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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209785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1-03-15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사랑했기에 알게 된 것들
1장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랑했기 때문에 안다
· 어제 꿈꾸던 세 곳으로의 여행
· 추억이라는 이름의 전차
· 강물을 맞이하는 시간
· 그것을 사랑했기에
· 화가 오수환과 가을을 가다
2장
나와 만나 우리가 되어
· 딸이 떠난 방
· 이호 바닷가에 서서
· 재즈 페스티벌에서 돌아오며
· 아들과 함께
· 우리들의 12월, 그날
· 나의 첫 강아지, 봉봉이
· 달이 뜨면 가리라
3장
사랑의 기억으로
· 고맙습니다, 독자여
· 치악산의 얼음물은 녹아 흐르고
· 영원한 담임, 뚝지
· 글은 쓰는 게 아니다, 고치는 것이다
· 오동나무도 날아다닌다
4장
저무는 숲에 눈은 내리고
· 자작나무를 심었던 그때
· 이루어지지 않는 꿈도 있기에
· 격투기와 테니스
· 한해살이 꽃을 심는 마음
· 늙은 마음으로 나무를 심으며
· 잠 못 이루는 깻잎을 위하여
5장
잘 있어, 그리고 고마웠어
· 담배에게
· 술에게
· 물 위에 쓰는 편지, 레티치아 수녀님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을 때의 일이었다. 열차 안에서 10박 11일을 머무는 동안, 나는 내내 창밖을 바라보며 그 길을 갔다. 소실점을 이루며 끝이 보이지 않게 뻗어나간 전선주를 따라 마치 오선지 위의 음표처럼 앉아 있던 새들은 열차가 지나가면 새카맣게 날아올랐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자작나무 숲이 차창 밖으로 몇 시간씩 변함없이 이어져 마치 한 폭의 풍경화가 걸린 듯했던 대륙의 시간이었다. 그때 마음속을 가로질러간 말이었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랑했기에 알게 된 것들인가.
문득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그것을 사랑했기 때문에 안다’고 했던 그 말.
내가 사랑하는 책상이면, 내가 사랑하는 서재면 그것으로 다 되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의 벌판도 다르지 않으리라.
남이 말하는 평가나 가치가 아니다. 그것은 남의 눈이다.
사랑도 그렇지 않은가.
사람도 일도 마찬가지다.
내가 모든 것을 다 바쳐 사랑했을 때
모든 것은 거기서 이룩되고 그것으로 찬란하게 끝나는 것이 아닌가.
빗길을 돌아오며 아주 오랜만에 어려서 네게 들려주던
아빠 작사, 작곡의 자장가를 가만히 불러보았다.
너무 슬프다면서 네가 다른 노래를 지어달라고 했던 그 자장가.
아빠 머리에 흰 서리 내리고
네가 네 생의 주인이 될 때
저무는 바다도 함께 보겠지.
바람 같던 세월도 얘기할 거야.
어느새 아빠 머리에도 흰 서리가 내렸구나.
너 또한 네 생의 주인이 되어……
언제 우리가 다시 만나 저무는 바다도 함께 바라보고,
그 바닷가를 걸으며
바람 같던 세월을 이야기하게 되려나.
너 또한 네 생의 주인이 되어……
언제 우리가 다시 만나 저무는 바다도 함께 바라보고,
그 바닷가를 걸으며
바람 같던 세월을 이야기하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