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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91190429092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1-03-22
책 소개
목차
PART ONE
역사 교과서의 즐거움은 종종 이렇게 꾸밈없고
무미건조한 데서 비롯된다
18 1. 트럼프 카드에 나오는 국왕 네 명
33 2. 성인(聖人, SAINT)의 고단한 삶
44 3. 레이디(LADY)는 정말 퍼스트(FIRST)일까?
53 4. 중세의 방역 대작전 ‐ 마스크를 써도 막을 수 없던 흑사병
68 5. 천 년 동안 덮여있던 카드를 소환하다 ‐ 그리스 · 로마
86 6. 프랑스 역사상 ‘루이’라고 불린 국왕들
98 7. 시공을 초월해도 만날 수 없는 남편 ‐ 영국왕 헨리 8세
113 8. 러브레터 대항전 ‐ 나폴레옹 VS 데카르트
125 9. 정치는 좋은 배우자를 골라 결혼하는 것이 최고다
‐ 합스부르크 왕가(House of Habsburg)
138 10.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 링컨에게 과분한 칭찬일까?
151 11. 터키의 잘생긴 국민 아버지
‐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Mustafa Kemal Atatürk)
160 12. 눈빛을 보니 당신은 낭만적인 사람이었어! ‐ 19세기 낭만주의
PART TWO
세상에 지나치게 아름다워 보이는 필터를 씌우면
우리의 생각을 제한하게 된다
176 13. 입맛대로 골라 먹는 ‘인권’ ‐ ‘분리하지만 평등’한 인종 차별 정책
188 14. 전쟁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발명들 ‐ 제1차 세계대전 편
201 15. 전쟁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발명들 ‐ 제2차 세계대전 편
219 16. 냉전 이후 태평양의 황금라인 ‐ 도련(島鏈)
230 17. 냉전 체제 하의 우주 대항해 시대
242 18. 적이 없는 전쟁 ‐ 베트남 전쟁
255 19. 끝이 없는 전쟁 ‐ 중동 전쟁
267 20. 당신에게는 테러리스트이지만, 그에게는 자유 투사다
리뷰
책속에서
[책을 내며]
이 책은 현직 중학교 역사 교사가 쓴 역사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속 시원하게 인정하고 넘어가겠다. 타이완의 현행 역사 교과서는 너무 딱딱하고 재미없다. 선생인 나조차도 수업을 준비하려고 책을 뒤적이다 보면 정신이 나가 있을 때가 많다. 화장실에 들고 가면 변비는 따 놓은 당상이고, 건강에 지장을 주는 서적으로 분류될 만한 책인 것이다.
교과서가 재미없는 것은 그렇다 치자. 인물, 사건, 시대마다 선생님이 중요하다고 해서 형형색색으로 표시한 부분들이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를 달달 외워 줘!”
역사 공부는 악몽이야! 나도 그 심정 십분 이해한다. 역사 교사는 선천적으로 불리한 여러 가지 조건들로 인해 악역이 되기 쉽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다행히 나는 교사가 된 순간부터 교실을 타이베이 아레나로, 나 자신을 역사계의 ‘작은 거성(스타)’으로 만들겠다는 뜻을 품었다.
중학교 2학년생들로 둘러싸인 역사 수업에서 나는 학생들보다 더 ‘중2’스럽게 전공을 보여주어야만 했다.
되도록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요즘 말을 사용해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설명했다.
되도록 교과서 내용을 짧은 한마디로 그 이면에 숨겨진 계략과 발전 과정을 분석했다.
되도록 본문 내용을 확장시켜 고유 명사보다 더 공유할 가치가 있는 인간적인 부분들을 소개했다.
말 그대로 ‘되도록’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런 목표들을 제대로 해낼 자신도 없었지만, 학생들이 교탁 앞에서 형광봉을 흔들게 할 수도, 연예인처럼 그럴싸하게 손을 귀에 갖다 대며 학생들을 향해 “소리 질러!”를 외칠 자신도 없었다. 그런데 정작 학생들은 형광펜으로 교과서에 중요한 부분을 표시하는 데만 열중할 뿐이었다. (눈물)
괜찮아, 받아들일 수 있어! 어차피 꿈으로 가는 길은 우여곡절도 많고 힘이 드는 법이니까. 내가 역사 수업을 공연장으로 만드는 여정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는, 실제로 수업을 마치고 내게 사인을 요청하는 학생 ‘팬’들과 내 역사 수업이 재미있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주는 동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가 그동안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 수업을 하면서 나눈 이야기들과 수업 때 활용한 말들을 정리하고 내용을 보충해서 글로 변환시킨 것이다.
나는 진도의 부담도 없고 아무런 제약 없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서 수업하듯이 글을 썼다. 이 책을 쓰면서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 시간을 들여 나를 위한 수업 준비용 교재를 만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최대한 관련 자료와 고증의 전문성을 살렸고, 생생하고 재미있는 언어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일반 대중들과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겁게 읽으면서 동시에 넓고 얕은 역사적 지식을 배운 듯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동료들은 이 책을 지면으로 진행하는 공개수업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런 수업 방식을 통해 더 많이 교류하며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면 내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일 것이다.
트럼프 카드에 나오는 국왕 네 명
스페이드(♠) ? 다윗 왕
스페이드 킹은 역사에 등장하는 다윗 왕으로, 카드에서는 곱슬머리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다윗은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다윗 조각상처럼 머리카락이 꼬불꼬불한 모습일 것이다. 그 다윗이 바로 이 다윗 왕과 동일 인물이다. 트럼프 카드 속 다윗의 얼굴은 전 세계에 알려진 다윗 상과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켈란젤로가 확실히 위대한 예술가였다고 감탄하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는 그냥 트럼프 카드를 가지고 놀 뿐이지 박물관에 두는 예술 작품으로 만들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여기서는 따지지 않기로 하자. …
레이디(LADY)는 정말 퍼스트(FIRST)일까?
중세에도 여성 혐오가 있었다!
일부러 장밋빛 환상을 깨트리려는 건 아니지만, 사실 한 가지 개념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이 뒤덮은 유럽 세계에서 여성의 지위는 오랫동안 극도로 비참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모두에게 익숙한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예로 들어보겠다. 하와는 구약 성경 세계에서 최초의 여성으로, 하느님이 아담에게 짝을 만들어주기 위해 창조한 존재에 불과하다. 아담은 남자로서 완전한 사람이고, 하와는 여자로서 아담의 갈빗대로 만든 화신일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