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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8763286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1-01-31
책 소개
목차
1부 자연주의 운동
덧없는 인생
자연사랑
지혜
책
산책
미국식 마인드
낙원
2부 월든
콩코드에서의 삶
경제관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소리
고독
호수
결론
덕
인류
대지
책속에서
“그 누구보다 마음이 자유롭고 올곧은 젊은 친구가 있어 아주 흐뭇하다.”
― 에머슨이 소로를 두고 한 말, 출처는 1838년에 쓴 일기
덧없는 인생
허무한 노력의 끈을 묶은 짐짝이라오
나는 허무한 노력의 끈을 묶은 짐짝이다
혹시 모르니, 단단히 매시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하면 묶인 끈이
헐렁해지고 틈도 생길 테니,
날씨가 따스해서
더 그럴 것 같다
뿌리가 없는 제비꽃 한 다발에,
수영도 섞여 있다,
지푸라기가 에워싼 가운데
줄기를 둥글둥글 감으면,
그 법대로
내가 자리를 잡을 것이다
화사한 엘리시움 뜰에서
시간이 움켜쥔 꽃다발,
잡초와 찢긴 줄기는, 서둘러,
오합지졸을 만들어낸다
그가 해산한 날을
낭비해버린다
여기서 남몰래 꽃을 피운다,
수액을 다 마셔버려도,
가지를 파릇파릇하게 채색할
뿌리가 땅에 없으니
그저 빈 컵에
서있을 뿐
여린 싹이 내 줄기에 얹혀있다
삶을 따라한들
무슨 소용이랴! 아이들은 모를 텐데,
조만간 시간이 시들게 하리라
그런 아픔으로
녀석들은 열매를 맺는다
그러고 보니 허무하게 뽑힌 것이 아니었다,
숨이 붙어있는 한
삶의 꽃병에 있다가
어느 친절한 손이
산 채로 나를
낯선 곳에 데려갈 것이다
그러니 마른 줄기는 곧 시간을 되찾으리라,
또 다른 해가 지나면
누군들 알랴마는, 탁 트인 야외에서,
열매는 풍성하고 꽃은 화사하게
만발하리라,
내가 여기서 시드는 동안
일뿐이로다!
세상은 직장이다. 얼마나 분주한지 모른다! 기관차의 경적에 매일 밤잠을 설친다. 꿈도 내 맘대로 못 꾼다. 안식일도 없다. 여가를 즐기는 인간을 한번만이라도 본다면 기분이 째질지도 모르겠다. 그저 일, 일, 일뿐이다. 공책을 사서 생각을 적을 여유도 찾기 힘들다. 머릿속은 대체로 돈이 지배한다. 내가 밭에서 짬을 내는 꼴을 아일랜드 사람이 보면 급료를 세고 있겠거니 하겠지. 어릴 적 창 밖에 버려져 평생 불구가 되거나 인디언에게 놀라 까무러친다면 일을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그를 불쌍히 여길 것이다! 시나 철학, 아니 인생과 대립되는 것은 범죄가 아니라 쉴 새 없는 일이 아닐까 싶다.
- 《원칙이 없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