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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기타 국가 소설
· ISBN : 9791190390026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그들은 왜 돌아오는가? - 4
프롤로그 귀신을 믿으시나요? - 10
특별한 소녀 – 19
침묵의 영혼들 – 36
사랑에 빠진 귀신 – 51
이웃집 귀신 – 70
바람 부는 마을 – 81
염장이 – 100
카니카 – 113
빙의 – 126
아베 마리아 – 141
푸닥거리 – 159
하리 영감의 아내 – 170
벌거벗은 귀신 – 184
우는 아이 – 188
장거리 전화 – 199
봉인 – 208
에필로그 잠자는 이들 – 227
리뷰
책속에서
웬일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그녀를 이해했어. 완벽하게 그녀를 이해했지. 그녀는 너무도 슬프지만 너무나도 용감하게 상처로 얼룩진 피부를 감추기 위해 형형색색의 문신을 하고 거기 앉아 있었어. 나는 손가락 하나로 그녀의 문신을 따라갔어. 불사조. 달걀에 싸인 보석, 아홉 개의 차크라. 꼬리를 머금고 있는 뱀.
“재탄생의 이미지들이에요.”
그녀가 말했어.
“그리고 영원의.”
- 「특별한 소녀들」 중에서
침묵은 그 운명적인 위원회에서 그렇게 시작되었고 여성의 목소리는 땅속 깊이 잠들어버렸다. 아들들과 연인, 남편들의 항의는 가볍게 나가떨어졌다. 침묵은 문 아래로 새어 나와 여성들의 혀 속에 무겁게 자리 잡았다. 그리고 각자의 입 속에 물린 재갈이 되었다. 법령이 선포된 지 5년이 흐르자 그 땅에 사는 어느 여자도 노래나 또는 분노로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중략)
이 이야기는 그 땅에서 목소리를 가졌던 유일한 여성의 이야기다. 그녀는 운이 좋아서 목소리를 지닉고 있었는데 사랑 때문에 그것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중략)
그녀는 마른 입술로 노래를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여자가 아는 노래였다. 남자들이 오래전부터 저녁의 음악과 웃음으로 집에 돌아와 흥얼거리던 바로 그 노래였다.
“나에게 말해요.
왜 당신은 결코 나에게 말을 하지 않나요
당신의 눈이 말을 하고
당신의 손이 말을 해요.
왜 당신은 결코 말을 하지 않나요?”
최고 마울비는 그녀의 머리를 단두대로 끌고 갔다.
- 「침묵의 영혼들」 중에서
그 때가 내가 그 ‘체면’이라는 것에 대해 처음 들었던 때였어요. 그때부터 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감추지 않고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어요. 또 누군가를 동반하지 않고는 나갈 수도 없었지요. 나는 그렇게 오랫동안 장난치며 놀던 사내아이들과 말을 할 수도 없게 되었어요. 만약 내가 먼저 말을 걸면 우리 집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는 거죠. 그렇게 약한 체면이라니!
우리 집의 체면을 위해 왜 오빠는 삶을 바꾸지 않아도 되는지 나는 의아했어요.
왜 그 부담은 오직 나한테만 지워지는 건가요?
- 「염장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