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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영미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89584863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20-10-28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면담을 대신할 여자 경찰은 정말 없는 건가요?” 밸러리는 장애물을 뛰어넘을 마지막 시도를 하는 듯 이렇게 물었다. 휘트워스는 그녀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 일을 할 만큼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없네요. 유감스럽게도.” 그가 대답했다. 경찰서에서 너무 꽉 끼는 스커트를 입고 있던 멜리사가 잠깐 떠올랐다. 밸러리는 가시 돋친 목소리로 나지아가 강제적인 결혼을 거부하다가 지독한 폭행을 당했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남자들을 두려워한다고. 말을 하는 순간 밸러리의 두 눈은 블라인드처럼 확 열렸다. 그러므로 쉼터의 여성들에겐 반드시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대신 그녀는 세심함이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인지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녀는 신중하게 고른 무릎길이의 원피스를 입었다. 이제 그녀가 입는 옷 대부분은 무릎 아래로 내려왔다. 제이미는 그녀가 몸치장을 어떻게 하든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제이미와 대화할 때는 가끔 행간을 정확하게 읽어야 했다. 그는 가끔 ‘인형처럼 한껏 꾸민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그 말은 대부분의 남자가 말하는 ‘가짜’를 가리키는 것이리라. 이를테면 본모습을 가린 과한 치장 같은 것. 그는 종종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진짜 여자가 좋아.”
“아, 제발. 그 사람은 마흔한 살이야. 나는 쭈그렁 노파고. 나를 거들떠볼 사람은 이 세상에 당신뿐이라고.” 그가 그녀에게 뱉어낸 이름들은 마치 점호나 기도문, 또는 마구잡이로 쏘아대는 권총 사격 같았다. 옆구리에 가해지는 발길질 같기도 했다. 아, 찰리. 정말로 내가 남자들과 바람피운다고 생각해? 나는 지쳤어. 남자한테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야. 그러니까 당신에게서. 우리는 아담과 이브처럼 온갖 잘못을 저지르고 아름다운 동산에서 쫓겨나 먼지 구덩이 속을 헤매고 다닌 거잖아. 그걸 대체 왜 모르는 거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