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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사 일반
· ISBN : 9791193598030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4-11-11
책 소개
목차
강의를 시작하며
1. 청동기 시대 권력자는 거울로 무엇을 했을까?
— 역대급 초정밀기술 〈청동 잔무늬 거울〉
2. 백제의 와박사는 일본 건축의 흐름을 어떻게 바꿨을까?
— 한 폭의 산수화처럼 〈산수무늬 벽돌〉
3. 개방적인 백제 사회는 어떤 아름다움을 낳았을까?
— 서른아홉 마리 동물과 신선처럼 노닐고 싶다면 〈백제금동대향로〉
4. 건물일까, 탑일까?
— 석조예술의 극치 〈다보탑〉
5. 청자는 왜 파란색이 아니라 초록색일까?
— 천하제일 비색 청자 〈청자 죽순모양 주전자〉
6. 산수화도 뛰어났던 사임당이 왜 지금은 초충도로만 주목받을까?
— 조선 회화를 풍요롭게 만든 소자연의 세계 〈초충도 병풍〉
7. 조선 다완은 왜 한국 박물관에서 보기 힘들까?
— 바다를 건너간 망향가 〈한글묵서 다완〉
8. 분청사기는 청자일까, 백자일까?
— 밤하늘의 별을 담은 듯 〈분청사기 인화문 자라병〉
9. 조선 시대에는 왜 백자가 사랑받았을까?
— ‘넥타이 병’ 〈백자 철화 끈무늬 병〉
10. “남산 위의 저 소나무”는 언제부터 있었을까?
— 광화문대로가 보이는 정선의 진경산수화 〈장안연우〉
강의를 마치며
그림 작가의 말
한자 용어 설명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Q: 한반도에 청동기 시대가 없었다는 오해를 받았다니 안타까운 일이네요. 그러면 언제 확실한 증거가 나왔나요?
A: 1971년 여름, 전라남도 화순군 대곡리 마을의 한 농가에서 청동거울이 발견되었을 때였죠. 집주인이 배수로 작업을 하다가 유물을 발견했지만, 귀중한 물건인지 모르고 엿장수에게 넘기고 맙니다. 하지만 눈썰미 좋은 엿장수의 신고 덕분에 청동거울을 포함해 세형동검, 청동 팔주령 등 청동 유물 11점이 ‘화순 대곡리 청동기 일괄’이라는 이름으로 국보 제143호로 지정되었죠. 사라질 뻔했던 청동기 유물이 결국 살아남은 거예요. 이 사건으로 청동거울이 발견된 장소를 특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들 유물은 목관의 머리 부근에서 마치 한 세트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었대요. 그리고 발견 장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고인돌 무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에 많은 사람이 살았으며 청동거울의 주인은 그들을 지배하던 권력자일 거라고 추측됩니다.
Q: 박사라고 하니 오늘날 뛰어난 학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박사 학위가 떠오르네요.
A: 그 ‘박사’와 한자가 같아요. 와박사란 기와와 벽돌을 만드는 사람 중 기술이 뛰어난 사람에게 붙인 호칭인데 관직도 함께 줬지요. 와박사는 여러 명의 도공과 와공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박사 제도는 백제 4세기 근초고왕 시대(346~375년)부터 운영되었어요. 경전에 통달한 사람을 의미하는 오경박사五經博士 외에도 의술에 뛰어난 사람을 의박사醫博士, 천체의 운행 원리에 뛰어난 사람을 역박사歷博士라고 했지요. 당시 백제 사회가 학문과 기술 등 전문가를 대우해 주는 문화였음을 알 수 있어요.
Q: 금동대향로의 산봉우리 사이사이엔 〈산수무늬 벽돌〉의 도인보다 훨씬 다양한 주인공들이 있네요. 뭔가 숨은 이야깃거리가 많을 거 같아요.
A: 주인공이라는 표현이 재미있네요. 맞아요. 그들이 펼치는 ‘종합 이야기 상자’라고 할까요? 향로에 조각된 다양한 형태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죠. 뚜껑 꼭대기에는 한 마리의 봉황이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듯 날개를 활짝 펴고 있습니다. 뚜껑에는 신선이 사는 일흔네 개의 산봉우리가 첩첩산중으로 솟아 있고, 말을 타고 사냥하거나 악기를 켜는 열여섯 명의 악사뿐만 아니라 호랑이, 사자, 원숭이, 멧돼지, 코끼리, 너구리, 낙타 등 무려 동물 서른아홉 마리가 조각되어 있지요. 그 사이사이로 폭포와 나무, 불꽃무늬와 귀면상 등이 새겨져 있어요.