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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2247250
· 쪽수 : 616쪽
· 출판일 : 2022-07-21
책 소개
목차
머리말
개정판에 부쳐
1강 서문 및 호메로스
2강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 — ‘신들의 노래神謠’로 창조된 신화
3장 단테로 향하는 길로서의 그리스도교
4강 단테 『신곡』 지옥편 Ⅰ
5강 단테 『신곡』 지옥편 II
6강 단테 『신곡』 지옥편 Ⅲ
7강 단테 『신곡』 지옥편 Ⅳ
8강 단테 『신곡』 연옥편 I
9강 단테 『신곡』 연옥편 Ⅱ
10강 단테 『신곡』 연옥편 Ⅲ
11강 단테 『신곡』 천국편 I
12강 단테 『신곡』 천국편 Ⅱ
13강 단테 『신곡』 천국편 Ⅲ
14강 단테 『신곡』 천국편 Ⅳ
15강 단테 『신곡』 천국편 V
강의 기록・질의응답에 참여한 사람들
저자후기
연구문헌・엔젤 재단 소장 희귀본 리스트
역자후기
리뷰
책속에서
단테를 읽는데 왜 호메로스가 먼저 나올까. 그 까닭은 호메로스가 ‘서양문화의 원류源流’와 관련이 있다는 데 있다. 서양문화 원류의 하나는 그리스・로마 혹은 그리스・라틴 고전문화에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교이다. 그런데 단테는 그리스・로마 고전문화의 전통과 그리스도교 전통 양쪽을 통합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테 연구를 통해 그리스・로마 고전문화와 그리스도교 문화 두 가지를 겸해서 공부하는 셈이다. 이 말은 또한 각각에 관한 일정 수준의 기본 지식이 없으면 단테를 공부하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단테의 『신곡』 강의에서 호메로스와 베르길리우스를 공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단테는 서양 서사시 중흥의 선조이므로 근본적인 서사시의 전통을 어느 정도 알아 둬야 한다는 것이 한 가지 이유다. 그리고 또다른 이유는 단테의 『신곡』에서는 오늘 공부할 베르길리우스라는 고대 로마시인이 단테의 시적 상상 속에서 최초의 길잡이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특별한 인물이 자신의 선구자로서 그리스의 호메로스를 매우 존경했으며 그를 모방해 서사시를 창조했다.
스즈키 : 위대한 시인들에게 공통적인 위대함은 무엇일까요.
이마미치 : 저는 전부터 세 가지 점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째는 인간의 고귀함과 나약함, 다시 말하면 휴머니티의 빛과 그림자, 인생의 행복과 적막 양면을 두루 살피고 인간에 관한 사상을 형성하는 시각이 위대한 시인에게는 반드시 있다고 봅니다. 둘째로, 전통과의 대결이 엿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때까지의 전통을 내부에 지니고 있긴 하지만, 전통을 받아들여 이어 갈 것인가 아니면 뒤엎을 것인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기도 하겠으나, 거대한 전통과 대결하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호메로스의 경우 전통과의 대결은 오랜 세월 이어져 온 그리스 신화의 전통을 딛고, 그때까지 그리스 신화에 없었던 것들을 만들어 갑니다. 본래 신화에서는 오로지 강하기만 했던 아킬레우스가 기품까지 갖춘 인간으로 변한 것입니다. 셋째로, 시는 언어예술이기는 하나 어떤 시인은 음악과 상당히 관련 깊은 음악성이 있고 어떤 시인은 이미지가 풍부해서 회화・조각적이며 어떤 시인은 연극성이 있듯이, 물론 한 사람이 모든 예술 요소를 다 가진 것은 아니지만, 시가 언어예술이라고 해서 언어에만 한정시키는 게 아니라 다른 예술적 요소를 다분히 포함 시킵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이상 세 가지 요소가 고전적이라 일컬어지는 거장 시인들의 공통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요소들의 종합적인 결과가 만인이 즐길 수 있는 대단한 사상을 형성하는 게 아닐까요. 그중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맨 처음 말씀드린, 인간의 고귀함과 나약함을 두루 겸비한 인간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는 나약함을 보면서 공감하고, 고귀함을 통해서 동경을 불러일으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