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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2638881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6-06-17
책 소개
목차
1부 나는 오랫동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렸다
나카야마 미호 / 나란히 앉아 목욕하는 사람들 / 눈으로 만든 꿈 / 시레토코와 곰 / 아주 약간의 자유 / 한 명을 위한 쓸모 /
2부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안개의 도시 / 읽기 방식 / 여기가 끝 / 사람이 보이지 않는 마을 / 신들이 노니는 정원 / 잘 먹는 일 / 부처의 언덕 / 유빙 / 혼자가 아닌 / 마지막 여행 / 나무가 잘려 나간 자리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왜 자꾸 과거로 돌아가는지, 발 딛고 서 있는 곳에 집중할 수는 없는지, 어쩌면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건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전망대로 향했다. 케이블카가 산 정상으로 향할수록 눈이 그쳤다. 날이 추울 것 같아 야상을 챙겼는데 바람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상점에서 털모자와 장갑을 샀다. 오타루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한동안 앉아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지금 어디쯤일까. 공항에 도착했을까.
왜 하필 곰이었을까. 소설을 쓰기 위해 곰을 상상하는 일과 실제 곰이 출몰한 장소에서 곰을 상상하는 일은 전혀 달랐다. 나는 두 곰을 비교하며 혹은 연관 지으며 다시 걸었다. 소설 속 현실과 소설 외부의 현실이 교차됐다. 걷는 속도를 늦추고 주위를 둘러봤다. 멀리서 사슴들이 무리 지어 뛰어갔다. 해가 저물었고 곰은 나타나지 않았다. 센터에 도착해 방울을 반납하려는데 다른 직원의 안내를 받았다. 그는 오전에 만난 직원과는 다르게 곰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나는 이제 그 기억에서 멀어졌다. 무엇이 분명하고 명백하게 해소되었다곤 말할 수 없지만, 예전과는 다른 자유를 느낀다. 내게 약간의 자유가 허락되기를,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회복될 수 있기를, 소설을 쓴 나와 소설을 읽은 모두가 평안하게 잠들 수 있기를.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을 기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