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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482431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0-12-20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4
1. 봄밤이 견디기 힘들 땐 편지를 쓰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봄 13
기다릴게, 천천히 와 16
달려라 하니와 들장미 소녀 캔디 20
제주어로 편지할게요 24
가슴 말고 마음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릴게요 26
밖거리의 로맨틱 28
붉은 섬광이 가슴께 동백꽃으로 피어 36
삼일해장국, only one table 39
이기적인 당신 42
신발이 없는 언니와 신발이 많은 언니 그리고 내 신발 44
귀덕, 바람길 50
바람 부는 제주의 오월에는 56
제주에 오월의 비가 내릴 때면 60
1.5. 비 내리는 계절의 젖은 편지
작은 기쁨 71
우는 남자 77
나는 당신의 최고가 되고 싶습니다 81
괜찮아요 88
대정 몽생이 92
삼다와 삼무 98
식게와 반 테우다 108
안이 깊고 넓어 고요하고 아늑한 집 115
천애지기 124
사랑의 깡동바지 130
좋은 독서법 133
비밀을 혼자만 지킬 수 있는 의지 140
나야, 안녕? 142
2. 잠들지 않는 여름으로 가는 지도 한 장
내가 좋아하는 여름 147
감물 들이기 151
꽃불이 타는 모던 솔로 156
다정히 부르는 이름에게 160
족아도 해녀 아지망 162
바위섬을 사랑하는 사나이 168
천년의 바람을 간직한 돌담 170
유월의 음악 173
여름의 마지막 장미 176
나의 하루는 섬 그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다 돌아서는 일뿐이죠 182
유월에 맺힌 이슬 186
손수건에 그린 차롱길 지도 한 장 190
가파도에선 인터넷이 연결 안 돼요 194
3. 떠나지 말아요 가을밤이 깊어지면 조금만 더 가까이
내가 좋아하는 가을 199
제주풍의 자장가 203
아무도 듣지 않는 세계의 삐따기 206
그대, 슬픈 밤에는 불을 밝혀요 214
김녕, 안녕 220
용두암 밤바다 225
검은질, 소녀의 머리카락 232
허공을 떠도는 폐가 238
난드르, 대평 242
침묵의 고수 248
심미안 251
가지치기 254
사랑 그대로의 사랑 257
4. 겨울밤거리 구경
내가 좋아하는 겨울 263
겨울에 만난 당신 266
이월의 흥취 270
꽃의 이중창 276
외로움과 고독 279
외롭지 않게, 고독하게 길들이기 282
내 안의 서정을 깨우는 시간 284
의미와 무의미 287
폭과 팡 28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제주 바다는
시가 되었습니다 294
내가 아는, 내게 힘이 되어준 사람 298
그래, 다시 한번 해보자 300
제주의 겨울밤거리 걷기 304
에필로그 309
저자소개
책속에서
<프롤로그>
겨울비가 파도를 껴안고 있습니다. 제주섬에서 남쪽으로 배를 타고 들어온 섬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어제 타고 온 배는 오늘 어디에도 뱃길을 만들지 않습니다. 겨울비와 파도만이 바람과 함께 섬의 테두리를 다듬고 있습니다. 섬을 만지는 것은 오직 비와 파도와 바람뿐입니다. 배가 끊긴 하루는 사람의 목소리와 발소리도 지웠습니다. 빗소리와 파도 소리만 바람에 실려 작은 지붕 밑 민박집을 두드립니다. 소라게처럼 고둥 속에 웅크려 소리만 듣습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 작은 섬과 낚시꾼마저 조용한 민박집의 작은 방.
이곳 사람들은 배가 오지 않는 며칠을 어떻게 견딜까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작은 지붕마다 껴안은 사람들의 얼굴을 그려봅니다. 겨울비가 파도를 껴안은 섬에서 나는 어떤 그리움으로 외로워졌을까요? 그리움과 기다림을 가장 잘하는 섬토박이 여자는 섬의 습속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여자가 섬 속의 섬에서 풍랑을 만나고, 고립이 되어도 잘 견디는 것은 비와 바람이 파도를 껴안고 섬을 만지듯이, 그리움과 기다림이 외로움을 만들어 여자를 위로한다는 사실을 아는 까닭입니다. 섬의 내력을 아는 까닭입니다.
당신은 잘 견디고 있나요?
어디쯤에서 외로워지고 있나요?
두려워 말아요.
여기, 섬이라는 별에서 당신과 닮은 마음 하나가 등댓불을 밝히고 있으니…….
걱정 말아요.
저도 걱정하지 않아요.
비바람이 치던 바다는 곧 잔잔해질 것이고 당신은 건너오실 테니까요.
우리 곧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