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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89604967
· 쪽수 : 140쪽
책 소개
목차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
용궁부연록
저자소개
책속에서
“여기는 어디입니까?”
사자가 말하였다.
“여기는 용왕께서 칠보(七寶)를 간직하여 두신 곳이랍니다.”
한생이 한참 동안 두루 돌아다니며 구경하였지만, 다 둘러볼 수는 없었다. 한생이 말하였다.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사자가 말하였다.
“그러시지요.”
한생이 돌아오려고 하였더니 그 문들이 겹겹이 막혀서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자에게 부탁하여 앞에서 인도하게 하였다. 한생이 본래 있던 자리로 돌아와서 용왕에게 감사드렸다.
“대왕의 두터우신 은덕을 입어 훌륭한 곳들을 두루 둘러보았습니다.”
한생이 두 번 절하고 작별하였다. 그랬더니 용왕이 산호쟁반에다 진주 두 알과 흰 비단 두 필을 담아서 노잣돈으로 주고, 문 밖에 나와서 절하며 헤어졌다. 세 신도 함께 절하고 하직하였다. 세 신은 수레를 타고 곧바로 돌아갔다.
용왕이 다시 두 사자에게 명하여 산을 뚫고 물을 헤치는 무소뿔을 가지고 한생을 인도하게 하였다. 한 사람이 한생에게 말하였다.
“제 등에 올라타고 잠깐만 눈을 감고 계십시오.”
한생이 그 말대로 하였다. 한 사람이 서각을 휘두르면서 앞에서 인도하는데, 마치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오직 바람소리와 물소리만 들렸는데, 잠시도 끊어지지 않았다. 이윽고 그 소리가 그쳐서 눈을 떠보았더니, 자기 몸이 거실에 드러누워 있었다.
한생이 문 밖에 나와서 보았더니 커다란 별이 드문드문 보였다. 동방이 밝아 오고 닭이 세 홰나 쳤으니, 밤이 오경쯤 되었다. 재빨리 품속을 더듬어 보았더니 진주와 비단이 있었다. 한생은 이 물건들을 비단 상자에 잘 간직하였다. 귀한 보배로 여기면서, 남에게 보여 주지도 않았다.
그 뒤에 한생은 세상의 명예와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명산으로 들어갔다. 어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