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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씨책] 나는 품위 있게 죽고 싶다](/img_thumb2/9791191742107.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91742107
· 쪽수 : 260쪽
· 출판일 : 2021-12-1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_삶을 완성할 한 번뿐인 기회
제1장_잘 죽는 것이 왜 중요한가
어차피 죽으니 삶은 무의미한가?|삶의 마지막에 기억되는 삶|소유의 가치보다 존재의 의미를|죽음을 생각하면 보이는 삶
제2장_먼 곳에 있지 않은 죽음
어머니의 죽음|아버지의 죽음|살아남은 자들의 몫|죽음을 준비시키는 의사
제3장_누구에게나 잘 죽을 권리가 있다
헛된 희망보다 남아 있는 삶의 진실에|마무리할 시간이 필요하다|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언젠가는 맞이해야 할 죽음이기에|죽음을 말할 수 있는 세 번의 기회|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연명의료결정법
제4장_좋은 죽음 그리고 의미 있는 삶
잘 죽고 싶은 것도 인간의 욕망|죽음이 삶에 미치는 영향|의미 있는 삶을 위해|죽음으로부터 삶을 바라보다|주어진 삶이 아닌 내가 선택한 삶
제5장_그날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
그날은 갑자기 찾아온다|그날을 맞이할 연습|죽음에 이르는 세 가지 시나리오|준비 안 된 죽음은 후회를 낳는다|준비된 죽음은 삶을 변화시킨다|희망을 선사하는 평범한 삶의 기록|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추억 만들기|주도적인 죽음 준비
제6장_의료 집착에서 삶의 완성으로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가|환자에게 선택의 기회를|고독사는 더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공동 부양으로 막는 고독사 쓰나미|달라져야 할 장례 문화
제7장_내 삶의 마무리를 내가 결정한다는 것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최소한의 절차|계속되는 간병 살인과 동반 자살|간병 살인과 동반 자살은 국가의 죄|삶을 마무리하는 다양한 선택들|안락사 찬성론: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안락사 반대론: 생명은 어떤 상황에서도 존중받아야 한다|안락사 문제, 다른 나라에서는|안락사 논쟁 전에 광의의 웰다잉부터
제8장_이별을 돌보는 일, 국가가 나서야 할 때
이대로는 어려운 웰다잉|좋은 죽음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갈 길 먼 연명의료결정법|줄어들지 않은 연명의료|지금 당장 병원 관행을 바꿔라|존엄한 죽음, 호스피스 투자가 답이다
에필로그_매일매일 사랑하며 살아가는 삶
저자소개
책속에서
피할 수 없이 마주친 외딴 길 끝자락에 매달리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삶을 정리하고 의미를 부여할 시간을 가질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웰다잉,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할 권리다.
요컨대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내 삶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기회이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나는 죽음을 맞이한 수많은 환자를 지켜본 의사로서, 아무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삶의 끝으로 보기보다 삶의 완성으로 승화할 때 의미 있는 삶과 아름다운 마무리의 ‘역설적 희망’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 까닭은 삶의 끝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그 절망적인 순간을 어떻게 하면 희망의 순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의미 있는 삶을 위해 어떻게 자연스러운 죽음을 준비하고 두려움이 아닌 희망으로 죽음을 맞이해야 할지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찾아보고자 이 책을 쓰게 됐다.
--- 「프롤로그: 삶을 완성할 한 번뿐인 기회」 중에서
죽음이라는 진실은 모두에게 두려운 법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했을 환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내가 만약 지금 말기 진단을 받게 되면 지난가을에 밟은 낙엽이 내 생애 마지막 낙엽이 된다. 올겨울 보게 될 눈이 이 세상에서 본 마지막 눈이 되며, 다음 봄에 만개할 목련과 개나리, 벚꽃과 라일락도 마지막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명절이나 이번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환자가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서로 꼭 해야 했을 마지막 말도 못 하고 아무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고 떠나보내야 한다. 이것이 불행이 아니면 무엇일까? 삶을 마무리하고 이 세상과 소중한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고마웠고, 행복했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미안했다, 용서해라”는 말을 해야 했을 사람들도 있다. 삶이 얼마 남지 않는 사람을 위한 첫걸음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다. 두려운 진실일지라도 결국 그 진실이 모두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 「제3장: 누구에게나 잘 죽을 권리가 있다」 중에서
백혈구는 외부에서 들어온 미생물 및 세균과의 전투를 담당한다. 혈액 1세제곱밀리미터당 약 5,000~1만 개의 백혈구가 있다. 백혈구가 직접 세균을 포식하기도 하지만, 항체를 형성해 공격하기도 한다. 전쟁터에서 병사들이 죽어가듯 백혈구 역시 몇 시간에서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 이렇듯 우리 몸의 일부이자 대단히 소중하고 필수적인 존재인데도, 평소 우리는 이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며 산다. 숨이 가쁘거나 열이 나는 등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라야 이들의 존재를 인지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백혈구에 의한 면역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깨닫게 했다.
인간을 우주와 비교하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처럼 미미하고 무의미한 존재로 보인다. 그러나 비록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이름도 지어준 적 없는 적혈구와 백혈구일지라도 우리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고 의미 있는 존재이듯이, 우리 모두도 이 세상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고 의미 있는 존재다.
--- 「제4장: 좋은 죽음 그리고 의미 있는 삶」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