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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89271626
· 쪽수 : 600쪽
책 소개
목차
역자의 말 :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위대한 개츠비
역자노트
F. 스콧 피츠제럴드 연보
리뷰
책속에서
나로서는 이 책의 제목이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라는 의문에서 이 번역을 시작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왜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인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고, 나 역시 번역서를 읽고는 그와 똑같은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기존의 번역서로는 어느 구석도 개츠비가 ‘위대하다’고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교묘하게 얽히고설킨 과정들의 해명들이 너무나 은유적이고 상징적이어서 번역 과정 중에 혹은 원서를 읽는 중에 오독을 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문장을 어떻게 오역했던 것일까? 그것을 독자 스스로 알아보게 하기 위해 이 같은 방식을 취하게 된 것입니다. _ <역자의 말 :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위대한 개츠비』에서의 개츠비에 대한 우리 독자들의 오해는 극단적일 정도입니다. 번역서를 읽은 이들은 대부분 개츠비에 대해 어느 정도 거짓말쟁이에, 불법으로 큰돈을 벌었지만, 한 여자에 대해 병적으로 집착하다 파멸하는 인간쯤으로 여깁니다. 그러고는 개츠비가 왜 ‘위대하다는 것이냐?’며 의아해합니다.
왜 이런 인식을 갖게 되었을까요? 바로 잘못된 번역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번역이 뭐라고 그런 차이까지? 하고 의아스러울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글이라는 것은 수식어 하나만으로도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에 그건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 문제인 것입니다. 예컨대 이런 것입니다.
개츠비는 데이지를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기 위해 자신의 집에서 가끔 성대한 파티를 여는데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합니다. 그러나 그들 대부분은 초대를 받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개츠비의 집으로 찾아와 파티를 즐기는데, 그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하는 개츠비에 대해 갖은 헛소문을 만들어 냅니다. 자신을 내세우기 위해 주워들은 이야기를 사실인 양 꾸며 험담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와중에 이 소설의 화자인 ‘나’(캐러웨이)는 개츠비로부터 공식적인 초대를 받습니다. 그 부분을 작가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I had been actually invited. A chauffeur in a uniform of robin’segg blue crossed my lawn early that Saturday morning with a surprisingly formal note from his employer: the honor would be entirely Gatsby’s, it said, if I would attend his “little party” that night. He had seen me several times, and had intended to call on me long before, but a peculiar combination of circumstances had prevented it ? signed Jay Gatsby, in a majestic hand.
직역하면 이런 내용입니다.
나는 실제로 초대를 받았다. 청록색 제복을 입은 운전사가 토요일 아침 일찍 그의 주인이 전하는 놀랍게 격식을 갖춘 초대장을 가지고 내 잔디밭을 건너왔다. 그것은, 만약 내가 그날 밤 그의 작은 파티에 참석해 준다면 개츠비로서는 전적으로 영광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 나를 봐왔고, 오래전부터 나를 방문하려 했지만, 특수한 상황들이 겹쳐 그러지를 못했다고 했다?거기에는 위엄 있는 필체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이정서 역)
보다시피, 초대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그야말로 정중하고 격 있는 태도를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작가는 그 초대의 형식을 “a surprisingly formal note”라고 표현했습니다. 당연히 번역이니 여러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 ‘노트’ 안에는 보다시피 ‘당신을 초대합니다’ 같은 단순한 한마디 문구가 형식적으로 쓰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러저러한 여러 사연이 적혀 있고 그런 글 말미에 위엄 있는 필체로 사인까지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단순하고 형식적인 초대장이 아니라, ‘놀랍도록 격식을 갖춘 초대장’쯤으로 해석되어야 적당한 것입니다.
기존 번역서는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나는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다. 토요일 아침 일찍 개똥지빠귀 알처럼 푸른 제복을 차려입은 운전기사가 자기 주인이 전하는 지극히 형식적인 초대장을 들고 우리 집 잔디밭으로 건너왔다. 내용인즉슨, 그날 밤 그의 ‘보잘것없는 파티’에 왕림해 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나를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오래전부터 나를 방문하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그러지 못했노라고 했다. 초대장 끝에는 위엄 있는 필치로 ‘제이 개츠비’라고 서명되어 있었다. (김욱동 역)
역자는 여기서 “a surprisingly formal note”를 “지극히 형식적인 초대장”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른 건 어떻게 번역한다 한들 그 의미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저것을 ‘형식적인 초대장’이라고 번역하는 순간, 뒤의 서술들은 원래 작가가 쓴 것과는 전혀 다른 뉘앙스로 읽히게 되는 것입니다. 정중히 손 편지까지 쓴 개츠비를 ‘형식적인 겸손을 떠는 졸부’ 같은 인물처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_ <역자노트>
내가 젊고 더 상처입기 쉬웠던 시절 아버지는 내게 그때 이후 마음속에 되새겨 오고 있는 어떤 조언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