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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1914375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3-03-23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04
제1부 너머를 넘어
변함없는 부재의 기억·11
비바람과 눈 폭풍·17
아버지의 괘종시계·26
아, 아버지·34
아주 특별한 그 사람·43
스승의 날을 맞아·47
아찔했던 무작정 무전여행·51
끈질긴 생명력으로·57
난곡동 그 집·64
추억 속 만두 빚기·69
살아 있는 날들의 소중함·73
두 장의 사진·77
제2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예수님과 부처님·83
얼마나 더 행복한가·90
옥순이의 하늘나라·94
누룽지와 보리 혼식·99
아이들은 죄가 없다·103
학벌이 무엇이기에·108
촌지가 관행이었다니·112
결혼이 필수인가·117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층으로 살기·121
여성으로 산다는 것·126
IMF 외환 위기를 아십니까·132
만성 위염과 아버지의 냉수·137
제3부 그림같이 아름다운 향기
시를 쓴다는 것·143
사람 그 섬·148
지우지 말고 새기기·152
맑은 샘물·157
변소에서 화장실까지·162
살아 있는 전설 속의 가왕·167
밥도 짓고 난방도 하고·171
때리면 친구가 아프잖아·177
개에게 영혼이 있다면·182
일상의 숨구멍 대구수목원·187
눈은 구백 냥·193
나라는 타인·198
꿈을 이루었는가·202
저자소개
책속에서
아버지가 쓰러져 눕자 밥 줄 사람이 없는 괘종시계는 멈춰선 채 벽을 지키고 있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새로 장만한 탁상시계가 서랍장 위에 자리 잡고 있었으므로 시간을 가늠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쓰러진 지 한 달도 안 되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우리는 장례를 치른 후 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면서 쓸모없어진 괘종시계를 버리고 이삿짐을 쌌다. 그리고 영등포 월세방에서 한동안 모여 살다 나중에는 뿔뿔이 흩어져 각자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그렇게 수십 년 세월이 지났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다. 괘종시계는 아버지의 분신이나 다름없었다는 것을. 괘종시계 태엽을 날마다 감아주던 아버지. 보자기에 괘종시계를 싸 들고 전당포로 향하던 아버지. 괘종시계를 소중한 보물처럼 다루던 아버지. 아버지와 떼어내 따로 생각할 수 없는 괘종시계는 댕댕 종을 울리며 이승 떠난 아버지 곁을 여전히 지키고 있을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