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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한국철학 > 한국철학 일반
· ISBN : 9791188765003
· 쪽수 : 272쪽
· 출판일 : 2017-12-20
책 소개
목차
1장 ─ 한국, 도덕 지향적인 나라
1. 도덕 지향적인 사람들
2. 도덕을 외치는 사람, 도덕을 외치지 않는 사람
3. 일본과 한국에서의 도덕의 이미지
4. <유교=형식주의>는 오류이다
5. 월드컵 유치경쟁에서 보여준 도덕 지향성
6. 도덕 지향적인 세계 속에서의 일본의 개성
7. 일본은 메이지 이후에 유교 국가화의 완성을 지향한다
8.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9. 도덕·권력·부
10. 도덕쟁탈전
11. 철학은 삶 그 자체
12. 리(理) 신앙
13. 위기의식과 리(理) 지향성
14. 리(理)의 변천
15. 한국과 일본의 리(理)의 형태
16. 형이상학적인 한국으로 드디어 출발!
17. 약간의 범례
2장 ─ 상승을 향한 열망
1. 리(理)와 기(氣)의 구조
2. 인간관계의 구조
3. 상승 지향의 구조
3장 ─ ‘리’와 ‘기’의 생활공간
1. 리의 세계와 기의 세계
2. 리기의 생활학
3. ‘리’와 ‘기’의 방법론
4장 ─ ‘리’와 ‘기’의 문화체계
1. 질서(cosmos) 신앙의 민족성
2. 리기의 문화 표징
3. 리기의 정신성
5장 ─ ‘리’와 ‘기’의 사회구조
1. 도덕 지향성과 지식인
2. 리기의 혈연 공동체
6장 ─ 리기의 경제·정치·역사
1. 경제 ― 리(理)와 리(利)의 각축과 타협
2. 정치 ― ‘리’는 질서라는 이름의 혼돈 172
3. 역사 ― ‘리’의 힘과 가상(假想)의 도덕적 역사
4. 90년대의 변화
7장 ─ 리기와 세계·일본
1. 국제 관계의 구조
2. 문화라는 ‘리’와 세계화
3. 한일 관계의 난관과 미래
리뷰
책속에서
한국은 ‘도덕 지향성 국가’이다. 한국은 확실히 도덕 지향적인 나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이 “한국인이 언제나 모두 도덕적으로 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덕 지향성’과 ‘도덕적’은 다른 것이다. ‘도덕 지향성’은 사람들의 모든 언동을 도덕으로 환원하여 평가한다. 즉 그것은 ‘도덕 환원주의’와 표리일체를 이루는 것이다.
현대의 일본은 ‘도덕 지향성’ 국가가 아니다. 이것이 한국과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이 도덕적이고 일본인이 부도덕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이 “우리야말로 도덕적인 민족이고 일본인은 부도덕적인 민족이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인이 도덕적이기 때문이 아니라 도덕 지향적이기 때문인 것이다.
일본의 TV드라마에서는 연인들이 달밤에 공원에서 “왠지 당신하고는 더 이상 안될 것 같아.” 이렇게 고백하고 헤어진다. 한국의 드라마에서는 연인들이 사람들 앞에서 “당신은 이런 이유로 도덕적으로 잘못됐어. 이렇게 부도덕한 당신과 사귀는 것은 나의 도덕성을 심히 손상시키는 일이야. 그래서 나는 당신과 헤어지지 않을 수 없어!”라는 논리를 펼치고 헤어진다.
즉 한국의 드라마에서 연인들은 도덕을 외치고 있다. 이것이 도덕 지향성이다. 한국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지금 당신을 틀렸어. 이렇게 해야 맞아.”라며 다른 사람의 인생을 일방적으로 단정해 버린다. 또 “사랑은 이러한 것이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해”라며 사랑의 당위적 정의를 상대방에게 먼저 설교한 뒤에, 그 사람과 교제하려고 한다. 여기에서 전개되는 것은 ‘주체성 쟁탈전’을 둘러싼 이야기이다. 누가 도덕적 주체성을 장악할 수 있는가 하는 격렬한 싸움의 기록이다.
일본의 드라마는 감각의 예정조화적인 논리 전개로 이루어져 있고, 한국의 드라마는 논리로 무장된 감정의 격돌로 이루어져 있다. 일본의 드라마는 늘어지고 지루하다. 거기에는 세계관의 대립이나 주체 간의 투쟁이 전혀 없다. 그에 비해 한국의 드라마는 숨 쉴 틈 없는 말싸움으로 이어지는, 그야말로 ‘드라마’인 것이다.
일본의 젊은이는 더 이상 젊지 않지만 한국의 젊은이는 아직 한창 젊다. 일본의 젊은이가 생기 없이 늙어 가고, 관리되어 손질될 대로 손질된 분재 소나무인 데에 반해, 한국의 젊은이는 쭉 뻗은 새파란 대나무 같다. 한국 사회에 끼친 유교의 영향이라고 한다면 “아랫사람은 윗사람 앞에서 담배를 피지 않는다”와 같은 형식적인 측면만이 일본에서는 강조된다. 그 오해의 근원에는 “유교는 형식주의이다”라는 근본적인 무지가 가로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