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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의 시간

한 몸의 시간

(서유미 에세이)

서유미 (지은이)
  |  
위즈덤하우스
2020-02-27
  |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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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몸의 시간

책 정보

· 제목 : 한 몸의 시간 (서유미 에세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630559
· 쪽수 : 216쪽

책 소개

소설가 서유미 에세이. 한 번도 엄마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이 조금씩 엄마가 되어가며 겪는 다양한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자, '나'인 채로 살아오고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한 사람이 아이와 '한 몸으로 지내는 시간' 동안 겪는 성장통에 관한 기록이다.

목차

012 프롤로그-한 몸의 시간으로 | 015 나는 이런 사람이었지 | 020 교집합의 세계 | 023 그때는 몰랐던 것들 | 027 엄마가 되는 여자들 | 032 어른아이 | 034 너의 소리가 들려 | 036 진짜 둘이 되고 엄마가 되는 순간 | 040 들어가도 되나요? | 043 이름이 뭐예요? | 04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메슥거림 | 052 커피, 잠시 안녕 | 055 무리와 조심 사이 | 058 마음의 무게 | 062 우리는 모두 엄마의 배 속에서 살았지 | 065 많은 꿈 중에 태몽 | 068 남자 혹은 여자로 산다는 것 | 072 배려의 의미 | 075 짐승의 시간 | 080 다시 커피 | 082 안부를 묻다 | 085 나 여기 있어요 | 088 옷을 고르는 새로운 기준 | 090 부르면 꽃이 될 이름 | 093 세상과 나를 잇는 존재 | 096 한 팀이 된다는 것 | 099 몸의 변화 | 101 하지 않을 용기 | 104 부모가 되기로 선택했습니까? | 107 사람이 되는 꿈 | 112 천천히 걷기 | 115 생명에 대한 연민 | 118 초고는 대체로 엉망이다 | 120 먼 곳에서 도착한 위로 | 123 적응해간다는 것 | 126 새벽은 달콤하고 시간은 흐른다 | 129 반곱슬머리의 비애 | 132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 소설 | 136 너를 만나는 방법 | 140 준비됐나요? | 144 누구나 자기 복을 가지고 태어난다 | 147 너는 자라고 나는 넉넉해진다 | 152 배 속에 있을 때가 편하다는 말 | 155 너를 만나기 일주일 전 | 158 너를 만나기 사흘 전 | 161 너를 만나기 이틀 전 | 164 너를 만나기 하루 전 | 167 너를 만나는 날 | 170 보고 싶다는 말 | 174 안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 178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어도 | 181 가슴의 쓸모 | 184 처음 너를 안고 | 187 체력 보충 | 190 낯선 일상 | 192 오늘의 좋은 소식 | 194 너와 다시 만나는 날 | 198 육아의 원칙 | 201 초보 엄마 | 204 집으로 갑니다 | 207 안녕, 여기가 우리 집이야 | 210 에필로그

책속에서

“쿵쿵, 쿵쿵, 쿵쿵, 쿵쿵.”
심장 소리는 규칙적으로 힘차게 울렸다. 그 소리는 어떤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존재와 살아 있음을 드러냈다. 임신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처럼 나는 입을 벌린 채 초음파 화면을 쳐다보았다. 온몸으로 쿵쿵거리는 하나의 생명이 내 안에 있었다. 그 소리는 희미하게 떠돌던 불길함과 두려움을 가만히 잠재웠다. 나는 또 하나의 심장이 힘차게 뛰고 있다는 사실에 압도당했다.
병원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배를 쓸어보며 나는 어떤 순간을 지나 어느 지점 너머로 나아가게 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엄마’라는 이름은 여전히 낯설었지만, 내가 너를 가진 게 아니라 네가 나에게 찾아왔다는 것을, 두 개의 심장을 품고 있는 사람이 엄마라는 걸 알 것 같았다.


나 혼자 차지하던 모든 것이 아이에게 자리를 내주느라 혼란에 빠진 듯했다. 마음이나 생활뿐 아니라 몸도 아기를 위한 공간을 넓히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배의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라앉았다. 자기 전에 배에 튼살 크림을 바르며 “아가” 하고 불러봤다. “아가”라고 나직이 부를 때 사람들은 누구나 너그러워질 것이다. 더 뚱뚱해지고 무거워져도 좋으니 마음껏 자라라. 나는 넉넉해진 기분으로 속삭였다. 말라깽이 시절은 추억만으로 충분했다.


아이가 없을 때는 세상일에 무심한 편이었다. 어차피 세계는 망해가는 중이고 나는 죽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아이가 생기자 나와 세상, 나와 미래 사이에 연결고리가 생겨버렸다.
세상으로 눈을 돌리는 순간 시름이 깊어지고 걱정이 자라났다. 공기의 질이 이렇게 나쁜데, 북극의 빙하가 자꾸 녹는데, 사람을 생명을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데 괜찮을까. 여자로 사는 것도 남자로 사는 것도 아이나 어른, 동물로 사는 것 모두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가야 했다. 그런 걱정의 굴레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고 싶어서 오랫동안 아이 없는 삶을 고집해왔던 건데 이제는 뒤를 돌아보는 것이 의미 없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이 세계를 유지하고 고쳐나가야 할 책무만이 남아 있다. 지금도 이후에도 이곳은 사람이 사는 세상일 테고 차근차근 썩어가는 중에도 양심과 진심은 존재하고 빛을 발할 테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했다. 그리고 온 힘과 마음을 다해 아이가 이 세상에서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배에 손을 얹고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축복아,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라’였다. 어쩌면 태교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아이가 가장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어떤 상황에서도 근심보다는 희망을 품는 것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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