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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93591338
· 쪽수 : 352쪽
· 출판일 : 2025-04-04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온 세계에서 경합하는 몸들의 목소리
1부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
가슴_수치심과 저항 사이에 선 신체
엉덩이_시선의 제물이 되는 시대
각선미_매끈하고 곧고 우월한 서양식 다리 만들기
발_‘인간의 바닥’으로 산다는 것
머리카락_한 올에는 자본이, 다른 한 올에는 권력이
섹스와 출산_나의 자궁은 나의 것인가
2부 상처 입은 스토리텔러
얼굴_일상적인 자기 점검의 장
성형_신분 상승과 권력 획득을 한 방에
살집_거울 앞에서 당당한 나
털_밀어버릴 것인가, 남겨놓을 것인가
거식증_여성을 굶기는 사회
포르노와 성폭력_가부장제 욕망의 최신 버전
3부 주저하는 몸, 증언하는 몸
피부_매끄러우면서도 하얀 세계
타투_피부에 새기는 나만의 인생 이야기
냄새와 체취_계급을 가로지르는 냄새의 지리학
손_너와 나의 연결고리
혀_혀에는 뼈가 없지만 뼈를 부서뜨릴 수 있다
4부 받아들이거나, 내뱉거나
땀_희생의 상징이자 불쾌감의 원인
이빨_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입맛과 허기_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면
숨과 호흡_공기마저 자본이 되는 세상
눈물_눈물 맛, 인생의 맛
항문_인류의 시작과 끝
5부 소멸하는 신체와 그 이후의 세계
살점_인간의 몸과 정육점 고기는 무엇이 다른가
목_목이 잘려도 목소리는 멈출 수 없다
단식_죽음을 각오하거나 죽음에 맞서거나
몸의 상실과 변형_애도할 가치를 묻다
죽음과 부활_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
[주석]
[도판 출처]
[찾아보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봉긋한 가슴과 그에 못지않게 탄력 있는 엉덩이, 그리고 그 사이를 잇는 잘록한 허리. ‘이상적인 여체’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이 신체 부분 형상은 근대 이후 식민주의가 확립한, 이성애자 남성을 즐겁게 하는 섹스와 가부장제 사회를 유지하는 생식의 상징이다. 지금은 남자들의 엉덩이도 시선의 제물이 되는 시대다. 엉덩이를 볼록하게 만들어주는 속옷인 ‘엉뽕’은 남성용도 함께 팔려 나간다.
_<엉덩이: 시선의 제물이 되는 시대>
머리카락은 개인의 몸을 통제하고 권력을 내면화시켜 순종적인 신체를 만드는 규율 권력이 작동하는 곳이다. 감옥에 수감된 수용자는 규율에 따라 헤어스타일을 유지해야 한다. 군인은 대체로 짧은 머리를 유지하는데 2021년 12월 국가인권위원회는 간부와 병사의 두발 규정이 다른 것은 차별이라며 제도를 개선하라는 결정문을 내놨다. 청년과 학생들의 머리 또한 오랫동안 통제의 대상이었다. 1970년대 남성 장발 단속이 이뤄지던 시절 장발은 저항을 상징했다. 전두환 정권은 1982년 학생 두발 자율화를 시행했지만, 2000년대 다시금 고교생들의 두발 규제가 시행되면서 반대 운동이 극에 달한다. 그 뒤에도 정치적 기울기에 따라 고교생들의 두발 단속과 자율화 조치가 번갈아 오갔고 머리카락의 길이와 색깔을 허용하는 기준도 달라졌다.
_<머리카락: 한 올에는 자본이, 다른 한 올에는 권력이>
임소연은 애초부터 인간이 자기 몸의 기능적인 면만을 추구할 수 없는 존재라고 설명한다. 나는 이 점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더 예뻐져서 사랑받고 인정받으려는 욕망은 너무나 끈질기고 집요해서 웬만해선 초월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성형 수술이 애초에 파괴된 얼굴과 몸을 고치려는 치료 목적에서 시작했지만 오늘날 가장 대중적인 ‘트랜스휴먼 기술’로 변화한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세월의 무게로 늘어지는 살, 중력으로 처지는 몸의 한계를 거스르려는 인간의 바람도 끝없지만 나아가 더욱 아름답고 싶은 욕망의 구조가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 어쩌면 핵심일 것이다.
_<성형: 신분 상승과 권력 획득을 한 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