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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91191948196
· 쪽수 : 428쪽
· 출판일 : 2024-02-29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 5
제1부
■ 치명적으로 붉은, 검정(어둠)의 세계 … 12
―박완호 시집, 『누군가 나를 검은 토마토라고 불렀다』
■ 반듯하고 작고 아름다운 시의 모듈 … 27
―김늘 시집, 『롤리팝을 주세요』
■ 사무치는 소리의 변증들 … 46
―권달웅 시집, 『휘어진 낮달과 낫과 푸른 산등성이』
■ 사랑의 노래가 담긴 함제미인의 약속 … 62
―정영숙 시집, 『나의 키스를 누가 훔쳐 갔을까』
■ 시적 화학 반응에 대한 명암과 실존의 번짐 … 77
―최동은 시집, 『한 사흘은 수천 년이고』
제2부
■ 생활이라는 게임 … 88
―서효인의 시 세계
■ 허튼층으로 쌓아 올린 시의 절창들 … 101
―송정란의 시 세계
■ 이상하게 아름다운 시의 불협화음 … 113
―조영란의 시 세계
■ 시적 절경을 통한 삶과 죽음의 명랑 … 139
―문인수론
■ 울음과 가난의 시학 … 159
―신경림론
■ 공동체 의식의 추구와 공간에 대한 시적 성찰 … 176
―이성부론
■ 소리의 미학과 돈의 상상력 … 194
―김종삼론
■ 불교 생태학에서의 시적 구현 방식 … 217
제3부
■ 아득한 사랑의 거리와 흉터 없는 아픔들 … 244
―박남희의 『아득한 사랑의 거리였을까』와 박하현의 『저녁의 대화』
■ 흰 맨발의 언어와 부끄러움의 윤리… 258
―김형술의 『타르초, 타르초』와 박성준의 『잘 모르는 사이』
■ 반향과 회향을 통한 서정의 새로운 정초 … 270
―전동진의 『그 매운 시 요리법』과 곽효환의 『슬픔의 뼈대』
■ 시의 메토이소노 … 279
―허소라의 『이 풍진세상』과 박남준의 『중독자』
■ 아슴아슴 아롱아롱 덜미 잡힌 것들의 아우라 … 294
―김영석의 『고양이가 다 보고 있다』와 안성덕의 『몸붓』
제4부
■ 지극과 지독 사이의 시적 균형감 … 308
―안차애·안현미·박판석·이동욱·유계영의 시
■ 없음과 있음이 공존하는 중첩의 세계 … 325
―장옥관·박가경·윤지영·황성희·박숙경의 시
■ 예의를 향한 침묵의 기투 … 343
―김박은경·안규봉·이병률·안성덕의 시
■ 거부되는 일상, 찬연한 일상 … 355
―김종미·황주은·김경인·강회진·휘민의 시
■ 오픈 AI와 온몸의 시학 … 371
―오주리·이장욱·김복희의 시
■ 인생이 당신을 실망시킬 것이라는 사실 … 384
―남현지·서경온·황수아·고주희의 시
■ 사이클로이드(Cycloid)의 시선들 … 395
―정재율·이예진·강윤미·김소형·박현주의 시
■ 아포페니아(Apophenia)를 향한 시편들 … 409
―고선경·김석영·김분홍·김효선의 시
부록
■ 발표 지면 … 426
저자소개
책속에서
‘무너지는 성, 일어서는 폐허’는 언젠가 비평집을 묶는다면 책의 제목으로 삼으려고 염두에 둔 문장 중 하나다. 좋은 비평의 정신은 누군가 견고히 쌓아 놓은 ‘성’(城)에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그 경계를 무너트리고자 하는 ‘폐허’의 정신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믿는다. 또한, 아무것도 구해 낼 수 없는 폐허라 할지라도 그 풍경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워 낸 비평의 생명력을 극진하게 보살피는 마음도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비평은 늘 까닭 없이 분주하고 홀로 더듬거리며 상대 없이 사랑하고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기도 한다.
고백하자면 내 글쓰기의 내구성은 ‘실패’ 그 자체에서 발생한다. 사뮈엘 베게트가 전한 위로의 메시지처럼 “시도했고, 실패했다. 상관없다. 다시 하기. 다시 실패하기. 더 잘 실패하기.”에 맞닿는다. 특히 나에게 있어 시인들의 시를 읽고 비평문을 쓰는 일은 더욱 그랬던 것 같다. 시인들이 발표한 시를 읽을 때마다 시가 무척 쓰고 싶었고, 그런 마음으로 책상에 앉을 때마다 나는 결국 한 줄의 시도 쓰지 못하고 좌절하는 내 모습만을 확인하곤 했다. 그때마다 나를 위로했던 것은 시 읽기였다. 그러니까 내 비평의 출처에는 시인들이 애써 허락해 준 일어서는 폐허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