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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마음](/img_thumb2/979119335769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93357699
· 쪽수 : 328쪽
· 출판일 : 2025-07-04
책 소개
목차
상. 선생님과 나
중. 부모님과 나
하. 선생님과 유서
역자 후기: 고요한 바다 아래, 슬픈 그림자
책속에서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 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 그러면서도 자신의 품속에 들어오는 것을 두 팔 벌려 껴안을 수 없는 사람, ……이것이 선생님이었다.
_ ‘상. 선생님과 나’에서
“사랑을 해봤나요?”
나는 없다고 대답했다.
“사랑을 해보고 싶진 않아요?”
“예.”
“그쪽, 방금 저 남녀를 보고 냉소했지요. 그 냉소 속에는 그쪽이 사랑을 갈망하면서도 상대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불쾌감이 섞여 있었을 겁니다.”
“그렇게 들렸나요?”
“그렇게 들렸어요. 사랑의 충만함을 맛본 사람은 좀더 따스한 목소리를 내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하지만 사랑은 죄악입니다. 알고 있나요?”
나는 흠칫 놀랐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_ ‘상. 선생님과 나’에서
“그쪽은 뭔가 채워지지 않아서 내게 온 거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건 사랑과 다릅니다.”
“사랑으로 향하는 단계지요. 이성을 품에 안기 전에 먼저 동성인 내게 온 거예요.”
“저는 그 두 가지가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같아요. 난 남자라서 그쪽에게 충만감을 줄 수 없어요. 게다가 어떤 특별한 사정 때문에 더욱더 그쪽에게 충만감을 줄 수 없습니다. 난 사실 안타까워요. 그쪽이 나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간대도 어쩔 수 없겠지요. 나는 오히려 그러길 바랍니다. 하지만…….”
나는 묘하게 슬퍼졌다.
“제가 선생님을 떠날 거라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지만, 아직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습니다.”
선생님은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조심해야 해요. 사랑은 죄악이니까. 나한테서는 충만함을 얻지 못하는 대신 위험도 없지만……. 검고 긴 머리카락에 꽁꽁 묶였을 때의 심정을 압니까?”
_ ‘상. 선생님과 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