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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문밖의 사람

[큰글자도서] 문밖의 사람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은이)
마이디어북스
2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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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문밖의 사람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도서] 문밖의 사람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93289051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3-11-17

책 소개

"택배합니다. 소설도 씁니다." 낮에는 택배기사로, 저녁에는 소설가로, 두 개의 인생을 살아가는 『침입자들』 정혁용 작가가 기록한 일상에 바람 부는 순간들.

목차

1부
살아내고 있나요? 살아가고 있나요?
그 나이에 맞는 지성을 갖지 못하면
하늘에서 진상들이 비처럼 내려
소인배의 길을 걷겠다
그놈의 피리 소리
죽지 않고 눈뜰 때 ① 택배기사의 하루

2부
남의 돈으로 예술하지 않습니다
정 서방, 잘 다녀와
뼈단지 풍경
평소와 다를 바는 없었다
제가 더 관심 없어요
죽지 않고 눈뜰 때 ② 김상용 씨의 이야기

3부
누군가 누군가에게는
라면 먹고 갈래요?
두려워서 그래요
브런치라고?
이거 휘발유 아니에요?
죽지 않고 눈뜰 때 ③ 안상길 씨의 이야기

4부
이 바닥에는 예술하는 인간들만 있어요
얼룩말 그 친구가 성질은 좀 더럽지만
안데스산맥 어디쯤
인생을 날로 먹고 싶어요
과거의 나는 가장 가까운 타인
열정이 있을 뿐이야
죽지 않고 눈뜰 때 ④ 김민호 씨의 이야기

에필로그

책속에서

나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는 사람이다. 한 번도 내가 원했던 길을 가본 적이 없으니까. 명문대를 가고 싶었던 적도, 사람들이 꿈꾸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던 적도, 부유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부모가 원하는 인생에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했을 뿐이다. 그래서 실패한 적도 없다. 실패는 내가 원하는 길에서 자신만의 성취를 못하는 거다. 남 따라 사는 데서 오는 건 낙오나 좌절이지 실패는 아니다. 좌절이 많았던 젊은 날이었다.
여러 직업을 거쳐 좌절의 끝에서 어쩔 수 없이 만난 게 택배였다. 육체노동은 처음인데다 강도도 커서 매일 체력의 한계치를 넘나들었다. 하지만 정말 견딜 수 없었던 건 내 시간이 전혀 없다는 거였다. 항상 밖에 있는데 하늘을 볼 시간도 바람을 느낄 시간도 없었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쓰러져 자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것도 서너 시간 말이다.
- 1부 <살아내고 있나요? 살아가고 있나요?> 중에서


C사의 경우 보통 택배기사 1인당 한 달에 7,000박스 정도의 물건을 배송한다. 개당 단가는 735원 정도. 지점 수수료를 제외하고 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이다. 집화 비용 포함, 한 달 5~600만 원 사이다. 얼핏 보면 꽤 되는 것 같지만 분류와 배송 시간을 합쳐, 보통 아침 일곱 시에서 밤 아홉 시, 열한 시까지, 길게는 16시간 정도를 일하니 일반 직장인의 이틀 치를 하루에 하는 셈이다. 한국의 평균 월급이 300만 원 내외이니 절대 많다고 할 수 없는 급여다. 거기에 유류대, 전화비, 각종 부대비용, 부가세와 종소세를 제외하면 평균 400~450만 원 정도일 것이다. 언론에는 택배기사의 평균 연봉이 7,000~8,000이라고 나오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내용은 그렇지 않다. 다만, 투잡을 뛰기 힘든 대개의 직장인들에 비해 겉으로는 더 버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배송은 한 골목당 40~70개 정도로 시간당 타수(1시간에 배송하는 양을 업계 용어로 ‘타수’라고 한다)는 50~60개 정도가 평균이다. 단순히 계산하면 1분에 한 개꼴로 배송한다는 얘기다. 물량이 많은 화요일의 경우 400~450개 정도를 배송하는데, 시간당 60개씩 배송한다 해도 7~8시간 정도 걸린다. 오후 세 시에 시작했다면 밤 열 시, 열한 시에 끝이 나는 것이다. 점심이나 저녁을 먹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죽지 않고 눈뜰 때 ①> 중에서


지금의 나는 사람을 만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를 견디지 못해 억지로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는다. 예전의 나는 그러지 못했다. 누군가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삼고, 또 누군가에게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 그걸 우정으로 포장하며 살았다. 연애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혹여 필요할 때, 그것이 감정이든 물질이든 아무튼 상대에게서 받을 수 있는 보험을 들어둔다는 생각이 나의 무의식에 깔려 있었을 거다. 그러니 과거의 나는 인간관계가 파탄 난 것도 아니다. 애초에 관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혼자서 배송을 하고, 그렇게 늘 혼자로 산 연후에야 비로소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다.
…(중략)…
물론 내가 원해서 그리된 것은 아니다. 생활이라는 감옥이 무너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얻은 것일 뿐. 머리가 나빠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다가 얻은 것이다. 하지만 원인이야 어떻든, 택배를 하던 어느 날 뭔가 툭, 하고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 발치를 보니 내가 들고 있던 짐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고통이 인간을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고통을 붙잡고 있다는 부처의 말은 사실이었다. 나는 엘베 안에서 무거운 가방을 줄곧 양손에 들고 있었던 거다.
딱히 고독을 견딘 건 아니다. 도망치지 못했을 뿐이지. 하지만 그 녀석이 내게 인생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것 같다. 대단한 건 아니겠지만 말이다.
비로소 ‘나’라는 인간을 ‘나’ 혼자서 견딜 수 있게 된 거다.
- 3부 <누군가 누군가에게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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