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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0156547
· 쪽수 : 504쪽
· 출판일 : 2025-03-15
책 소개
목차
작가로부터
제1장 · 비행접시의 추락
제2장 · 육발판 ‘혀인형’
제3장 · 구석기시대인 사냥개
제4장 · 구원요청
제5장 · 야푸 본질론 ― 지성원후(知性猿猴, 시미어스 사피엔스)
제6장 · 우주제국으로의 초대
제7장 · 표준형 육변기
제8장 · 기립호령 ASHICKO
제9장 · 2천 년 후의 지구로
제10장 · 왜인(피그미) 개설
제11장 · 왜인결투(피그미 듀얼)
제12장 · 별장 도착 후 첫 걸음
제13장 · 수정궁의 지상층과 지하층에서
제14장 · 재회
제15장 · 2개의 수술
제16장 · 해변의 돌리스
제17장 · 새벽녘의 예비우리
제18장 · 축사의 돌리스
제19장 · 신들의 기상
제20장 · 소마파티까지
제21장 · 파티에서 생긴 일
제22장 · 축적등록
제23장 · 축인세례의식
제24장 · 용오름호의 비상
제25장 · 소파의 위와 아래
제26장 · 타카라마한의 풍경
제27장 · 유선굴에서
제28장 · 수렵장으로
중단에 대한 사과의 인사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원반 안에서 본 인견, 발판, 변기 등을 생각해보자면 야푸라 불리는 사이비인류의 존재는 의심의 여지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야푸에 대해서 그녀는 어떠한 동류의식도 느끼지 못했다. 그들에 대해서는 이스 백인들과 마찬가지로 느끼고 행동할 수 있을 듯했다. 그 소형화된 왜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야푸가 일본인의 후예인 듯하다는 점이었다. 왜냐하면 린이치로는 의심의 여지도 없는 일본인이기 때문이었다. ‘아마 야반인이나 자반인이라 불리고…….’라고 폴린은 말했다. ‘노란 원숭이’라고도 했다. 아무래도 일본인을 말하는 듯했다. 벽에서 나온 기형의 변기인간을 야단칠 때 사용한 말도 일본어인 듯하고, 왜인은 죽을 때 그녀의 만세를 빌었는데 이는 일본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있었다.
‘만약 일본인 전부가 야푸라고 한다면……. 만약 린이 (폴린 들은 이 사실에 아무런 의심도 품고 있지 않았지만) 정말 야푸라면…….’
원통 속에서는 연극을 할 필요가 있었기에 린이치로를 일부러 야푸 취급하기는 했으나, 클라라는 아직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싶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러나 야푸가 아니라고 단언할 자신도 없었다.
여기에는 고열에 따른 커다란 고통이 수반되지만, 그 처치는 야푸를 사용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필요하고 유익한 것이기에, 그것이 야푸들에게 고통을 수반한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개를 보기 좋게 만들기 위해서 그들의 고통과는 상관없이 귀를 잘라내어 쫑긋하게 세우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인 것이다. 그때 불필요한 가해는 동물애호정신에 반하지만,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가해는 허용이 된다. 그를 위한 고통을 동물은 참아야만 하는 것이다.
“아니, 미각에는 진짜도 가짜도 없어.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맛없을 테지만, 신앙을 가지면 신심에 비례해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거야. 그렇기에 신앙을 갖게 하는 거야. 이 의자도,”라며 모두의 몸을 지탱하고 있는 야푸들 쪽으로 시선을 가져가더니, “육체적으로는 틀림없이 무거울 거야. 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신의 몸을 지지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득 차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있어. 뇌파를 살펴보면, 사람이 앉아 있을 때 행복감 곡선(커브)이 가장 높아져. ……그런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들의 자축심도 편안해지는 거야. 그렇지 않겠니? 자축주의 운동은 신앙의 힘으로 야푸를 구한 거야. 그 덕분에 그들이 봉사를 즐기게 되어 작업능률이 올라간 건 단지 부산물에 지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