게 웃는 눈매가 아빠랑 닮았네.”
언제였더라, 엄마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왜 웃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그 말을 한 엄마가 조금 슬퍼보였던 건 기억한다.
웃는 눈매가 아빠랑 닮았다고?
혼자 세면대에서 거울을 보며 웃으려고 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재미있는 일도 없는데 웃음이 나올 리 없지.
아빠가 어떤 식으로 웃었는지 나는 모른다.
그래도 제일 친한 친구가 누군지 물으면 아라타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운동회 때 보통은 안 하는 일을 같이 저지른 동료이기 때문이었다. 우리 둘 다 조금 특이한 편이려나? 몸을 움직이기 좋아하고 축구도 좋아하지만, 스포츠 소녀단은 부모님 부담이 크다고 들어서 들어가지 않았다. 그 결과 남자애들 거의 절반과 따로 행동하게 되었다. 나와 아라타처럼 소년단에 들어가지 않은 사사키는 주말에 내내 게임을 한다는데, 나는 그 정도로 게임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아라타도 게임에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바비큐에는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 바비큐를 구운 추억이 아니었다. ‘굽지 않은’ 추억이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였나. 바비큐를 먹고 온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녀석이 있어서 부러웠던 나는 엄마에게 졸랐다. 바비큐를 먹으러 가고 싶다고. 우리 둘만 있을 때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랑 친한 다카토시 이모부랑 유리코 이모도 같이 있었다.
좋아, 같이 가자. 나를 예뻐하는 이모부니까 당연히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다들 흠칫해서 나를 본 채 얼어붙었다.
내가 뭐 잘못했나 싶어 울음을 터트릴 뻔했는데, 엄마가 어색하게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말했다.
아빠는 말이야, 다 같이 바비큐를 구워 먹으러 간 바다에서 사고를 당해 죽었어.
당시 나는 아빠가 없다는 건 알았지만 죽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죽음’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내게 엄마가 말했다. …조개를 캐오겠다고 했는데.
그때 오싹할 정도로 슬퍼 보였던 엄마의 얼굴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