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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583687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21-06-02
책 소개
목차
오늘은 원고에 무슨 헛소리를 쓸까
오늘은 원고에 무슨 헛소리를 쓸까
순식간에 프로가 될 순 없다
인식의 한계를 넘어
‘그녀’라는 대명사가 설명하는 것
열등감을 지우는 법
반짝반짝 작은 별
이야기의 최전선
2500만 원
두뇌를 이용한 외줄타기
무엇이 사람을 어른으로 만들까
일상생활자
돌아보기
물론, 나는 내 정신의 주인이 아니야
지방출신자, 서울거주자, 월세생활자
제복에서 권위를 제거하는 방법
그래도 역시 운동은 괴롭다
우주의 죽음을 미루는 방법
가족과 정치를 이야기하기
나의 가장 성스러운 수술
아이패드를 택시에 두고 내리다
확진자 밀접접촉 통보를 받고 나는 이걸 소재로 쓰자고 생각했다
나는 사람보다 넓은 방과 분리수거가 더 그리웠다
소라 껍데기를 찾아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기
페이스북 가라사대
기계 주인님의 가르침
인간의 감가상각
몇 번 경주마에 거시겠어요?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는 비법
글쓰기 소프트웨어의 문제
21세기 신문고
젊은 오타쿠의 슬픔
베르베르의 『개미』와 그의 완성된 영혼
21세기를 사는 자라면 「힐다」를 보아야 한다
『반지의 제왕』에서 배운다: 수십 만의 유령 군대를 감화시킨 아라고른에게서 배우는 대인배 리더십
야구라는 이름의 불구덩이
나는 현실을 메이플 스토리로 배웠다
게임 발표회의 몽환
이제 떠나간 게임 매뉴얼들에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물론 소설에도 내 자아는 드러나지만, 그 속에서는 허구와 환상이라는 만능의 장막으로 나를 가릴 수 있다. 그리고 소설의 핵심은 작가의 매력이나 주제의식이 아니라 서사의 재미 그 자체에 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에세이는 화자인 내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면 멸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사실, 내 소설은 허구라는 무기를 휘두르면서도 그 깊이가 얕다는 뼈저린 비난을 많이 듣기도 했다. 아아, 나는 이렇게 또 나무들의 참화가 되는 것인가…. 그런데 대체 깊이란 무엇인가….
가능하면 겸손하고 싶지만, 나는 확실하게 비범한 재능이 있다. 머릿속에 든 작은 불안의 씨앗을 소중하게 가꾸어 장대한 아름드리 불안의 나무로 키워내는 것. 가장 철저하고 효율적으로 멸망하는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것. 그에 대해서만큼은 전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달하는 훌륭한 재능이 있다고 자신한다. 코앞에 있는 빈 화면에는 한 글자도 쓰지 못했는데, 머릿속에선 이미 심너울이 온갖 다채로운 방식으로 망하는 에픽하기 그지없는 이야기가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버금가는 분량으로 쓰여 있다.
내가 지금까지 쓰고 발표한 모든 소설들은 멸망의 기념비였다. 보고 있자면 어깨가 으쓱거리고 분명히 찬란한 면모도 있지만, 그 소설을 쓰던 순간의 부족함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