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7928140
· 쪽수 : 216쪽
· 출판일 : 2017-04-1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과거로부터
가장 재밌는 농담 14
기억의 벽들과 문들 16
도벽 20
길 위의 시간 24
곁으로부터
jazz bar 一日 32
의자가 떠난 자리 36
사직타운 40
벽들의 세계 45
손님의 자세 49
폐허 53
토요일의 축제 58
조용한 눈 61
먼 곳으로부터
용도 없음 66
비밀을 파는 곳 71
벨라루시의 손목시계 76
끝없는 길들 81
실패한 사진 1 84
실패한 사진 2 88
사람을 읽는다는 것 95
멈춰진 남자 101
견딜 수 있는, 어둠 속 104
밧줄과 식물 110
나무들의 도시 114
검은 호수에 서서 118
먼 장소, 먼 시간 121
루모이의 언덕 124
얄타를 함께 걷다 128
미야지마섬에서의 하루 137
느린 산책, 족자카르타에서 141
얼굴 149
두 번째 방문 154
다시 곁으로
등장인물 162
데이 포 나잇 165
동네에서 찍은 영화 168
기회 172
근황 175
데이 포 나잇, 이 골목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들
마주보다 180
약속 183
하와이 카레 191
一日 198
광화문에서 204
홍차가게 21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끔 차창 너머에 시선이 갈 때가 있고, 그 너머의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 한 시절의 고단함이 풍경과 함께 스쳐간다. 괴로울 때가 떠오르지만 굳이 그 슬픔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기쁨이 생각나는 장소와 마찬가지로 슬픔이 떠오르는 장소도 있기 마련이고 지나간 슬픔도 소중함으로, 또 그 슬픈 길의 벽과 벽 사이 또한 머지않은 시간 내에 쓰러지고 메워지며 이어질 것임으로.
- ‘길 위의 시간’ 중에서
모스크바는 영화제 때문에 들렀다. 대형극장의 1500석의 넓은 객석을 채우고 내 영화를 상영하는 즐거움을 맛봤고 내 영화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도 가졌다. 조금 멋있는 말을 하고 싶어서 고민하다가 러시아가 만들어온 문학과 영화의 열매들은 나에게 뿌리가 되었다고 했다. 그 말은 거짓말일 수 없다. 내 근간 어딘가에는 체호프의 소설들이 떠돌고 모스 필름이 만들었던 화려했던 러시아 영화의 이미지들이 각인되어 있고 그들은 내가 만드는 이야기와 영화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결과로 가지고 온 이 열매가 또 누군가의 뿌리가 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역시나 멋 부린 말이라 반성의 마음이 들지만 돌고 도는 인연을 따라 벨라루시에서 온 시계가 다시 자신이 온 곳으로 돌아가는 것보다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아니더라도 내 다음의 열매라도 어떤 이의 뿌리가 되는 멋진 일이 생기면 좋을 일이다.
- ‘벨라루시의 손목시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