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에세이
· ISBN : 9791190885836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1-06-23
책 소개
목차
저자 서문
01. 보바리 씨
02. 빨간 모자
03. 드라큘라
04. 앨리스
05. 파우스트
06. 거트루드
07. 슈퍼맨
08. 돈 후안
09. 릴리트
10. 방랑하는 유대인
11. 잠자는 숲속의 공주
12. 피비
13. 성진
14. 짐
15. 키마이라
16. 로빈슨 크루소
17. 퀴퀘그
18. 폭군 반데라스
19. 시데 아메테 베넹헬리
20. 욥
21. 카지모도
22. 커소번
23. 사탄
24. 히포그리프
25. 네모 선장
26.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27. 사오정
28. 요나
29. 에밀리아 부인
30. 웬디고
31. 하이디의 할아버지
32. 똑똑한 엘시
33. 롱 존 실버
34. 카라괴즈와 하지바트
35. 에밀
36. 신드바드
37. 웨이크필드
출처
리뷰
책속에서
「저자 서문」
사람이 자서전을 쓰는 데에는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이 살았던 곳들, 과거에 꾸었고 지금도 기억나는 꿈들, 잊히지 않는 사람들과의 중요한 만남 등을 바탕으로 쓸 수도 있겠고, 단순히 연대순으로 사건을 나열할 수도 있겠다. 나는 늘 인생을 수많은 책의 책장을 넘기는 행위로 생각했다. 나의 내밀한 경험들은 거의 다 내가 읽은 책들이 만들어준 상상 속 지도로 규정되고, 삶에서 필수적인 것들에 대해 내가 안다고 믿는 지식은 거의 다 특정한 단락이나 문장에 연원을 둔다.
「보바리 씨」
그런데 바로 여기에 역설이 있다. 플로베르가 그토록 노골적으로 경멸했던, 그리고 에마에게 크나큰 즐거움을 선사함과 동시에 그녀의 불운에 일조하기도 했던 낭만적이고 진부한 소설들에서 보바리 씨는 에마의 묘비명을 따온다. 에마의 묘비에 새겨진 “amabilem conjugem calcas!”, 즉 “당신은 사랑스러운 아내를 밟고 있나니!”라는 말은 감상적이지도, 우스꽝스럽지도 않고 다만 기괴할 따름이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이 비극적이건 행복하건 그 궁극적인 책임은 운명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무리 뻔한 클리셰라 해도 진실임에는 변함이 없다. 그건 실로 용감한 자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불변하는 문학적 진실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