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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근대개화기
· ISBN : 9791189328900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4-09-15
책 소개
목차
서문_아름다운 가짜와 신성한 팩트
4장 개혁 시대(동학과 갑오개혁) 1889~1894
장면51. 1889년 파리 에펠탑과 조병갑의 선정비
장면52. 1894년 고부 농민, 조병갑의 만석보를 부수다
장면53. 1894년 두 번 죽은 역적 김옥균
장면54. 1894년 고종과 민씨, 외국군을 부르다
장면55. 1894년 습격당한 경복궁
장면56. 1894년 풍도의 포성과 청일전쟁
장면57. 1894년 비장했던 김홍집과 갑오개혁
장면58. 1894년 500년 만에 해방된 노예들
장면59. 1894년 환생한 백탑파와 근대인 네트워크
5장 반동의 시대 1894~1897
장면60. 1894년 보호국으로 전락하는 조선과 한 아이의 일생
장면61. 1894년 고종이 부여잡은 일본군
장면62. 1895년 기이한 독립, 시모노세키조약
장면63. 1895년 ‘모든 개혁을 취소한다’
장면64. 1895년 을미사변과 단발령 그리고 엄상궁
장면65. 1896년 나라를 버리고 사람을 버리다
장면66. 1896년 사대 본국을 바꾸다
장면67. 1896년 조선사람들, 근대로 들어가다
6장 제국 시대 1897~1910
장면68. 1897년 1인제국을 세우다
장면69. 1897년 벌거벗은 황제
장면70. 1898년 부활하는 참형과 단두대
장면71. 1898년 황제와 태후, 차르에게 충성편지를 쓰다
장면72. 1898년 완전히 꺼져버린 근대의 촛불
장면73. 1899년 갑자기 발견되는 전주이씨 왕실 시조묘
장면74. 1899년 다시 성리학 국가가 되다
장면75. 1899년 반근대 독재 체제의 탄생
장면76. 1902년 황제, 두 번째 궁궐을 짓다
장면77. 1902년 황제, 성리학 창시자 후손들 특채
장면78. 1902년 거지 나라 황제 즉위 40주년 파티
장면79. 1903년 고물 군함 입항하다
장면80. 1903년 황제, 차르에게 편지를 쓰다
장면81. 1904년 천황의 뇌물 30만 엔과 황제의 변심
장면82. 1905년 황제의 두 번째 수뢰
장면83. 1905년 을사오적, 황제를 꾸짖다
장면84. 1905년 이토 히로부미의 흰 수염
장면85. 1907년 헤이그밀사의 폭로, ‘학정’
장면86. 1907년 상투 튼 허수아비, 황제가 되다
장면87. 1907년 제국 황제, 천황으로부터 ‘목걸이’를 받다
장면88. 1908년 또 늘어나는 황제들
장면89. 1908년 들통나는 ‘선비정신’
장면90. 1909년 하얼빈의 총성
장면91. 1910년 여름, 물고기가 먼저 뛰어들었다
장면92. 1910년 망국과 환장하는 훈장 대파티
장면93. 1910년 황제 즉위파티 때문에 연기된 병합조약 공포
7장 식민과 해방 1910~1945
장면94. 1910년 조선왕실, 천황가로 들어가다
장면95. 1919년 전환하는 시대정신
장면96. 1940년 《훈민정음해례본》 발견과 한 친일파의 행적
장면97. 1941년 어느 전직 관료의 은밀한 종묘 배향
장면98. 1945년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
장면99. 1945년 사라지는 구체제의 그림자
장면100. 1948년 공화국 대한민국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권 처음부터 지금까지 목격한 장면들은 닮은 점이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근대라는 시대를 두고 세계와 조선이 걸어간 방향이 많이 달랐다는 사실입니다. 지성과 교류를 통해 근대를 맞이한 공동체들이 있었고 지성과 교류를 거부하고 근대를 거부한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조선은 대개 근대를 거부한 쪽입니다. 그런데 1894년을 맞아 조선에서 근대가 폭발합니다. 분노를 참고 있던 농민이 죽창을 들고, 왕실에 고개를 숙이던 관료들이 전제왕권을 제한하겠다고 고함을 지릅니다. 아무리 일본이 무력으로 강요한 근대라고 해도, 어떻게 갑자기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요. 뒤를 돌아보면 보입니다. 서원 철폐(1871), 종두법(1879), 갑신정변(1884), 동학(1894). 근대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이 숨죽이며 조금씩 얼굴을 드러내 왔습니다. 정신의 주인은 사람입니다. 그때마다 근대를 찾는 사람들이 누적되면서 마침내 1894년이라는 거대한 변혁의 시간을 맞게 된 거지요.
- 4장. 「개혁 시대」 중에서
1894년 동학 발생 직후 조병갑은 물론 제1타깃이던 민영준을 비롯해 민형식, 민응식, 민치헌 따위 부패한 민씨들은 모조리 유배형을 받고 서울을 떠났습니다. 목은 달아나지 않았지만 정치적으로는 사망선고였지요. 그 귀신들을 고종이 현세로 재소환한 겁니다. 그러고 보니 닷새 전 고종이 ‘제외하라’고 명령한 ‘죄목罪目’에는 이들에게 걸려 있던 ‘백성 재물로 자기 배를 살찌워 원망을 산(聚斂歸怨肥己, 취렴귀원비기)’ 죄가 없습니다. 고종은 자기 주변을 이 귀신들로 채웁니다. 12월 16일 민영준이 궁내부 특진관으로 복귀합니다. 장관급입니다. 이듬해 2월 16일 민병석이 궁내부 특진관에 임명됩니다. 다른 모든 민씨들이 장관급으로 속속 복귀합니다. 1898년 1월 2일 대한제국 법부 민사국장으로 동학 원흉 조병갑이 복귀합니다. 결기 가득한 김홍집이 팔이 천 개라고 해도 저 콘크리트 장벽을 뚫고 원하는 개혁을 할 수 있을까요. 500년 모순을 붕괴시키기에는 저항이 너무도 거셉니다.
- 5장. 「반동의 시대」 중에서
총 한번 쏘지 않고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 수용돼버리는 인류 사상 유례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청나라에서 일본으로, 러시아로 미국으로 의지할 국가를 옮겨가며 권력을 유지해 온 지도자, 위기 때마다 일본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제 나라 이권을 떼준 지도자로부터 신하들은 충성심을 거둬들였습니다. 성리학적 도리를 지키던 많은 사람들이 고종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고함을 질렀지만 고종은 귀 또한 닫아버렸습니다. 독립협회가 내놓았던 개혁안들이 거부되고 대한제국은 결정적으로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스스로는 물론 5대조까지 황제로 만들고 통치하는 국가 대신 자기 전주 이씨 가문을 격상시키고 성균관을 부활시키고 주자 후손을 중용하며 나라를 가난한 전 근대로 회귀시키는 모습을 보며 일본은 그물 칠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그물을 치기도 전에 물고기가 뛰어든 겁니다.
- 6장. 「제국 시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