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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90026055
· 쪽수 : 416쪽
· 출판일 : 2021-11-30
책 소개
목차
- 여기 성벽에 남아
1 즐겁고 수월하게 일하기
2 들판과 숲의 경제학
3 텃밭, 모든 것의 시작
4 집짐승 기르기
5 농부에게 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6 꼴밭 가꾸기
7 숲에서 거두는 풍요로움
8 옥수수, 화학적 기업농과 경직된 유기농 사이에서
9 시시콜콜한 농기계 길잡이
10 소농이 심을 만한 여러 가지
- 진 록스던이 소중하게 여기는 책
책속에서
소매업을 하며 농사까지 짓는다면, 삶이 엉망진창이 될 것이다. 두 가지를 다 잘 해낼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뿐더러, 농부는 가게 주인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농사에 이끌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판매를 좋아하지 않으니 잘 팔지도 못한다. 물건을 잘 팔고,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찾아, 그이가 판매로 먹고살게 하는 쪽이 훨씬 낫다. 특별한 연장이 필요할 때는 기술자에게 돈을 내고 만들어 달라는 게 좋다. 그래야 더 행복해지고, 애초에 하려고 했던 일에 집중하여 돈을 벌 수 있다. 그래야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기대어 사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이루어 살 수 있다.
이렇듯 농사에서 실제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실험장은 거의 한결같이 텃밭이다. 전업 농부들은 이미 있는 기술을 개선하는 일은 잘하지만 새로운 농법으로 바꾸는 일은 드물다. 경제면에서 대규모 시장에 묶여 있고, 농법을 바꾸는 과정에서 손해가 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농사의 새로운 발상은 당장 돈을 벌지 않아도 되는 텃밭에서 비롯된다. 대체로 이런 텃밭은 도시 텃밭이다.
천진하게 자연을 사랑하는 이는 자연으로 가기만 하면, 잠깐의 고요를 마치 물병에 담아 파는 샘물처럼 들이마실 수 있다고 여긴다. (중략) 캠핑카를 타고 산속으로 들어가거나 비행기를 타고 외딴 호수에 내린다. 산업사회의 사치품을 충분히 갖고 와서 한두 주 동안 편안히 묵는다. 그들은 잠깐 자연을 맛본다. 총을 쏜다. 굉음을 내며 질주한다. 맥주를 퍼마신다. 카드놀이를 한다.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삶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나. 하지만 음식과 필름이 떨어질세라 서둘러 문명으로 돌아간다. 자연은 거대한 도살장이다. 어떤 곤충이나 식물, 사람과 같은 동물이 살 수 있는 건 다른 곤충과 식물과 동물이 죽는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