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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7886167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17-07-14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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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리뷰
책속에서
<프랭키 2016년 2월>
어느 나른한 오후, 막 점심을 먹고 난 뒤였어. 네가 죽었다는 걸 마침내 알게 된 건. 진동으로 해둔 휴대전화에 모르는 번호가 떴어. 산더미 같은 서류 작업에 치여 정신없는 상태에서 받았지.
“프란체스카 하우 씨인가요?” 남자의 목소리가 내 기억 속으로 파고들었어. (중략)
“다니엘?” 쉰 듯한 목소리가 튀어나왔고, 휴대전화를 잡지 않은 손으로 책상 모서리를 움켜쥐었어. 나 자신을 이 방, 현재 에 묶어버리려는 듯. 그래야 내 어지러운 마음이 먼저 과거로 빠져들지 않을 테니까. 그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그가 나한테 전화할 이유는 단 하나밖에 없었어. 너에 대한 소식이지.
“오랜만이네.” 그는 어색하게 말했어.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 새끼 망아지처럼 다리에 힘이 풀려, 도시가 내다보이는 빗물 튀는 창가로 일어나 다가갔어. 폐에 공기가 차오르는 것 같았고, 내 불규칙한 숨소리가 들렸어.
“소피 일이야?”
“그래, 발견됐대.”
입안에 침이 고였어. “살아… 있어?”
잠시 침묵이 흘렀어. “아니, 뭔가를 발견했대….”
<프랭키>
와인 한 잔이 몹시 당겼어. 부엌으로 가서 전자레인지 옆에 있던 레드와인 한 병을 꺼냈어. 며칠 동안 스트레스가 심할 걸 알고 술을 충분히 가져왔지. TV 앞에 앉았지만 날씨 때문에 잡음도 심하고 화면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서 꺼버렸어. 여기서 지내다간 미쳐버리겠어. 내가 왜 여기 왔지? 하지만 답은 이미 알고 있어. 화려한 그랜드 부두와 산책로, 해변을 내려다보는 중심가 호텔 방 하나를 예약할 걸 그랬어. 내가 자랐던 방 같은 곳. 이 아파트는 마을의 게스트하우스나 민박보다 고급이긴 하지만 절벽 꼭대기에 있어서 심장 약한 사람에게는 맞지 않아. 특히 내 과거를 생각해보면 더 그래. 여기 고립된 기분이야. 왜 혼자 있으면 지금까지 봤던 모든 공포영화와 드라마들이, 마치 DVD가 머릿속에 있는 것처럼 무한 반복되는 걸까? 이슬링턴에 있는 집이 그리웠어. 고독이 낯설어서가 아니야. 짧은 결혼 생활과 동거할 때를 제외하면 언제나 혼자 살았어. 하지만 런던에서는 도시의 익숙한 소리에 안도감을 느꼈어. 거리의 끊임없는 차량 소음, 경적 소리, 요란한 경찰 사이렌, 10대들의 고함 소리, 비행기의 희미한 굉음. 이런 소리들은 내가 사람들로부터, 문명 세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고 알려주지. 런던에는 아주 깊은 밤이라고 해도 침묵은 없어. 귀가 먼 듯한 침묵이 어떤 느낌인지 잊고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