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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0738378
· 쪽수 : 204쪽
· 출판일 : 2026-08-29
책 소개
목차
p. 1
스페인 여행 노트, 정기용, 1973년 여름
Carnet de voyage en Espagne, Chung Guyon, été 1973
p. 184
다른 정기용 - 정재은 영화감독
p. 186
문장 사이에 오래 남은 것들: 역자 노트 - 권현정 프랑스 국가공인건축사(D.P.L.G)
p. 188
한 권의 연가 - 재영 책수선
p. 190
건축의 뿌리, 삶의 뿌리 - 정다영 건축 큐레이팅
콜렉티브 CAC 대표
p. 192
내 아버지의 여행 Le voyage de mon père – 정구노
책속에서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대성당도, 박물관의 그림도, 역사적 기념물도 아니다. 오렌세와 마드리드 사이를 지날 때 눈앞을 스쳐 지나가던 풍경의 이미지들, 혹은 밤에 칸타브리아 해안을 따라 달리며 보았던 장면들…… 그런 것들이다. 그리고 곳곳에 서 있던 수많은 경찰, 과르디아 시빌…….
남부에서 우리를 태워 주었던 한 스페인 사람이 외치듯 말했던 이 문장을 나는 적어 두어야겠다. "자유!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자유가 없습니다!"
여행 내내 우리는 몹시 가난했다.
우리에게는 옷가지와 카메라, 작은 냄비 하나, 그리고 약간의 음식이 들어 있는 가방 세 개가 전부였다. 때로는 해변에서, 때로는 차고에서 몸을 눕혔고, 또 어떤 날은 코카콜라 공장에서, 혹은 교회 앞에서 잠을 청했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그렇게 잘 수밖에 없었다.
새벽 해변에서 신문을 읽는 한 남자. 그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바닷가에 있다. 그러나 신문 속 기사를 읽는 순간, 그는 실로 전쟁으로 들끓는 세계의 끝자락에 서 있는 셈이다.
그의 머릿속에는 두 개의 추상적 공간이 공존하고 있다.
하나는 바다의 공간,
또 다른 하나는 세계의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