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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동양철학 일반
· ISBN : 9791189550189
· 쪽수 : 342쪽
· 출판일 : 2019-12-30
책 소개
목차
머리말 _ 04
제1편 소요유 逍遙遊 _ 09
제2편 제물론 齊物論 _ 27
제3편 양생주 養生主 _ 71
제4편 인간세 人間世 _ 81
제5편 덕충부 德充符 _ 117
제6편 대종사 大宗師 _ 143
제7편 응제왕 應帝王 _ 185
부록 외편 外篇 - 잡편 雜篇 _ 201
리뷰
책속에서
혜자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우리집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남들은 가죽나무라고 부릅니 다. 그 줄기엔 옹이가 울퉁불퉁하여 먹줄을 대어 널빤지로 쓸 수 없 고, 그 가지는 뒤틀려 있어 자를 댈 수도 없을 지경이며, 길가에 서 있 어도 목수들조차 거들떠보지 않소. 지금 당신의 말도 크기만 했지, 쓸 곳이 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상대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에 장자가 말하였다. “당신은 삵과 족제비를 본 적이 있나요? 땅에 몸을 납작 엎드려 붙이 고 들쥐가 나오기를 노리지만, 동서를 뛰어다니며 높고 낮음을 꺼려 하지 않다가 덫이나 그물에 걸려 죽고 말지요.
그런데 저 리우(?牛; 중국 서남지방에 살던 들소)란 소는 그 크기가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소. 이놈은 큰일을 할 수 있지만 쥐는 한 마리조차 도 잡을 능력이 없단 말입니다. 지금 당신은 그 커다란 나무가 쓸모 없이 덩그러니 서 있는 것만을 걱정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고장, 광활 한 들에다 그것을 심어 놓고 때로는 하염없이 그 곁을 거닐다가 또는 그 아래 드러누워 낮잠을 즐겨 볼 생각은 안하는 것이오. 그 나무는 도끼에 일찍 찍히지 않을 것이고, 아무것도 그것을 해치지 않을 것이 오. 쓸모가 없다고 하여 어찌 근심거리가 된단 말이오?”
- 「소요유」 중에서
옛날에 요임금이 순에게 물었다. “나는 종(宗)·회(膾)·서오(胥敖)의 세 나라를 정벌하고 싶소. 천자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늘 이 생각을 버릴 수가 없으니 그 까닭을 모르 겠소?” 순이 대답했다. “그 세 나라의 군주들은 쑥대가 무성하고 미개한 땅을 거느리고 있습 니다. 하필이면 그네들을 치시겠다고 하심은 무슨 까닭인지요? 옛날 열 개의 태양이 한꺼번에 지상을 비추어 곡식은 타 죽었다 합 니다. 오직 폐하의 덕망만이 만인을 고루 비추어 살게 할 수 있었습 니다. 하물며 덕이 해보다도 더 뛰어나신 임금께서 그러실 수 있으 십니까?”
- 「제물론」 중에서
자연(하늘)이 하는 일을 알고 사람이 하는 일을 아는 자는 사람으로 통달했다고 할 수 있다. 천도(天道; 자연이 하는 일)를 알아 자연을 순응 하여 살 줄 알고, 인도(人道; 사람이 하는 일)를 알아 그 지혜가 미치는 양 생의 도리로 지혜가 미치지 못하는 수명을 보양하면서 하늘이 부여 한 수명을 다하고 중도에 요절하지 않는다면, 이는 지혜의 극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혜에는 누환(累患; 근심, 걱정)이 따르기 마련이다. 지혜를 운용함에는 그 대상이 있을 때 비로소 그 타당 여부를 판단하게 된 다. 그 대상은 일정한 것이 아니라 수시로 변화하고 있다. 어찌 내가 자연이라 여긴 것이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며, 내가 인위적이라 여긴 것이 자연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대종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