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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교육학 > 교육에세이
· ISBN : 9791187685463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0-09-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선생이 자신을 앞세울 때 아이의 성장은 멎습니다
아픔1 | 혐오적 시선
문제아요? 문제 선생님은 없나요?
선생님도 일회용인 거 알아요?
선생님이 학교에 머무는 이유가 뭐예요?
우리가 선생님의 기쁨조인가요?
선생님 자격은 유효기간이 없나요?
선생님은 미친 개라고 불러도 괜찮아요?
선생님은 우리에게 쓸모 있는 존잰가요?
왜, 묻고 듣지는 않죠?
누가 우리를 재우는데요?
수업 종소리가 왜 짜증날까요?
아픔2 | 차별적 시선
선생님, 성적이 낮은 게 우리 탓인가요?
선생님을 어떻게 부를까요?
왜 내가 쟤처럼 살아야 하죠?
우리가 창피한가요?
우리가 보이지 않나요?
선생님은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되나요?
애들이 자는 게 아니라 선생님의 열정이 자는 건 아닐까요?
존엄함을 팔아 돈과 권력을 좇는 삶이 옳은가요?
왜 떠나는지 정말 모르세요?
선생님은 애들이 기댈 수 있는 존재인가요?
아픔3 | 폭력적 시선
자신의 상처로 애들을 상처 내는 일, 부끄럽지 않나요?
학교를 떠나고 싶은 이유가 뭘까요?
왜,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없는 거죠?
선생님은 우리를 함부로 대해도 괜찮아요?
누가 주인공인가요?
내 꿈은 내가 꾸면 안 될까요?
교실이 전사를 양성하는 곳인가요?
식사시간은 함부로 대해도 되는 시간이에요?
쉬는 시간은 있는데 쉴 수 없는 이유가 뭐죠?
능력 없으면 그만둬야 되는 거 아니에요?
아픔4 | 간섭적 시선
제 삶을 조종하는 이유가 뭐죠?
내가 왜 당신에게 예쁘게 보여야 되는데요?
선생님이 공부의 적임을 아는지요?
우리가 감시당해야 할 죄수인가요?
우린 누가 위로해주나요?
우릴 존중해준 적 있나요?
오늘이 내일을 위한 날이에요?
우리 생각이 병든 생각인가요?
아이들의 삶을 일방적으로 기획하는 건 잘못된 권위 아닐까요?
왜, 구걸하게 만드는 거죠?
아픔5 | 관료적 시선
과목에 신분을 부여한 것이 우린가요?
왜, 선생님 가까이 가야 되는데요?
성장을 위한 과제가 맞나요?
왜 선생님 때문에 삶이 구겨져야 되죠?
교무실이 취조실이에요?
우리가 임시 학생인가요?
학교, 빠질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왜, 선생님에게 맞춰야 하죠?
선생님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뭐예요?
질문을 외면하는 건 우리를 회피하는 거 아니에요?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래서 애들에게 선생님이 어떤 존재인지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도움이 되는 존재인지 걸림돌이 되는 존재인지 말이에요. 그래서 지장을 주는 존재라면 아이들 앞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봐요. 아이들 생활에 방해가 되는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아이들 앞에 설 수 있다면 아이들은 어떻게 되겠어요. 국가는 이 사람이 이 자리에 적합한 존재인지 점검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흉악무도
한 짓만 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누군가의 삶에 불편함을 초래하는 것 또한 제재 받아야 할 잘못이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벌을 받아야죠. 그게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해요.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수업시간이 되면 선생님은 종을 치시고, 현관으로 나오셔서 손짓하여 부르시곤 하셨습니다. 수업시간은 선생님이 아이들을 초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면 아이들은 땅바닥을 뒹굴던 그 모습 그대로 경쟁하듯 달려와 어미 품속을 파고드는 새끼들처럼 교실 품에 안기곤 했습니다. 이제 아이들을 수업시간에 초대하는 선생은 사라졌습니다. 교실은 서로의 일터일 뿐입니다. 선생은 선생의 일에만 몰두하고 아이들은 또 자신들의 일에만 관심을 쏟습니다. 서로의 일에 지친 일꾼들의 만남입니다. 서로가 반가울 리 없습니다. 차갑고 거칠고 퉁명스러운 건 당연합니다. 교실이라는 노동 현장은 애들에게 불리합니다. 선생이 강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애들은 의문을 갖습니다. “짜증나는 건 종소리가 아니라 선생님이 아닐까?”
아이들은 압니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아니, 할 수 없다는 걸 말입니다. 그래서 더 화가 나고 마음이 갈가리 찢깁니다. 부당한 일 앞에서도 마음의 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은 선생에 대한 공포심 때문입니다. 교활한 선생은 이러한 아이의 공포심을 이용해 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합니다. “우리도 존중받아야 할 권리를 지닌 존재임을 왜 모르죠?” 애들이 쓴 의문과 답안에 대한 선생의 진솔한 대답이 그래서 시급합니다. “선생님은 좋아요? 함부로 대해도요?” 애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면서 남기고 간 말이 진하게 가슴에 박힙니다. 교육은 그 자체로 아이들을 존엄하게 대하는 일입니다. 아이들이 존엄한 존재이기에 그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겁니다. 아이들을 함부로 대하는 것은 이미 교육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존엄하게 대하는 것으로부터 교육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