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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음악 > 음악가
· ISBN : 9791189716073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베토벤 순례 (1840)
1846년 드레스덴에서 열린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 보고서(내 기억에 따름) (1846)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 (1851)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 (1852)
베토벤 (1870)
옮긴이의 말
출처
루트비히 판 베토벤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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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달리 뚜렷한 목표가 없던 나는 어느 날 저녁에 처음으로 베토벤 교향곡을 들었고 곧바로 열병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음악가가 되기로 마음먹고 나서 그 열병은 치유되었다. 그 후로 다른 아름다운 음악들을 접하기도 했지만, 나는 여전히 그 누구보다도 베토벤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숭배했다. 오로지 이 천재 음악가에게만 깊이 몰두했고, 결국 내가 그 사람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에 사로잡혔다. … 이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내 머릿속에는 온통 한 가지 소원만 맴돌았다. 베토벤을 만나자! 선지자의 무덤을 순례하고 싶어 하는 독실한 이슬람교도의 바람이 제아무리 강하다 해도, 베토벤이 거주하는 셋방을 찾아가려는 내 열망만큼 강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내가 대답하려 하자 그는 나를 막고는 종이 한 장과 펜을 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여기에 적으세요, 난 못 들어요!” 베토벤의 청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마음의 준비도 했다. 그런데도 “난 못 들어요!”라고 말하는 그의 거칠고 갈라진 목소리를 듣자 내 심장이 칼에라도 찔린 것 같았다. 그는 이 세상의 즐거움을 모른 채 가련하게 서 있다. 유일하게 그를 즐겁게 한 것은 음향의 힘이었을 텐데,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다니. “난 못 들어요!” 그 순간 베토벤의 차림새, 뺨에 맺힌 깊은 슬픔, 눈에 서린 침울한 낙담, 입술에 어린 단호한 고집, 이 모든 것이 다 이해됐다. 그는 듣지 못한다!
“난 오페라 작곡가가 아니에요. 이제 이 세상에는 내가 다시 오페라를 작곡하고 싶게 만드는 극본이 없네요! 만약 내가 정말로 원하는 오페라를 만든다면, 아마 사람들은 모두 도망칠 거예요. 왜냐하면 거기서는 아리아, 이중창, 삼중창은 물론이거니와 지금처럼 오페라를 구성하는 어떤 것도 찾아볼 수 없을 테니까요. 내가 창작한 것은 어떤 가수도 부르려 하지 않을 거고 어떤 청중도 들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 그들이 아는 거라고는 화려한 거짓말, 현란한 허튼소리, 감미로운 지루함밖에 없죠. 진정한 음악 드라마를 쓴 사람은 바보로 여겨질 테고.” - 베토벤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