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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89722708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3-05-25
책 소개
목차
저자의 말
프로도그
첫 번째 산책 | 착한 개, 나쁜 개
두 번째 산책 |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좋은 삶
세 번째 산책 | 감히 알려고 하라: 칸트와 공리주의자
네 번째 산책 | 타인의 마음과 자유 의지
다섯 번째 산책 | 초간단 논리 산책
여섯 번째 산책 | 형이상학 개론: 새똥의 하얀 물질
일곱 번째 산책 | 형상론과 보편 논쟁
여덟 번째 산책 | 나는 무엇을 아는가?
아홉 번째 산책 | 경험주의: 느낀 대로 믿다
열 번째 산책 | 칸트와 퍼지 논리
열한 번째 산책 | 개미와 거미, 그리고 과학 철학
마지막 산책 | 쇼펜하우어의 비눗방울과 삶의 의미
이게 진짜 마지막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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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철학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이야기다. 나는 이 책에 철학의 교배종과 같은 면을 담아내려 했다. 그런 철학사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 이 책은 일련의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걸으면서 제자들을 가르쳤다는 이야기와 연결된다. 아리스토텔레스학파는 산책을 즐겼다고 해서 ‘소요학파逍遙學派’라 부른다. 나는 내 반려견인 몬티와 함께 산책하면서, 철학의 주요 주제들을 가이드 삼아 소크라테스의 변증법적 전통에 따라 철학의 핵심 문제들을 토론한다. 〈들어가는 글〉
가령 이런 질문이 있다고 해보자. 모래 더미를 쌓으려면 얼마나 많은 모래알이 필요할까? (이것을 ‘더미의 역설sorites paradox’이라고 한다. ‘sorites’는 ‘더미’라는 뜻의 그리스어 ‘soros’에서 파생했다.) 모래 더미를 보면 누구나 다 그것이 모래 더미인 줄 알며, 모래알 세 개로는 더미를 이루지 못한다는 사실도 분명히 안다. 그런데 모래알을 하나씩 추가하다 보면 어느 순간 더미가 아닌 상태에서 더미인 상태로 바뀌는, 일종의 기준점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떻게 모래알 하나로 그 둘을 구분할 것인가? 이 문제는 대머리 남자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어떤 남자의 머리카락 수가 점점 줄어들다가 어느 순간 의심할 여지가 없는 대머리 상태가 되었다고 해보자. 하지만 그가 대머리가 된 순간은 언제인가? 한 번 더 말하지만, 한 올의 머리카락이 기준점이 될 텐데, 대체 몇 가닥의 머리카락으로 대머리가 아닌 상태와 대머리인 상태로 나뉘는가? 〈첫 번째 산책-착한 개, 나쁜 개〉
“아, 미안. 잠깐 옆길로 샜구나. 에우다이모니아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분석은 인간이 온갖 물건을 욕망한다는 명백한 진리에서 출발해. 우리는 음식과 건강, 좋은 친구와 사회적 존경 등을 원하지.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말했어. 즉, 그것들을 얻으려는 이유는 좀 더 고매한 다른 목표, 다시 말해서 궁극적인 선을 실현하기 위해서야. 궁극적인 선은 다음 세 기준을 충족해야 해. 그것 자체로 가치가 있어야 하고 다른 선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되며 다른 것들을 바랄 때 그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거지.”
♧예를 들면……?
“부를 생각해봐. 부는 좋은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다른 물건들을 살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좋지. 부 자체가 좋지는 않잖아. 돈다발 위에 그냥 앉아만 있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닐 거야, 그렇지 않니?”
♧그런 것 같아.
“그럼, 다른 모든 것들의 목적이 되는 궁극적인 선이란 무엇일까?”
♧좀 더 푹신한 침대를 사는 거?
“야, 하나도 안 웃기거든.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가 그 자체로 바라는 단 한 가지가 바로 행복이라고 생각했어. 넌 다른 걸 얻으려고 행복을 바라지는 않잖아. 하지만 다른 모든 물건은 행복해지도록 돕는 수단에 불과해. 심지어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주장을 정당화할 필요조차 못 느꼈어. 그는 우리가 마음속으로 행복의 개념을 폭넓은 의미로 이해하면서 당연히 행복해지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 또는 에우다이모니아를 궁극적 선으로 규정했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행복이 인간에게 어떤 의미인가를 제대로 알기 어려운데, 그 의미를 모르면 행복 추구는 맹목적인 일이 되고 말아. 이 문제를 다루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음 단계로 사람의 목적이나 기능이 무엇인가를 조사했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우리는 무엇에 가장 유능한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를 다른 생물들과 비교했어. 우리의 수많은 능력과 자질은 동물은 물론 심지어 식물과도 공통점이 있어. 모든 생물은 성장하고 번식하고 움직이고 지각해. 혹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우리의 영혼은 영양 공급 능력, 운동 능력, 지각 능력이 있어. 하지만 독특하게도, 인간의 정신 속에는 이성적인 면도 있어. 그 기능이 바로 인간에게만 있는 분별력이야. 우리는 행동을 통제하고 지시하기 위해 이성을 사용할 수 있어. 그러므로 좋은 삶에는 반드시 이성이 포함되어야 해. 이성 덕분에 우리는 최고의 삶을 누리게 돕는 자질들을 선택할 수 있어. 이런 자질이 바로 덕이야. 〈두 번째 산책-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좋은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