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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187502
· 쪽수 : 16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냉면을 경유한 유쾌한 농담
실내 온도의 하강에 기여하지는 못하더라도
대체 이걸 왜 먹는 거야
서로 존중함으로써 우리의 다름은 평안함에 이른다
냉면에 바치는 최고의 찬가
최선의 한 그릇을 찾아서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냉면사전
여름이고 겨울이고 간에
SNS 냉면왕의 반성
최고의 짝꿍을 찾아서
하나만 고집하는 사람들에게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
실패하더라도 나만의 기준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물냉면
방구석에서 재현하는 현장의 맛
인생 최고의 평양냉면을 말하기 전에
마치 초코파이가 부리는 마술처럼
라디오와 배철수와 나
혼자일 때 더욱 충만하게
에필로그 좋아해도 좋아해도 끝내 모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내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평양냉면을 가장 선호하기는 하지만 내가 여타 냉면을 낮게 취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가끔이기는 하지만 분식집 냉면이나 함흥냉면도 아주 잘 먹는다. 막국수나 밀면도 기회가 될 때마다 즐기는 편이다. 다만 먹는 횟수의 비율 면에서 평양냉면이 압도적으로 높을 뿐이다. 그러니까 명심하기를 바란다. 모든 냉면은 인간 앞에서 평등하다는 엄숙한 진실을.
실내 온도의 하강에 기여하지는 못하더라도 중에서
평양냉면 애호가들이 공통적으로 증언하는 게 하나 있다. 처음엔 진짜 별로였다는 거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생각이 나서 한 번 더 경험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평양냉면에 푹 빠지게 되었다는 거다. 나도 그랬다. 나는 인생의 첫 평양냉면을 염리동 ‘을밀대’ 본점에서 경험했다. 그런데 한 젓가락 뜨고 육수를 마셨을 때, 하마터면 나를 데리고 갔던 직장 상사를 때릴 뻔했다. “맛집이라며? 장난쳐?” 농담이고, 이에 관한 얘기는 뒤에서 자세히 하도록 하겠다. 요컨대, ‘누적의 힘’이다.
대체 이걸 왜 먹는 거야 중에서
뭐, 메밀로 만든 면이기에 뚝뚝 잘 끊겨서 굳이 가위 쓸 필요가 없다는 건 나도 잘 안다. 나도 가위 사용 안 한다. 그렇다고 해서 타인이 가위 쓰는 걸 세상 불경한 행동이라면서 막지도 않는다. 어차피 동일한 맛이 제공될 거라는 걸 아는 까닭이다. 식초와 겨자도 똑같다. 식초와 겨자 넣으면 더 맛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 입맛은 음악 취향만큼이나 주관적이다. 나에게는 진짜 별로인 맛이 어떤 이에게는 천상의 미미(美味)를 안겨줄 수도 있다.
서로 존중함으로써 우리의 다름은 평안함에 이른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